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정살
[image]
돼지고기 중에서 목에서 어깨까지의 부위. 즉 목살. 한자 중에 項(목덜미 항)이란 글자가 있어서 그런지 한자어일 것 같지만, 정확하게 확인된 바는 없다.
고기집이나 정육점에서 말하는 항정살은 목살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목과 어깨가 붙은 부위의, 색상이 밝고 지방이 고루 섞인 부위를 일컫는 경우가 많다. 경계 부분인데 넓고 얇게 분포한 편이라 목살을 사도 들어 있고 어깨살(전지)을 사도 들어 있는 부위. 따로 모아 놓은 것은 조금 비싸게 팔지만, 목살이나 전지에 포함되면 같은 값이 되므로 덩어리 고기를 손질할 때 나오면 따로 덜어 놓았다가 구워 먹으면 싸게 즐길 수 있다.
연한 분홍색 살코기에 하얀 마블링이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이 특징. 차돌박이와 양깃머리를 합친 맛과 비슷하다 하여 돼지 차돌박이라고도 한다. 식객에 언급된 바에 의하면 본래는 국물 내는 재료였지만, 도축업자들이 구워 먹다 고깃집 메뉴까지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제주도 쪽에서는 지금도 무를 함께 넣고 끓인 항정국이라는 것이 있다. 마블링 때문에 '천겹살'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삼겹살보다는 가브리살에 가까운 맛이다. 전체적으로 육질이 쫄깃하고 찰진데, 촘촘한 지방맛이 고기를 질기지 않고 연하게 해주는 덕이다. 씹는 맛이 강하면서도 풍부한 진한 맛을 느끼게 하는 최강의 구이용 부위이며 특히 오래 구우면 나는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대중적인 인기는 삼겹살보다는 못하지만, 마리당 7~8kg은 나오는 삼겹살에 비해 항정살은 마리당 고작 500g~1kg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은 삼겹살보다 다소 비싼 편.[1]
유럽 및 미국에서도 즐겨 먹는 부위로 한국에서 먹는 것처럼 튀기듯이 구워 먹기도 하지만, 염장육 베이컨 용도로 많이 소비된다. 특히 주로 미국 남부에서 핀토 콩, 옥수수 등과 함께 먹는다. 아무래도 항정살로 만든 음식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이탈리아의 베이컨인 구안찰레(Guanciale)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