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가와 타츠오
1. 개요
강제규 감독의 전쟁 영화 마이웨이의 등장인물. 배우는 오다기리 조
2. 작중 행적
일본인 마라토너로 어려서 당시 조선 총독이던 할아버지가 사는 저택에서 살게 되면서 부모와 함께 조선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당시 아버지와 함께 일하며 사는 같은 나이 또래의 김준식과 처음 만나게 되면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마라톤 라이벌로서 성장해 가게 된다. 일단 밑의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는 딱히 김준식과 조선인에 대해 딱히 나쁜 감정은 없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교시절 저택에서 행해졌던 파티에서 벌어진 테러[1]로 인해 타츠오의 할아버지가 사망하게 되고, 이 일로 인해 그는 조선인에 대한 강한 증오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마라토너로서 다시금 조선에 돌아온 타츠오는 마라톤 대회 발표회장에 난입한 한 사람의 주선으로 간만에 김준식과 마라톤 대결을 벌이게 된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거리차를 벌이면서 선전하지만 막판에 온 힘을 쏟아부은 준식에 의해 추월당하여 결국 2위로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주최측에서는 준식을 마크하던 일본인 선수가 넘어진 것이 준식의 반칙행위로 여기고 실격 처리해버리고 얼떨결에 1위가 된다. 그리고 이 결과에 납득하지 못한 준식과 이를 저지하던 일본군들에 의한 폭행, 그리고 이를 보다 못한 조선인 관중들의 난입으로 시상식장은 순식간에 폭동으로 번지고 만다.
이후 허망함을 느낀 타츠오는 자신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2]의 만류를 뿌리치고 일본군에 자원 입대[3], 할힌골 전투가 한창인 몽골에 육군 대좌로서 새로운 사령관으로 부임해 온다.[4] 그리고 이 때 다시금 김준식과 재회하게 된다.
조선인에 의해 할아버지를 잃은 것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심으로 인해 그야말로 뼛속까지 군국주의자가 되어 있던 그는 사사건건 준식을 포함한 조선인 병사들을 괴롭힌다.[5] 그리고 막판에는 자살특공대의 상당수 인원에 조선인 병사들을 집어넣기에 이르고 이는 준식과 그 일행들에게 탈영을 마음먹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소련군 측을 치기 위해 진격하려 하지만 사전에 이 사실을 알았는지 소련군 측에서 선제공격을 해온다.[6][7] 그런데 이 사람, 군사교리를 어떻게 배웠는지, 대규모 적 전차부대가 대놓고 밝은 날에 쳐들어오고있는데도(심지어 산악지형도 아닌 평지였는데도) 전혀 알지 못하거나, 첨병이나 정찰병을 하나도 세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상대가 상대인데다 그가 이끄는 소련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타츠오의 부대원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되고 겁에 질려 도망가는 병사들을 향해 타츠오는 권총을 쏴대며 싸우라고 명한다. 권총탄이 다 떨어지자 몸으로 직접 막으면서 싸우라고 윽박지르는건 덤.[8] 이런 막나가는 행동에 분노한 준식은 이대로는 개죽음이라면서 병사들을 후퇴시키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황군에게 패배란없다고 외치면서 준식에게 자살폭탄을 매달고 자살공격을 시키려하지만 실패하고 살아남으면서 모두 소련군에 포로로 잡혀 시베리아 한복판의 굴라그에 끌려가게 된다.
굴라그에서 일장기를 밟고 지나가라는 소련군의 굴욕적인 명령에 불복한 타츠오는 결국 집단구타를 당해 엄동설한의 추위에 기둥에 매달리는 고초를 겪는다. 그러나 그의 군국주의 성향은 굴라그에 와서도 전혀 고쳐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곳에서도 상관 행세를 하며 조선인 포로들의 머릿꼭대기에 오르려 한다. 결국 참다 못한 준식과 한바탕 싸움이 벌어진다.[9] 승부는 간발의 차로 준식의 승리로 끝나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싸움을 벌인 것은 사실이었던지라 결국 준식과 함께 나란히 기둥에 매달리는 형벌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본측에서 자신들을 구해줄거라 굳게 믿으면서 굴라그에서의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수용소 소장에게서 일본이 포로송환을 거부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이에 거의 자포자기 식으로 있었는데, 자신의 부하인 무카이 소좌[10]가 작업반장으로 있던 종대의 과도한 폭력에 사망하자 이에 화가 치밀어[11] 종대를 공격하고 이를 계기로 조선인 포로들과의 패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결국 조선인 포로들을 포함해 패싸움에 가담한 인원들 전원 총살형에 처해질 위기에 처해지게 되나 때 마침 날아온 독일군이 침공해 왔다는 긴급 전갈을 받은 굴라그 소장은 총살을 기다리던 타츠오와 준식을 비롯한 포로들에게 소련군 군복을 입혀 형벌 부대로서 독소전쟁의 전장에 보낸다.
이 곳에서 독일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대부분의 동료들을 잃게 되고[12] 나머지 부대원들 역시 겁에 질려 도망가다가 같이 따라 온 정치장교가 쏜 권총에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과거 할힌골 전투에서 자신이 했던 짓을 겹쳐보게 되면서 반성하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독일군의 포탄에 맞아 죽을 뻔 하지만 때마침 나타난 준식이 구해준다.[13] 전투가 끝난 뒤 독일군 측에 붙으려는 준식의 뒤를 따라 눈보라 치는 산을 넘어가다가 우연히 전투로 폐허가 된 민가에 도착하게 되지만, 부상이 악화되어 타츠오는 사경을 해매게 되고, 준식은 그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구하려 민가를 뒤지다가 마침 그 근처를 지나던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히게 되고 타츠오 본인도 체포된다.
3년 뒤, 일본군 계급이 인정되지 않았는지 일반병으로 독일군 동방부대에 편입된 그는 프랑스 노르망디에 동방부대의 부대원으로서 배치되어 있던 준식과 다시 만나게 된다. 그 곳에서 준식과 잠시나마 편하게 지내는 듯 싶었으나, 연합군이 노르망디로 진격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마침 근처에 있는 항구 쉘부르에 연합군으로 가는 배편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된 그는 준식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둘은 함께 탈영을 계획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빨랐던 연합군의 공격으로 무산되고, 전투 중의 혼란을 틈타 도주하려 하지만 도주 도중 준식이 그만 연합군의 유산탄 파편에 맞고 만다. 죽어가던 준식은 자신의 군번줄과 타츠오의 군번줄을 교환하면서 연합군에 붙잡히면 너는 일본인이니까 죽이려들지도 모른다며 조선인인척 해서 살아남으라고 하고 그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14]
그리고 1948 런던 올림픽에서 그는 일본인 마라토너 하세가와 타츠오가 아닌 한국인 마라토너 김준식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결론을 내자면 처음엔 지독한 군국주의자에 부하들을 사지로 내모는 비뚤어진 인물이었으나,[15] 김준식의 행동 및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결국 갱생하게 된 입체적인 인물. 어찌보면 영화의 진주인공.
[1] 독립운동 세력이 보낸 소포로 위장된 폭탄이 터졌다. 할아버지가 프렌드 실드를 한 덕에 다른 사람들은 무사했다.[2] 당시 일본을 휩쓸었던 군국주의에 경도되지 않은, 양식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전쟁은 무의미한 것이니 그만두고, 사람들을 구하는 의사가 되라"면서 베를린 유학을 권유했을 정도.[3] 원래 타츠오는 마라토너가 되기 위해 베를린 유학을 거부했지만 그대로 입대한것을 보면 준식에게 패배하고 승부조작으로 우승을 얻은 것이 본인에게도 꽤나 수치스러웠던 듯.[4] 선임 대좌 다카쿠라는 전투에서 패배한 것도 모자라 끝까지 싸우지 않고 퇴각한 책임을 물어 이등병으로 강등함과 동시에 할복을 명받아 자결하게 된다. 다만 전투가 패배한 것은 그렇다쳐도, 일단 패배한만큼 최대한 병력을 보존해 후퇴하는건 지휘관으로서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다. 끝까지 싸우다 죽지 않았다고 자결시킨건 당시 일본군에서 팽배했던 정신력, 근성 강조를 반영한 모습. [5] 준식이 가지고 있던 추억의 마라톤 신발까지 압수하여 태워버리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툭하면 이들을 걸고 넘어진다.[6] 부대에 남아 있는 다른 조선인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준식은 이 소식을 부대로 돌아와 알리지만 너무 늦었다.[7] 이 때 소련군 지휘관은 다름 아닌 '''게오르기 주코프'''다.[8] 이때 도망가려는 일본군 병사 한명을 붙잡고 싸우라고 갈구다가 그 병사에게 죽빵을 맞고 뻗어버린다.(...) [9] 마침 이를 지켜보던 굴라그의 소장은 싸움을 말리기는 커녕 일본놈이랑 조선놈 사이니 당연히 문제가 있을거라며 나이프를 던져주면서 한놈이 죽을때까지 계속하라며 싸움을 부추긴다.[10] 딱히 나쁜 사람이 아니라, 그냥 고향 야마가타에 살아 돌아가서 가업인 목공예 일을 물려받고 싶어하는, 평범한 일본 남자였다.[11] 군인이 된 이후 거의 처음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 부분이다. 노몬한 전투에서 부하들을 소모품 취급한 걸 생각하면...[12] 그 와중에 부하였던 노다는 찌질하게 자기도 살고 싶다면서 타츠오의 총을 빼앗으려다가 독일군의 저격에 끔살당한다.[13] 이 때 준식은 오른쪽 청력을 상실하게 된다. 타츠오는 몰랐지만.[14] 이때 죽어가는 준식에게 하는말은 '''넌 여기서 죽으면 안돼, 같이 달려야지.'''라는데 그가 얼마나 준식을 친구로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15] 그래도 솔선수범 아니냐는 평도 있지만, 영화상으로 묘사되는 그의 '솔선수범'이란 그저 잘못된 전술을 강요하고, 퇴각하는 병사들을 사기 손으로 쏴죽이는 등, '적보다 더 도움이 안되는 아군'의 모습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