튜블러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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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서양의 타악기. 여러 음정을 가진 둥근 금속관을 쳐서 소리내기 때문에 '이디오폰(체명악기)' 으로 분류하고, 음정이 있기 때문에 유율 타악기로도 분류할 수 있다. 프랑스어권과 이탈리아어권 국가에서는 각각 약어로 카리용, 캄파네로 부르기도 하고, 영어권 국가에서는 차임(chime)이라고도 한다.
2. 상세
교회의 종소리를 모방해 만든 악기인데, 다만 진짜 종의 경우 일정한 음정이 있건 없건 부피가 너무 큰 탓에 다른 건반형 유율 타악기들의 메커니즘을 적용해 개량한 물건이다. 낮은 음정부터 높은 음정 순서로 긴 것부터 짧은 것까지 여러 길이의 원통형 금속관이 피아노 건반의 형태로 배열되어 있는데, 팬파이프 모양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1]
연주할 때는 보통 양손에 플라스틱, 또는 나무로 된 머리가 달린 말렛을 잡고 관의 맨 윗동을 쳐서 소리를 낸다. 윗동은 뚫려있지 않고 막혀있기 때문에, 가장 윗쪽을 쳐야 그 진동이 뚫린 아래로 타고 내려가면서 명확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악기의 높이는 약 180cm 가량인데, 키가 작은 타악기 주자의 경우 연주에 다소 애로사항이 꽃필 수 있다.
그리고 페달도 달려 있는데, 피아노의 소스테누토(서스테인) 페달과 비슷하나 조금 다르다. 소스테누토 페달은 치는 도중에 밟고 있으면 손을 때어도 소리의 울림이 계속 진행되지만 튜블러 벨의 페달은 페달을 밟지 않은 체로 연주하면 소리 자체가 먹힌다. 사진속 오른쪽에 버튼은 튜블러 벨의 페달이 눌린 체로 고정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음역은 대략 3옥타브 다(C, 도)에서 4옥타브 사(G, 솔)까지의 1.8옥타브 짜리 사이즈인 제품이 있는가 하면 2옥타브 바(F, 파)부터 2옥타브 위인, 4옥타브 사(G, 솔)까지의 2옥타브 짜리 사이즈인 제품도 있다. 대게의 유율 타악기들이 그러하듯, 음역대에 따라 사이즈별로 제품들이 나뉘어져있다.
전용 말렛이 굵은 망치인 탓에, 다른 건반형 유율 타악기보다는 민첩성이 상당히 뒤떨어진다. 주로 중간 정도의 속도에서 각 음을 단타로 치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음악에서는 채의 재질을 바꾸거나 치는 타점을 달리 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주로 관현악이나 취주악 등의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간혹 대중음악 쪽에서도 이 악기를 악세사리 격으로 도입해 효과를 올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마이크 올드필드의 걸작 앨범인 '튜블러 벨즈' 는 타이틀에서부터 대놓고 이 악기를 썼음을 강조하고 있고,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음악들에서도 꽤 많이 쓰고 있다.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같이 진짜 종을 써야 되는데 못 구했을 경우에도 대체 악기로 이용되고, 엑토르 베를리오즈도 환상교향곡 5악장에서 장례식의 타종을 묘사하기 위해 이 악기를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관현악 타악기계의 가격 3대장 중 하나다. 나머지 둘은 팀파니와 마림바.[2] 튜블러 벨의 가격이 궁금하다면 대략 짐작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벨 하나당 40만원을 더하는 것이다.[3]
이런 탓에 대중음악에서 이 악기가 쓰인다고 하면 가상악기로 구현되었을 확률이 크다. 실제로 GM 규격에 속해 있는 악기이기도 하다.
3. 크고 아름다운 카리용
대전광역시 대전과학기술대학교(구 혜천대학교) 혜천타워에 있는 것으로 최소 5kg짜리~최대10톤짜리 종 78개로[4] 이루어져 있다. 이는 대한민국에 세계최대의 카리용이며, 2004년 5월에 기네스 기록에 등재되어있다.[5] 카리용을 연주하면 연주음이 반경 3km까지 퍼진다고 한다. 이 카리용은 같은 대학교에서 음대 교수로 재직중인 오민진 교수가 연주하는데, 당시 카리용을 연주할 수 있는 인원이 없어 본인이 직접 유학을 해 가며 독학으로 연주법을 배웠다고 한다.
대전광역시 한국과학기술원 오리연못에도 있다.
4. 연주 장면
마이크 올드필드 - Far above the Clouds. 튜블러 벨을 락 음악에 결합시킨 연주 장면. (4분 40초부터)
[1] 관의 굵기가 아닌 길이로 음정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각 관의 직경은 모두 동일하다. 대략 3~3.8cm 정도이다.[2] 아이러니하게도 이 나머지 두 악기가 관현악부 타악기학과에 지원하기 위해 실기시험장에서 연주해야 하는 악기다. 물론, 두 악기는 시험장에 준비되어 있지만 연습을 위해서라면 학교나 개인이 소유중인 것을 빌리거나, 사야만 한다.[3] 이 문서 상단의 사진속 튜블러 벨은 1.8옥타브 짜리 제품이므로 벨의 갯수는 20개. 벨 하나당 40만원 이라는 공식으로 계산하면, 400,000×20 이므로, 위의 악기는 약 800만원이 된다. 스텐드까지 더하면 850만원 정도. 실제로 사진속의 제품은 야마하의 CH500이라는 제품으로, 한국에서 910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제품을 구할 수 있다.[4] 총 무게가 50톤이다.[5] 등재 당시 학교명이 변경되기 전이라 Hyechon College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