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흔적

 


血の轍
1. 개요
2. 줄거리
3. 등장인물
4. 해석


1. 개요


"우리는 어머니가 낳으시고, 어머니가 길러주셔 사람이 된다.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된다."

일본의 만화가인, 오시미 슈조의 작품.
스크린톤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펜 하나로 그린 그림들이 이 만화의 특징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2021년 1월 기준으로 10권이 발매되었고, 국내에선 2021년 2월 기준으로 6권이 발매될 예정이다.

2. 줄거리


아들을 과보호하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아들과의 일상물이다.
완벽한 어머니와 이상적인 가정과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는 중학생, 세이치. 그의 어머니가 사촌을 절벽으로 미는 순간, 그의 이상적인 일상은 깨져버리고 만다.

3. 등장인물


  • 세이치(세이)
14살 중학생이자 작품의 주인공. 어느 날, 어머니와 마당에 차갑게 식어있는 고양이의 시체를 발견하는 꿈을 꾸게 된다. 어머니는 그것이 꿈이 아니라 그가 3세 때 겪었던 일이라며 세이가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머니는 곧 왜 고양이가 죽어있었는지 아냐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같은 반 동급생인 짧은 머리의 미소녀, 후키이시를 동경하며 짝사랑하던 그에게 둘도 없는 기회가 생기게 되지만, 착하고 소심한 성격 탓에 사촌인 시게루네가 매주 주말에 놀러 와도 되냐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그 후, 시게루들과 같이 가족 여행을 떠나지만, 눈앞에서 어머니가 시게루를 절벽으로 밀어버리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행복했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거짓 증언이 진짜냐고 묻는 형사에게 진짜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죄책감을 느낀 데다가, 후키이시의 러브레터를 어머니의 강요로 찢어버리면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지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겨버린다. 비록 자신에게 가끔 모질게 굴었던 사촌 시게루이지만, 나름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이상하게도 후키이시만 보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사라지는데, 어쩌면 이 작품에서 중요한 복선일 수도 있다. 후키이시는 어머니가 없고, 아버지한테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묘사가 작중에 나온다. 사람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호감을 느끼고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점, 그리고 후키이시가 어머니와 생김새뿐만이 아니라 세이와 일심동체이고 싶어 한다는 점까지 닮았다는 점을 봐서는 엄청난 복선일 수도... 결국 어머니 쪽으로 넘어가 후키이시를 매몰차게 버리고 어머니를 심리적으로 철저히 따르게 된다.
  • 시즈코
세이치의 어머니이자 어쩌면 이 작품의 진주인공일 수도 있는 핵심 인물이다. 작중 초반엔 아름다운 미모에, 집안일도 잘하고, 아들도 상냥하게 대해주는 완벽한 여성으로 묘사되었으나, 왠지 그 완벽함에서 위화감이 묻어 나온다. 예를 들어서 세이치가 3세 때의 경험을 기억하자 기뻐하면서도, 웃으면서 그에게 왜 고양이가 죽어있었는지 아냐는 질문을 한다든가... 마치 기억하면 안 되는 무언가를 기억하는지 확인하듯이 말이다. 세이치는 시게루에 의해 세이치가 유치원에 다닐 때 그를 매일 유치원에 따라나가서 수업 내내 그의 뒤에서 서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시즈코의 '과보호'와 자신의 아들을 향한 애정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시누이네가 매주 시게루를 데리고 집으로 놀러 오지만,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으며 끼니를 대접한다. 시게루네와 있을 때 그녀가 웃음을 짓지 않고 있는 컷을 찾는 게 힘들 정도. 하지만 포커페이스도 여름 방학 때 시게루네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서 결국 무너져 버리고 만다. 세이치에게 계속 위험한 장난을 치면서, 그런 그로부터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는 자신을 바보 취급 하는 시게루를 절벽에서 밀어버린 것. 아이를 절벽에 민 후, 마치 골칫거리를 없애서 개운하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신이 절벽에서 떨어뜨린 시게루가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아쉽다는 듯이 눈물을 흘린다. 그 후, 그녀가 미친 사람처럼 혼잣말을 하고, 자신의 아들과 키스하는 둥 이상 행동을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시게루를 밀어뜨리기 직전 이성의 끈이 끊긴 듯하며, 동시에 정신이상이 온 것처럼 보인다. 그를 좋아하는 동급생 후키이시의 러브레터를 발견하고선 통곡하며 그에게 러브레터를 찢어버릴 것을 강요하는 것을 보면 세이치에게 아들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는 듯하다. 반면, 자신의 남편의 부탁과 요구를 무시하고, 남편인 그를 '그들' (시누이네)의 일원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남편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물론, 가족은커녕 '적'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세이치를 자신의 분신이라고 여기고 자식 이상으로 사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한편으로 미워하고 있는 듯하다. 세이치가 태어난 후로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물론, 세이치가 집에 없는 틈을 타 한 말이긴 하지만. 대화하던 남편이 거실에서 나가자, 마치 아기를 다루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혼잣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세이치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은 애착보다는 애증에 가까운 듯하다. 시게루가 기억을 되찾음에 따라 시게루를 절벽에서 밀었던 부분을 추궁당하기 시작하고 결국 경찰에 잡혀간다. 작가가 전작에서 여러 번 써먹었던 아시발꿈 전개가 아니라 작중의 묘사들이 실제라면 세이치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감옥에서 지내게 될 듯.
  • 세이치의 아버지
시즈코의 남편. 작중 비중은 낮다. 작중에서 묘사된 부분만 보면 가정에 관심이 적고 약간 가부장적 면모가 있는 점 정도 외엔 평범한 성향의 아버지인데 정신이상의 경지에 다다른 아내와 아들에 의한 최대 피해자. 가족들은 아버지를 공감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내치지만 상황이 다 드러난 후에도 시즈코의 감형을 위해 노력한다.
  • 시게루
세이치의 사촌. 세이치네와 교류가 잦으면서도 세이치와 시즈코를 놀려먹기 좋아했는데, 결국 절벽에서 밀려 뇌에 손상을 입어 기억을 잃는다. 그러나 재활 끝에 기억을 되찾는다.

4. 해석


보고 나서 찝찝한 기분이 든다는 반면, 도대체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하여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는 평들이 존재한다.
시즈코가 자신의 아들에게 위협이 되는 시게루를 절벽에 밀었던 것을 미루어보아, 마당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고양이도 시즈코에게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 시게루를 절벽에서 밀기 훨씬 전부터 이성의 끈이 끊겨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본인 말에 의하면 자신이 혼자가 된 시점이 세이치가 태어난 후부터니, 그때부터 정상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세이치가 자신이 아닌 고양이에게 관심을 보여서 질투심에 살해한 것일 수도 있으며, 혹은 고양이가 세이치를 위협해서 세이치를 보호하는 차원으로 '제거'했을 수도 있다. 시게루를 민 후 웃고 있는 모습과 싸늘하게 죽어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웃고 있는 모습이 겹치는 면을 보아, 아마 후자(세이치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제거'함)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시즈코가 감정을 못 느끼는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짓기는 힘든 게, 세이치의 목을 조른 날 저녁에 시즈코가 세이치가 잠든 사이에 그의 방에 몰래 들어와 흐느끼며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했기 때문. 그의 앞에서 또다시 연기하기 위해서 그랬던 거라면, 세이치가 깨어있을 때를 노렸을 것이다. 그러므로 차라리 시즈코가 이중인격자라고 정의하는 게 더 일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