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1. 개요
1989년 출범한 현대전자의 TFT-LCD 사업부를 기원으로 하는 회사이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 부문의 핵심기술인 광시야각(FFS) 기술을 장착하고 성장을 거듭하던 중, 반도체 불황 사이클과 김대중 정부의 사업 맞교환 정책에 따라 인수한 LG 반도체 인수대금 15조 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모기업인 하이닉스와 채권단에 의해 팔려나간 여러 계열사(매그나칩, 큐리텔, 칩팩, 하이디스) 중 하나이다.
2. 매각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때문에 앞날이 암울했던 상황이었다. 주축인 메모리 사업부는 미국의 마이크론에 매각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는 사업 매각 MOU까지 체결했고, 당장 이사회 통과만 남겨두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자, 매각을 철회하고 독자 생존을 결정하게 된다. 시중 은행이 연합한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된 것을 빌미로, 부채 비율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방법으로 메모리 부문을 제외한 사업을 차례로 매각할 것을 지시하는데,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하이디스이다.
TFT-LCD 사업은 현대전자 내부에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다. 그 유구한 역사는 98년 LG와의 빅딜에서 시작한다. 현대는 LG와 반도체 통합법인의 경영권 매입 보상차원에서 여러 가지 결정을 내린다. 신사업 데이콤을 포기했고, 여차하면 LCD 부문도 매각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LG는 이를 거부하는데, 현대의 생산 설비가 상대적으로 노후화 되었고, 기술도 특출난 게 없는데다[1] 여기서 특별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현대전자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언제든지 팔아버리겠다는 기세로 외국 업체에 매각을 수소문하는데, 결국 아무도 찾는 곳이 없어서 매각하지 못했다.[2]
현대가 유동성 위기로 산산조각이 나고, 현대전자는 계열분리하여 하이닉스로 간판을 바꿀 시점에서야 본격적으로 사겠다는 회사들이 나타난다. 대만의 폭스콘에서 매각을 제의했다가 번복하고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길 반복하다[3] , 2002년 말, LCD는커녕 일본 기업의 하청을 받아 저급 브라운관이나 생산하던 중국 BOE에 매각된다. BOE는 전산망을 연동시키고 하이디스의 기술자[4] 와 빼돌린 기술 자료 4,000여 건을 바탕으로 BOE의 중국 현지 공장이 완공되자 2006년 하이디스를 부도 처리하고 철수한다. 결국 BOE는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최대 LCD 패널 제조사가 되었고 OLED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08년, 하이디스는 전자책의 액정으로 유명한 대만 영풍그룹(E-ink)에 인수되었고 단순 특허 기업으로 탈바꿈하였다. 그 과정에서 대량의 노동자 해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