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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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鵝 / goose(복수형 gees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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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거위. 원 야생종은 회색 기러기
기러기목 오리과 거위아과의 조류. 옛사람들이 개리(''Anser cygnoides'')와 회색기러기(''Anser anser'')를 잡아다 길러내 식용으로 개량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조류 품종개량 사례다.
2. 특징
몸집은 오리보다 월등히 크다. 오리가 대형종에 속해도 거위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고니보다는 확연히 작다.
배타성이 강해 주인을 잘 따르고 밤에 자다가도 낯선 사람이 오는 기척이 느껴지면 깨서 울거나 날개를 활짝 펴고 다가가서 위협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과거 유럽 등지에서 번견 대용으로 거위를 자주 길렀다. 이 때문에 과거 로마군 기록이나 그림 동화 등을 보면 거위 사육 장면도 흔히 나온다.
수명은 40~50년. 면역력이 매우 강해서 웬만한 강한 질병에도 전혀 걸리지 않는다. 딱 하나, '''조류 인플루엔자만 빼고.''' 그래서 프랑스, 독일, 폴란드, 러시아에서 식용 가금류로 많이 키웠다.
거위는 헤엄은 잘 치지만 아주 잘 오래 나는 편은 아니다. 어릴 때는 잠깐 나는 시늉을 하고 급하면 몸을 물에서 띄울 수는 있지만 그건 긴 점프지 비행이라고 볼 수는 없다. 성장해서 몸이 커지면 어림도 없다. 날아다니는 거위는 캐나다구스라는 야생 대형 기러기이다.
가금류들은 곡물을 먹는다는 편견 때문에 초식동물로 오해를 많이 하지만 실제로는 벌레도 많이 잡아먹고, 개구리같은 작은 동물들도 잡아먹으며 풀도 많이 뜯어먹는 잡식성 동물이듯이 거위 역시도 다른 기러기 사촌들처럼 잡식성 동물이다.
3.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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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으로 나갈 시 거위가 공격하니 다른 문을 사용하시오[2]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습성 덕분에 번견 대신 집을 지키는 목적으로 키우기도 한다. 거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 전부터 집을 지키는 동물로 쓰였다. 로마군에서도 경비용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기원전 390년의 알리아 전투에서, 신전에서 키우던 거위들이 갈리아인의 침입을 울음소리로 알려서 기습에 대처할 수 있었다.[3] 국내에서도 집을 지키는 용도로 쓰였다. 화가 김점선이 지은 책 <10cm 예술>에 따르면 개성 지방에서도 개 대신 많이 키웠다고 한다.
지능이 높고 경계심이 강해 웬만한 개 못지않게 집을 지킬 수 있다. 꺼우 꺼우 하는 상상 이상으로 큰 울음소리를 내며 몹시 경계하는데 마치 "움직이면 쏜다" 같은 위협적인 태세다. 시골에 가면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새들이 다 그렇듯 아침이 되면 닭처럼 운다. 근데 그게 안일어나고는 못배기는 소음 수준이다.
실제로 집 지키는 거위와 마주치면 상당히 무섭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겁을 먹고 울음 터뜨리기 딱 좋은 포스를 자랑한다. 게다가 소리로만 위협하는게 아니라 가까이 접근하면 먼저 다가와 공격하는데, 무지하게 고통스럽다. 어지간한 크기의 네발 짐승들도 성질이 더러운 거위와 같이 살면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라고 한다. 새 중에서 거위가 성질 더러운 거로는 알아준다. 물론 검독수리같은 진짜 맹금류들에게는 잡아먹히겠지만, 포스와 공격성은 맹금류 이상이다.
여느 조류와 마찬가지로 새끼 때는 귀엽기 때문에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다. 반려조로 키우면 주인을 알아보며, 목줄을 매달면 산책도 가능한데 '''지나가는 모든 것에 시비를 걸기 때문에'''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할머니 보디가드 거위 4총사 오리들과 함께 기르면 대장 노릇을 하기도 한다고. 실제로 KAIST에서 교내에 있는 연못에서 거위와 오리를 함께 키우는데, 평소에도 같이 다니고 잘 때도 같이 무리를 이루고 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KAIST 교내에는 너구리도 자주 출몰하고 고양이들도 많이 살고 있는데, 아마도 거위들이 오리들을 지켜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건국대학교의 일감호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리처럼 털이 겨울철 의류의 충전재로 널리 쓰인다. 오리의 털보다 잔털이 풍부해서 같은 부피에서 더 가볍고 보온성도 뛰어나서 좀 더 비싸다. 거위 털은 깃대가 달린 깃털도 함께 쓰지만 보온성의 주인공은 Down이라고 부르는 속털이다. 오리털은 덕다운, 거위털은 구즈다운 혹은 구스다운이라고 부르며, 아래쪽을 뜻하는 Down과는 동음이의어다. 이 털은 물에 잠기는 부위에서만 나며, 물에 젖지 않고 부드럽고 매우 가벼운 특성이 있다.
4. 거위고기
거위는 주로 알과 고기, 깃털을 위해 사육된다. 거위를 활용한 요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거위의 간으로 만든 푸아그라이다. 세계 3대 진미로 손꼽히는 식재료이다. 거위의 사육비가 비싸게 드는 만큼 오리를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다만 만드는 방법은 그렇게 까지 좋진 않은데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고.
푸아그라에 가려서 그렇지 거위의 고기도 상당한 별미다. 동서양 구분없이 거위는 고급 식재료로 각광 받았다. 가까운 나라인 중국만 해도 거위 요리 종류가 제법 있을 정도. 중국에서 가금류 고기의 서열이 거위>비둘기>오리>닭 순으로 메겨지는 만큼 거위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거위 요리 중에서 광동 요리인 거위구이가 유명한데 갓 나온 거위구이를 따끈한 밥과 먹으면 일품이라고 한다. 북부 지역도 옛날부터 거위 요리가 유명했으며, 거란족과 여진족 등 북방의 유목민이나 수렵채집인 등도 거위를 사냥해서 잡아먹기도 해서 거위 요리가 발달되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거위를 '게사니'라고 부르는데,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다. 실제, 북한의 고급 식당에는 게사니 구이, 찜 등과 같은 요리가 꼭 메뉴에 올라 있다.
거위 중에서 대형종의 경우 웬만한 대형 칠면조만큼 고기가 나온다. 하지만 가격은 칠면조보다 비싸며 시중에 흔치 않다. 당연하지만 거위의 알도 식용할 수 있다. [4]
5. 여담
- 영어권에서 울음소리를 표현할 때 "Honk"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 캐나다와 미국에서 특히 자주 볼 수 있는 머리가 시꺼멓고 덩치 큰 거위들에 대해서는 캐나다기러기 항목을 참조할 것. 흔히 "캐나다 거위"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가축화된 거위와는 전혀 무관한 종이다.
- 거위의 부리와 혀를 자세히 보면 돌기가 나 있다.
-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가 있다.
- 보석을 삼킨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주인과, 이를 말리는 사람[5] 의 이야기가 있다. 어차피 똥으로 나올텐데 알 낳는 거위를 죽여서 뭐하느냐며 주인을 말려서 해피엔딩. 혹은 보석을 훔친 도둑으로 몰렸는데 거위가 죽임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참고 말하지 않았다가 이튿날 거위가 똥으로 배설한 뒤에 알려주었다고... 어떤 버전에서는 진주로 나온다. 그렇지만 석회질로 만들어진 진주가 위장을 지나가면... 다른 버전으로는 거위가 보석을 삼키자 지나가던 스님이 같은 행위로 살리려 하지만 결국 거위는 죽는 것도 있다. 프렌즈에서 조이가 키우는 오리도 로스의 반지를 먹은 전력이 있으며 귀귀의 허황이 낚시신공의 초창기 때 이 사건을 인용하면서 사용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 중국 동진시대의 명필 왕희지는 거위 매니아였다. 즐겨 먹었다는 뜻이 아니라, 거위를 기르고 우는 소리를 좋아했다. 좋은 거위가 있다면 어디든지 찾아갔을 정도(...) 그래서 일부러 거위를 기르고 왕희지의 글씨와 바꿨다는 사람도 많았다.
어느날 왕희지는 어떤 집에 목청 좋은 거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울음소리를 들으러 그 집에 간다. 거위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왜 거위가 안 울죠?" 라고 물었더니 주인 왈 "명필께서 오셨는데 대접할 게 없어서 거위를 잡아서 요리를 했습니다." 왕희지는 사색이 되었다나.
- 각인 현상을 발견한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연구한 새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는 가축 거위가 아니라 회색기러기(Greylag Goose, Anser anser)를 연구한 것. 서양 거위의 야생 원종이긴 하지만 가축 거위는 아니다.
- 호주의 게임 개발사 House House에서 거위 입장에서 인간들을 괴롭히는(...) 게임인 Untitled Goose Game을 발매했다.
- 2020년 3월초 유튜버들이 개발자 샘 치에트가 만든 "desktop goose" 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킨 채로 영상을 찍어 화제가 되는 중이다. 거위 바이러스, 거위 랜섬웨어 등으로 이름 붙였다. 마우스를 물어가거나 메모장을 꺼내서 말을 걸거나 발자국을 남기거나 사진을 물어오는 등 바탕화면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들어, 유저가 패닉에 빠지는게 다반사. 배틀그라운드 플레이를 할경우 거위 발소리가 사람 발소리와 비슷해서 굉장히 방해가 된다. 이 곳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 꼬마거북 프랭클린에서 히로인 중 하나로 등장한다.
[1] 이 단어는 기러기도 뜻한다. 다만 가금류인 거위와 구분하여 야생종이라는 의미로 wild goose/wild geese라고 표기하기도 한다.[2] 사진 속의 새는 엄밀히 말해 거위가 아니라 캐나다기러기이다. 위에도 언급된 것처럼 기러기도 영어로는 Goose, Geese(복수형)라고 부른다.[3] Geese: the underestimated species[4] 풍미는 계란과 비슷하지만 흰자와 노른자 모두 계란보다 점성이 훨씬 높다. 조리하기 전에는 슬라임마냥 끈적거리는 수준. 완숙으로 삶으면 흰자는 탄력이 높아서 구운 계란과 비슷한 식감이 되며, 노른자는 달걀보다 퍽퍽해서 목이 많이 막힌다.[5] 윤회의 일화로 인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