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1. 개요
2. 역사
3. 인식
4. 현황
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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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肉店 / butcher's shop

1. 개요


돼지, 이나 오리고기를 파는 가게로, 도축업장에서 들여온 고기를 받아서 또 다시 해체한다. 찜용, 볶음용, 구이용, 국용 등 고기의 종류가 꽤나 다양해서, 어떠어떠한 육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다 외움을 넘어서서 몸에 익혀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꽤나 중요한 직업이다. 게다가 꽝꽝 얼어버린 고기를 단칼에 잘라버리는 위험한 도구들을 자유롭게 다뤄야 하기 때문에 꽤나 위험한 직업이기도 하다. 다른 말로는 푸줏간이라고 불리며 일부 정육점들은 XX정육점 대신에 특색있게 XX 푸줏간이란 명칭을 쓰기도 한다. 중부 지방을 제외한 남·북부 지방에서는 '''정육점''' 대신 '''식육점'''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1][2]

2. 역사


본래는 '푸줏간'이라고 불렸으며, 푸줏간은 '푸주'라는 단어에 장소를 뜻하는 접미사인 '~간'이 붙은 표현이다. 곳간, 방앗간, 마구간 등의 단어를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푸주'라는 단어는 '포주(庖廚)'라는 단어가 변한 것으로 포주는 고기를 잡고 요리하는 곳을 일컫는 단어다. 포주에서는 주인이 도축업자로서 짐승을 도축할 뿐만 아니라 도축한 고기를 가공하고 직접 요리해서 파는 음식점의 기능도 겸했다. 즉, 요즘 볼 수 있는 정육식당의 형태가 사실은 원래 정육점이 하던 기능이었다.
백정을 일컫는 또다른 표현으로 '푸주한'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 푸주한이 바로 푸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푸주한은 직접 소나 돼지 같은 짐승을 자기 손으로 잡고 그 고기를 해체하여 파는 일뿐 아니라 그 가죽을 다루어 처분하는 일까지를 모두 다 맡았다. 푸주한(庖廚漢)에서 '''-한(漢)'''은 "왠지 무지막지할 것만 같은, 그다지 엮이고 싶지 않은 사람"을 가리킬 때 주로 쓰이는 한자다. 이 한자를 같이 쓰는 단어로는 거한(巨漢)·치한(痴漢)·괴한(怪漢)·무뢰한(無賴漢)·도한(屠漢; 직업 도살자) 등등이 있는데, 딱 보면 알겠지만 '''사회적으로 매우 천대받는 직업이었다'''. 즉 3D 직종 중 하나였다. 정작 그들이 잡은 그 고기는 귀한 식재료로 취급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이렇듯 푸줏간과 푸주한에 대한 인식이 워낙 좋지 않다보니 사회가 발전하게 되면서 소·돼지 등 짐승을 한정된 장소에서 좀 더 위생적으로 도살하고 그 육체를 해체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도축장이 생기고, 푸줏간은 혐오감이 덜한 정육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푸줏간과 정육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도축의 유무다. 정육점에서는 도축을 하지 않고 각종 육류를 도매로 받아 소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품점 중 하나가 되었다.
참고로, 조선 시대에도 푸줏간은 있었다. 당시 한양성균관 주변에는 반촌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대학가가 형성되었는데, 그곳에 푸줏간이 몰려있었다고 한다. 그외에도 대략 한양에만 2~30개의 푸줏간이 운영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3. 인식


사회가 많이 발전하면서 정육점과 도축업자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21세기가 된 2020년대에도 편견은 아직 잔존해 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노년층 세대일수록 과거 푸주한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어 정육점을 운영하는 사람을 천하게 여기는 성향이 강한 편[3]이고, 젊은 층은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그래도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사례 중 KBS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2013년 11월 11일자 방송분에 출연한 30대의 정육점 사장은 정육점에 대한 편견 때문에 '피 뚝뚝 떨어지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싫다'는 이유로 여성들에게 거절당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아직도 그 고기 썰고 피비린내 나는 일을 하느냐'는 말을 듣는 일은 예사요, 그나마 한동안 교제했던 여성과도 여성 쪽 부모님의 심한 반대로 인해 결국 헤어져야 했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4] 그래도 도축업자에 대한 편견보다는 훨씬 덜한 편. 게다가 대형 육류매장을 소유한 금수저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최근엔 정육업자들도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떨치기 위해 기존의 정육점 스타일을 탈피한 유럽식 표방하는 정육점도 많이 늘어났다. 기존 정육점에 비해 깔끔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며 정육, 양념육 뿐만 아니라 햄, 소세지와 같은 가공육이나 치즈 등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4. 현황


사실 주변에서 보기는 매우 쉽다. 주택가 단지면 꼭 한둘씩 있는게 중소규모 정육점인데다 약간 큰 마트형 슈퍼나 대형마트에도 무조건 한 코너 정도는 차지하고 본다.
식당과 결합한 형태인 '''정육식당'''이라는 바리에이션도 존재한다. 이것도 부산 등 남부지역에서는 식육식당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육고기를 도매가로 들여오는 정육점인 만큼 일반 식당들보다 고기 요리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특등급 위주의 양질의 고급 고기를 사용하여 신선도와 육질이 뛰어난 것이 장점. 대신 일반 식당들보다 분위기나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이 다소 부족해 보이지만, 동급의 고급 고기를 일반 식당에서 먹었다간 '''눈물나는 가격'''을 감수해야 하기에 고기 매니아들에게 정육식당은 그야말로 '''가성비 최고인 식당'''이다. 사실 정육식당이라는게 원래 정육점을 하다가 식당을 추가로 개업한 형태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이것이 손님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먹혀들어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아예 처음부터 이런 컨셉으로 식당을 여는 것이 유행이기도 했다가 구제역 파동으로 요즘은 다시 잠잠해진 상태다. 국내의 대표적인 정육식당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릉역 부근에 위치한 '대치정육식당'은 20년 넘게 건물 한 귀퉁이에 조촐하게 운영되는 '''정육식당의 원조격'''으로 미식가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상당히 유명하다.소개글 또한 원래는 정육점으로 34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안양남부시장의 남부식당도 유명하다.
위의 정육식당과는 반대로 식육점과 초장집이 별개로 있지만 한 장소에 밀집된 경우도 많다. 수암시장이나 아래에 나오는 마장동 시장 등이 유명한 편.
서울 성동구 마장동은 국내 최다수의 정육점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결국 아예 그 자체가 하나의 시장급으로 성장하여서 이른바 '마장동 축산물시장'이라 하여 유명세를 타자, 성동구측에서 장안평 중고차 시장과 함께 지역 명소로 지정해서 어떻게든 띄우려고 열찬 노력을 가하고 있다(……). 물론, 오늘날 까지도 고기 잡는 직업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 아닌지라 내부 사진 촬영은 거의 금지되어 있다고. 성동구측에서 제작하는 홍보물만 봐도 외관 사진이 주를 이루지 사람 사진은 거의 없다. 그래도 2011년 2월 KBS 명받았습니다 출연진들이 당시 구제역 대란으로 침체된 고기소비의 장려를 위해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일일 봉사체험을 하면서 지상파 TV에 제대로 소개된 적은 있다. 시장 상인이 직접 출연하여 고기를 다듬는 발골 작업 시범도 상세히 보여주고, 출연진들은 정육된 고기의 진공 포장 작업과 배달을 도와주고 발고 작업 시범을 보며 정육되지 않은 부위를 살짝 떼서 신선한 생고기로 맛있게 먹기도 한다.해당영상
요세는 아예 온라인 몰 쪽으로도 많이 진출한 상태이다.
한국 정육점 같은 경우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주로 취급하고 그 외에 오리고기 정도가 추가되는 정도다. 외국 같은 경우 다양한 고기가 많은데 양고기,토끼고기,말고기,염소고기 등등 다양한 종류가 많다.

5. 여담


  •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의 성지인 베들레헴아랍어 단어인 '바이트라함'에서 유래된 말로 그 뜻은 고기집 혹은 정육점이다. 예전에 그곳에 고기집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 빨간 조명 때문에 홍등가를 돌려 말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 육수 우려내거나 사골국 끓이는 용의 뼈를 구하려 하는 사람들이 들리면 좋은 곳.[5] 특히 닭뼈육수의 경우 뼈만 골라내는 작업이 일반 가정에선 쉽지 않으므로 정육점에서 닭 구입할 때 부탁하면 발골해서 살이랑 뼈랑 같이 주기도 한다고.[6]
  • 기동전사 건담 SEED의 등장인물 니콜 아말피키라 야마토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뱅크신으로 수없이 많이 재탕되는 바람에 붙은 별명이 '니콜 정육점'(...)이다.
  •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의 작가인 나가츠키 탓페이가 정육점 사장이다.
  • 정육점을 섬기는 돼지(肉屋を支持する豚) - 일본인 작가 고마츠 사야카가 한국에서 개인출판한 책. 악플후기에서 등장하는 단어. 남성혐오 래디컬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남성이라는 용도로 사용했다. 링크 본래는 애니메이션 사업을 탄압하는 우파 진영을 지지하는 넷우익을 비판하는 용어로 원래 사용되었으며, 일본어 신조어 백과사전에는 남존여비를 지지하는 여성을 뜻하는 말로 먼저 쓰였다. 용어 자체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들에게 수혜를 주는 이들을 비판하는 고로 남페미 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모든 이들을 비판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겠다.
  •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정육점이 총기 강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안그래도 고기가 주식인 탓에 돈이 많이 오가고, 거기에 저울 등 정밀기기까지 갖춰놓아 돈 되는 물건들이 많아서 강도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 때문. 거기에 중남미 지역은 유럽, 북미와 마찬가지로 고기가 주식이고, 강도들의 경우 가난한 경우가 많아서 먹을 것이 필요하기에 고기까지 훔쳐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1] 네이티브에 따르면 예전에는 '정육'은 초식만 하여 깨끗하다고 여긴 의 고기만 (牛)精肉(혹은 正肉)으로 불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선비님들을 비롯한 높으신 분들은 이것저것 주는 대로 다 먹는 돼지보다 소를 더 좋아했다나 뭐라나. 요즘은 '돈육'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고기류에 '정육'이 붙는데(ex: 우정육, 계정육, 양정육, etc.) 대충 '체계적·위생적으로 도살하여 믿고 사먹을 수 있는 고기' 정도로 의미가 바뀌었다.[2] 평양에서도 '식육점'이라는 표현이 쓰인다. 2011년 평양에 식육점 기능을 하는 식육식당이 개점했다는 조선일보 기사[3] 과거와 달리 현대의 육가공업은 도축(육류 생산)과 유통이 서로 분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든 세대는 아직도 전근대의 푸줏간만 떠올리고는 '정육점=도축부터 판매까지 다 하는 곳'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4] 단지 정육점을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성의 어머니가 '만날 놈이 없어서 정육점 하는 놈을 만나느냐, 계속 그 놈 만날거면 내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겠다'며 거의 협박에 가까운 언사를 한 데다가, 심지어 그 동안 상대의 부모님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가 용기를 내서 인사를 하러 갔더니 여성의 아버지에게 '''다짜고짜 뺨까지 맞았다'''고 밝혀서 MC들과 방청객들을 경악하게 했다.[5] 보통 고기 뿐만이 아니라 소 사골 같은 걸 함께 팔기도 하기 때문.[6] 보통 시장 정육점에서 이렇게 해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