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
1. 장례법
'''풍장'''('''風葬''')은 시신을 지상에 노출시켜 풍화시키는 장례법이다.
뼈를 수습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는 점에서 세골장과는 다르며, 시신의 소멸을 조류에 맡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장과 다르다. 하지만 '오키나와의 풍장', '티베트의 풍장' 하는 식으로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의 도서지방에서, 마마에 걸려 죽은 아이를 풍장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출처1) 고군산군도의 선유도에는 일종의 세골장인 '초분' 풍습이 비교적 최근까지 있었다고 한다. (#출처2) 기사에서 확인된 마지막 초분 매장 사례는 2000년.
풍장을 하는 이유는 죽은 자의 영혼을 천계나 저승으로 보내기에 좋은 방법이 풍장이라는 믿음, 특정한 시기에 장례를 치르기 위해 땅을 파면 재수가 없다는 믿음, 그 외 살은 더러우므로 살을 묻으면 땅이 더럽혀진다는 믿음(#출처) 때문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오늘날에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위생상의 문제로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형태의 장례로 해석된다. 부패한 시신의 일부가 바람에 날려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사 방법을 매장, 화장, 자연장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자연장을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어딘가에 묻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시신을 지상에 방치하는 풍장은 저기에 없다. 적법한 장례법인지 따지기에 앞서 사체유기죄를 걱정해야 할 판(...)
2. 황동규의 시
시인 황동규의 연작시로 풍장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1982년 '풍장 1'을 월간 <현대문학>에 처음 발표한 뒤 같은 잡지 1995년 7월호에 '풍장 70'을 발표하면서 마무리하기까지 14년이 걸렸다.
'''풍장 1 - 황동규'''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