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리아노 1세
스테파노 3세 사망 후 부제였던 하드리아노 1세가 만장일치로 교황에 선출되었다. 스테파노 3세 치세 말기에 파울루스 아피아르타에 의해 쫓겨나거나 핍박받은 귀족과 성직자를 복권시키는 한편, 파울루스 아피아르타를 통해 롬바르드 왕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롬바르드 왕국의 데시데리우스 왕은 이러한 교황의 유화 제스쳐에 응하는 듯했으나 실상은 교황령을 침공할 준비를 착실히 했다. 결국 774년 기습적으로 데시데리우스는 교황령을 침입하였다. 이에 하드리아노 1세는 프랑크 왕국의 카를루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중세 초기 최강의 명장이자 정복군주였던 카를루스는 순식간에 진격해 롬바르드 왕국의 수도 파비아를 포위했고, 결국 데시데리우스는 항복했다. 카를루스는 데시데리우스를 수도원에 유폐한 후 자신이 롬바르드 왕국의 왕관도 차지했음을 선포했다. 이로써 로마를 오랫동안 위협했던 롬바르드족의 침입은 일단락되었다.[1]
재위 초기에 외부로부터의 직접적인 위험을 제거한 하드리아노 1세는 이후 동로마 제국과 프랑크 왕국의 카를루스와 성화상 공경을 두고 교리적 논쟁을 이어갔다. 동로마 제국이 제2차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대로 성화상 공경 핍박을 중단하자 이 공의회의 결정들은 인정하였다. 하지만 카를루스는 성화상 공경에 비판적인 논문집을 작성하였다. 이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성화상 공경을 주제로 시노드가 개최되었다.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선에서 과도한 성화상 공경은 지양하되 카를루스가 만든, 성화상 공경에 비판적인 논문집의 내용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드리아노 1세는 72세 고령에 교황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롬바르드족의 위협을 제거했고, 성화상 공경 문제를 어느 정도 매듭지었다. 이러한 안정을 바탕으로 여러 성당과 건축물을 세웠고, 잉글랜드의 교회에 대해서도 세력균형을 이루게 하는 정치적 묘수를 두었다. 하드리아노 1세는 23년 간 재위하고 795년 12월 26일 '''95살'''에 사망하였다. 치세 내내 카를루스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카를루스는 하드리아노 1세를 기리기 위해 사망 후 비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가톨릭 교회와 프랑크 왕국의 유대 관계가 상당기간 지속되었다.
[1] 이후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드족 공국들이 반란을 일으켰으나 카를루스에게 곧 진압되었고, 동로마 제국의 지원도 약해져 이탈리아 북부는 프랑크 왕국에 귀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