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카벙클

 

'''The Adventure Of The Blue Carbuncle'''
1. 개요
2. 등장 인물
3. 스포일러
4. 기타 이야깃거리


1. 개요


셜록 홈즈의 모험 수록작. 크리스마스 이틀 후 베이커 가에 들른 왓슨은 못 보던 모자가 걸려 있는 것을 본다. 홈즈가 말하길, 이 모자는 수위 피터슨이 전해 준 것으로 크리스마스 새벽 4시경 집으로 돌아가던 피터슨이 우연히 거위를 든 남자와 불량배들이 싸우는 것을 목격, 도와주려고 달려갔으나 거위를 든 남자와 불량배 양 측 모두 피터슨이 경찰(수위복이 경찰복과 비슷하다고)인 것으로 착각해 달아나 버리고 남자의 모자와 거위만이 남았다고 한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피터슨은 거위와 모자를 원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홈즈에게 찾아온 것. 홈즈는 거위는 피터슨에게 먹으라며 주고 모자를 꼼꼼히 살피며 주인이 어떤 사람일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홈즈와 왓슨이 한창 모자를 가지고 추리를 하던 중에 피터슨이 황급하게 들어온다. 거위가 놔두다간 상할 거 같아서 아내가 거위를 요리하던 중에 모이 주머니에서 푸른 보석이 나온 것. 홈즈는 단번의 보석의 정체를 알아본다. 그 보석은 다름아닌 닷새 전 코스모폴리스 호텔에서 도난당한 모르카 백작부인의 푸른 카벙클이었는데...

2. 등장 인물


  • 피터슨
수위. 정직한 성격의 소유자다. 길거리 싸움을 저지하려다 우연히 손에 넣은 거위와 낡은 모자의 처리를 두고 고민하다 홈즈에게 온다. 그 뒤 홈즈에게서 거위를 받아 요리하다가 푸른 카벙클을 발견한다.
  • 존 호너
배관공. 코스모폴리스 호텔의 모르카 백작부인이 머물던 방의 수도관을 수리하다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체포된 상태이다. 예전에 알아주던 금고털이였기에 1순위 용의자였다. 하지만 재판에서 억울하다고 절규하며 흥분하다 기절했다. 신문 기자들이 배관공 동료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니 호너는 이제 깨끗하게 살겠다고 다짐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당연히 자기가 범인 1순위로 의심받을 짓을 왜 하느냐고 의아해했다.
  • 헨리 베이커
과거에는 제법 잘 살아서 입는 옷이나 모자도 꽤 비싼 제품을 하고 다니지만 실직 상태에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 아내랑 말다툼을 벌이며 가정적으로 냉전 상태. 그래도 아내랑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하여 거위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3. 스포일러



홈즈는 모자를 조사해 알아낸 정보와 거위 다리에 묶여있던 카드를 보고 "거위와 모자를 습득했으니 헨리 베이커 씨는 베이커 가 221B번지로 와서 찾아가시기 바람"이라고 신문에 광고를 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헨리 베이커는 홈즈가 추리한 그대로의 사람이었으나 범인은 아니었다. 홈즈는 그로부터 술집 알파의 주인이 만든 거위 클럽에서 거위를 산 걸[1] 알아낸 뒤 거위는 계속 놔뒀다간 상할 것 같아 먹어버렸다고 말하곤 대신 새 거위를 사준다. 베이커는 "거위를 먹었다고요!" 라고 놀라지만 새 거위를 사 준비했다는 말에 "아 그럼, 문제없습니다"라고 미소를 보여준다. 홈즈가 "모이 주머니라든지 그런 건 남았는데 가져갈래요?" 라고 하지만 "홈즈씨도 농담도 아니고 그런 게 뭐에 쓸모가 있다고요?" 라며 새 거위를 가지고 인사하며 나간다. 즉, 베이커는 카벙클과 무관한 사람이었다.
베이커로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탐문 조사를 시작한 홈즈는 얼마 지나지 않아 브레킨리지 상점에서 달걀과 가금류를 취급하는 오크숏 부인이 거위를 팔았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 상점을 찾아간 홈즈가 거위를 어디서 팔고 사는지 물어보려고 하자 가게 주인은 버럭거리며 대체 누구기에 이러냐고 화를 낸다. 홈즈가 '아니 거위 값이라든지 그런 거 질문하는데도 이렇게 화낼 거 있냐'고 하자 "세상에 거위가 우리 가게에만 파는지 알겠소!"라며 답하길, 누군가가 종일 거위 행방을 질문하여 미치겠다고 한다. 그때 그 이야기했던 남자가 브래킨리지 상점에서 또 거위의 행방을 묻다가 쫓겨나고, 홈즈는 그 남자를 자신의 하숙집으로 데려온다.
그 남자의 이름은 '''제임스 라이더'''로 코스모폴리스 호텔의 사무장이었다. 홈즈가 그에게 푸른 카벙클을 보여주자 제임스 라이더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며 진상을 고백한다. 그는 푸른 카벙클 이야기를 듣고는 일부러 백작 부인의 방의 수도를 고장내고 보석을 훔쳐낸 뒤 수리하러 온 배관공 호너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것. 보석을 훔친 뒤 제임스 라이더는 거위를 키우는 누나에게 가서 몰래 거위 중 한 마리에게 보석을 먹인다. 누나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거위를 한 마리 주겠다고 한 것을 이용한 것인데 크리스마스가 되자 제임스 라이더는 약속대로 누나에게 거위 한 마리를 받아가지만 그 거위는 카벙클을 먹인 거위와 우연히도 매우 비슷하게 생긴 다른 거위였다. 라이더는 다시 누나에게 찾아갔지만 카벙클이 든 거위는 이미 팔려간 뒤였고 그 후로 그 거위가 팔려간 브레킨리지에게 거위의 행방을 계속 묻지만 줄창 퇴짜만 맞다가 그만 홈즈에게 걸려버린 것. 제임스 라이더는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하고, 홈즈는 그를 그냥 보내 준다.[2] 호너는 무사히 풀려났다.

4. 기타 이야깃거리


  •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만으로 홈즈가 범죄자를 그냥 보내주는 독특한 에피소드. 결과적으로 딱히 큰 피해는 없었고 본인도 눈물을 흘리며 깊게 반성한 점을 감안한 듯 하다.[3] 홈즈 曰 "이제 저 사람은 두 번 다시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걸세." 초반부에서 홈즈와 왓슨의 대화 중 '최근 기록한 사건들 중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었던 사건이 이나 있었다'라는 내용이 이 사건도 그런 결말로 갈 것이라는 걸 암시하고 있다. 원전 중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기간에 일어난 사건이다.
  • 어찌보면 평범한 단편이지만 모자 하나만으로 소유자의 정보를 거의 완벽히 추리해내는 홈즈의 추리력, 내기를 걸어 자연스럽게 상대에게서 정보를 알아내는 능청스러움이 상당히 인상깊다.
  • 얼룩 띠의 비밀 못지않게 오류가 많은 에피소드다. 대표적으로는 모자를 조사하는 도중에 나온 "모자 사이즈가 크니까 머리도 클 테고, 그러면 머리가 좋겠군." 당연한 애기지만 머리가 크다고 지능이 높지는 않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두개골 모양으로 성격이나 지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본 골상학이 유행했고, 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시대의 한계로 이해해 줄 수 있다.[4][5] 하지만 뒤이은 오류는 어떻게 수습이 불가능하다. 보석은 거위의 모이 주머니에서 발견되었는데, 거위에겐 모이 주머니가 없다. 이건 얼룩 띠의 비밀에서 뱀에게 우유 먹이던 것 만큼이나 한심한 고증 오류다. 결정적으로 "푸른 카벙클"이라는 단어 자체도 오류인데, 카벙클(Carbuncle)은 붉은색을 띄는 보석을 둥글게 연마한 것을 뜻한다. 즉 푸른 카벙클이라는 말은 '푸른 붉은 둥근 보석'이니 말이 안 되는 물건인 것. 작중에서는 파랗다는 점만 빼곤 어떻게 봐도 카벙클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엄청나게 희귀한 보석이라고 언급되는데, 여기다 홈즈가 카벙클을 탄소 결정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코난 도일이 카벙클을 본래의 의미가 아니라 '탄소로 이루어지고 보통 붉은색을 띠지만 푸른색 개체가 희귀하게 나오는 특정한 보석' 정도로 생각하고 본작을 쓴 듯하다.
참고로 일본어 번역 제목은 가장 유명한 것이 <푸른 홍옥(紅玉)>. 카벙클이 딱히 특정 보석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기에 역자에 따라 푸른 가넷이나 푸른 석류석이라고 번역된다.[6]
  • 그래서 수위 피터슨이 1,000파운드의 보상금을 받았는지는 결국 알 수 없다. 그라나다 판에서는 홈즈가 '개인 박물관'에 보관하겠다며 서랍에 넣고 잠가 버리는데, 약속한 대로 보상금을 주려면 홈즈가 개인적으로 지불했을 듯하다. 작중 보상금은 보석의 실제 가치의 1/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 1980년대에 나온 셔얼록 호움즈(진짜 이름이 이렇게 나왔다!) -전집이라고 나왔으나 미완성 중역판인- 계림문고판에서는 멋대로 추가한 부분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 전집이 단편을 무리하게 1권으로 내다보니 이렇게 덧붙여지는 부분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마지막에 모르카 백작 부인이 이 보석을 찾으러 오는데 거만한 귀족 부인으로서 모습이 드러난다. 어찌어찌 거만하게 굴어도 신문에 냈던 대로 보석을 찾아오게 하면 준다던 약속한 돈 1000파운드를 내준다. 그녀가 나가자 홈즈는 웃으며 나는 이 돈 필요없으니 피터슨과 베이커 씨에게 절반씩 주도록 하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피터슨, 베이커 두 사람 덕분에 사건을 알게 되었고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1] 술집 단골을 대상으로 한 크리스마스용 거위 준비 계모임으로 보면 된다. 푼돈이라도 조금씩 맡겨두어 그걸 모아서 계산했다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거위를 1마리씩 주는 모임. 실직 상태로 경제적으로 어렵고 아내랑 말다툼을 벌이던 베이커는 그래도 크리스마스에 아내랑 거위고기 파티라도 벌이자고 하여 푼돈이라도 꾸준히 내줬다. 거위값에 약간 모자라도 단골 특별 혜택으로 술집 주인이 약간 보태서(그리고 거위 농장에서 한번에 여러 마리를 사면서 조금씩은 싸게 사는 것도 있고.) 내주는 방식. 원작에서는 거위값에 모자라더라도 술집 주인이 더 보태준다는 언급은 없다.[2] 홈즈가 차갑게 "네놈이 한 짓으로 억울한 존 호너가 피해를 입었다는 거 모르나? 그는 죗값을 다 받고 착실하게 살려고 하는데 너 때문에 억울하게 또 수감되었다"고 말하자 라이더는 애원하며 모든 걸 털어놓겠다고 했지만 그래놓고 해외로 달아나겠다고 좀 뻔뻔한 말이나 한다. 그럼에도 홈즈가 그냥 보내준다.[3] 홈즈는 라이더가 큰 죄를 지을 위인이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여기서 경찰에게 넘겨 감옥에 가게되면 견디지 못하고 인생이 삐뚤어지거나 망가질 인물로 보고 더 이상 죄를 묻지않는게 더 나을 것이라 했다.[4] 장편 <바스커빌 가의 개>나 <마지막 사건>에서도 골상학이 언급되는 수준이 아니라 모리어티 교수가 홈즈를 보고 처음으로 내뱉는 대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전두엽이 덜 발달하셨군"이다.[5] 피터 쿠싱이 연기한 TV 시리즈판에선 이 오류를 왓슨이 지적하는데, 그러자 홈즈가 그 점은 인정하고 다른 증거도 얘기해준다.[6] 참고로 푸른 홍옥, 즉 푸른 루비는 실제로 존재한다. 푸른 가넷(석류석)도 존재하긴 하는데 흔히 blue 하면 떠올리는 색감보다는 청록색 계통에 좀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