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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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플라즈마 절단 장비. 이 장비의 전극으로 하프늄을 사용함으로써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주기율표 4족에 속하는 금속 원소이다. 헝가리의 헤베시 죄르지(Hevesy György)와 네덜란드의 디르크 코스터르(Dirk Coster)가 1923년에 노르웨이산 지르콘을 X선스펙트럼에 의하여 조사하고 모즐리의 법칙에 의한 원자번호 72에 해당하는 원소의 존재를 밝혀 명명하였다. 이름의 유래는 코펜하겐 시의 라틴어 이름 '하프니아(Hafnia)'. 하프(Harp)하고는 관련 없다.
하프늄은 은색의 광택이 있는 금속으로, 연성이 풍부하며 내식성도 뛰어나다. 같은 4족 원소인 지르코늄과 성질이 비슷하기(이온 반지름이 둘 다 0.85Å전후) 때문에 분리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래서 희소원소보다 많이 존재하지만 그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고 하프늄의 발견은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졌다. 1923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보어는 스펙트럼 분석에 의해 란탄족원소는 57번에서 71번으로 끝나고, 72번 원소는 주기율표의 지르코늄의 밑에 온다는 것을 예측했다. 그 예측에 의해 덴마크의 보어 연구소에 소속된 코스터와 헤베시는 지르코늄을 포함한 광물을 분석해 새로운 원소 하프늄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은 방사능 붕괴하지 않고 자연계에 존재하는 안정적 원소로는 최후의 발견이다. 최후에서 두 번째는 레늄. 중간에 프로트악티늄이 발견되었지만 방사성이다.
화학적 성질이 아주 비슷한 하프늄과 지르코늄이지만 하프늄은 전자가 내부에 많이 차 있는데다가, 중성자를 흡수하기 쉬운 데 반해, 지르코늄은 천연금속 중에서 가장 중성자를 흡수하기 어려운 성질을 가진다[1] . 하지만 하프늄의 중성자 흡수율에서 열중성자 흡수율은 지르코늄의 고작 600배, 자원중성자 흡수율의 경우 최대 지르코늄의 5000~50000배까지 올라가지만 이 정도도 중성자 흡수율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따라서 특정 동위원소를 농축하지 않은 천연 하프늄 덩어리는 제어봉으로 쓰이기엔 좋지 않은 소재이다. [2] 따라서 중성자 흡수율이 높은 10B를 농축한 붕화하프늄인 HfB2형태로 사용하거나, 하프늄 동위 원소들 중 중성자 흡수율이 좋은 특히 좋은 177Hf을 농축해서 이용한다. 177Hf는 다른 하프늄 동위체보다 중성자 흡수율이 5배~300배나 좋아 하프늄의 평균 중성자 흡수율을 올린다.[3] 이러한 처리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제어봉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희귀하여 원자력발전소용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일부 핵잠수함 원자로에서의 제어봉으로 쓰인다.
하지만 이런 용도에 두 원소를 쓰기 위해서는 2개의 원소를 철저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아주 비싼 금속이기 때문에 소형급 원자로(25만kW급)[4] 1개에 필요한 50개의 제어봉에는 약 '''800만달러'''라는 비용이 든다.
그 외에 이산화 하프늄은 대표적인 고유전 물질 중 하나로, 인텔이 MOSFET의 고유전율 절연막으로 이산화규소를 대신해 45 nm 공정부터 적용시켰다. 공정이 미세화 되면 절연막이 얇아져야 MOSFET의 축전용량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게 일정수준 이하가 되면 유전막에서 터널링이[5] 일어나는 등 누설전류 문제가 심각해 지기 때문이다.[6] 그렇다고 축전용량을 줄여버리면 드레인 전류가 줄어든다. 따라서 절연막이 어느 정도 두꺼우면서도 높은 축전용량을 가질 수 있는 고유전율 절연막이 필수적이다. 하이닉스에서는 고유전율 절연막으로 성질이 비슷한 이산화 지르코늄 박막을 사용하는 중.
그리고 하프늄은 전자를 잘 방출하기 때문에 플라즈마 커터의 아크 봉 끝에 두어 적은 전력으로 큰 아크를 만들게 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어째선지 국내에선 초강력 폭약 재료쯤으로 알려져 있고, 이른바 '전문가들' 중에서도 믿고 있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이것은 탄탈럼에 양성자를 쪼여 생성되는 하프늄 동위원소(반감기 31년의 핵 이성질체)에 낮은 에너지의 X선을 사용하여 에너지 펌핑(pumping)을 하면 치명적인 감마선 형태로 60배나 많은 에너지를 유도 방출한다는 실험 보고에 따른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1g이 300kg의 TNT에 맞먹는 에너지를 낼 수 있으므로, 이걸 이용해서 강력한 소형 폭탄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설령 이게 실현된다고 해도
요컨대, 하프늄은 무슨 망상 판타지들처럼 이걸 갖고 화약 만들어서 놀 수 있는 그런 물건이 아니다. 하프늄 폭탄을 만든 이유는 핵무기규제나 피해보자는 것인데 핵무기보다 값은 훨씬 비싸고 핵무기보다 내는 에너지도 떨어져서 쓸모가 없다.[7]
하프늄이 핵무기 다음으로 킹왕짱이라는 떡밥에 낚인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그 당시에 국산 양산형 대체역사 밀리터리 소설들 중 상당수가 하프늄 탄두 미사일을 설정에 차용했다.
차용한 작품들 중 대표적인 것은 신제국주의 요소가 담긴 동해의 새벽이 있다.
[1] 그래서 처음에 하프늄은 '''지르코늄에 섞인 불순물'''취급받았다. 지르코늄에 하프늄이 섞이면 중성자 투과율이 떨어져버려서 원자로의 연료봉으로 쓰는 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성질이 너무 비슷해서 분리하기도 엄청 어렵다.[2] 극도로 중성자 흡수율이 낮아 중성자를 거의 흡수하지 않고 통과시키는 지르코늄의 600~50000배의 중성자 흡수율이 좋아도 그 정도 수치도 만족할 만큼 높은 수치는 아니라는 것. [3] 177Hf는 열중성자 흡수율에서 177Hf을 뺀 하프늄 평균 중성자 흡수율의 20배, 자원 중성자 흡수율은 25배나 높다.[4] 핵잠수함용도로는 초대형용[5] 원소가 한 자리 수 개수로 붙어있는 정도의 두께가 되면 전자가 평소에 부도체라고 여기던 물질도 그냥 뚫고 지나가면서 전류가 흐른다.[6] 물론 누설전류의 원인은 이거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다.[7] 뱀발이지만 차라리 핵무기와 맞먹는 위력을 가지려면 생물학 무기를 만드는게 더 나을 것이다. 이 무기 역시 핵무기와 더불어 엄청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