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재불우
1. 뜻
뛰어난 인재가 환경을 잘못 만난 탓에 재주를 펼 기회가 없다는 뜻의 고사다. 반댓말은 낭중지추.
2. 유래
한나라의 학자인 가의가 쓴 신서(新書)의 내용으로, 자신의 나이가 어리다며 견제한 고관들의 횡포를 하소연하기 위해 적은 내용이다. 그 본인은 다행히 양왕의 태부로 인생역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양왕이 낙마 사고로 급서하자 이를 통곡하다 33세에 요절했다고 한다.
3. 그 외
소위 고시낭인이라든가 자칭 천재 등의 이들이 이렇게 "때를 잘못 만났다"거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실력을 썩힌다"는 식의 항변을 즐겨 하고는 한다.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하겠으나, 자신이 적극적으로 남에게 어필하려 하지 않고 이처럼 남이 자길 알아봐주길 바라는 수동적인 태세가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다. 아니, 어떻게 보면 남에게 자신을 소구시키는 능력 자체도 중요한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사자성어가 아주 적절하게 적용되는 케이스로,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관련된 아래의 일화도 떠돌고 있다. 처세관련서에도 종종 인용되는 내용인데, 각 버전마다 대사와 인물 설정이 약간씩 상이하고 정확한 출처는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가장 대표적으로 유포중인 버전을 약간의 손질을 거쳐 수록한다.
간혹 위의 이야기를 놓고 "개들은 토끼사냥을 시시한 일이라고 판단해서 일부러 명령을 무시한 것이다"라며 마치 '''잘난 사람의 오만'''처럼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얘기는 어딜 보더라도 그냥 토끼 사냥 훈련이 안 되어 있을 뿐이라고 해석하는게 자연스럽다. 즉, 이 사냥개들이 토끼 사냥에도 능한지의 여부는 알 수 없으며, 오히려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에 어쩌면 젬병일 가능성도 높다. 이걸 두고 강자의 오만이라느니 발톱을 감춘 맹수라느니 식으로 끼워맞추기엔 무리가 있다.
아니, 애초에 이 이야기의 교훈은 ''''자신이 갖고 있는 요소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하자''''는 거지, ''''명령을 시시하다고 쌈박하게 씹다 끔살당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야기의 요점을 곡해하지 말자. 보다시피 개들은 이 고사대로 그저 상황을 잘못 만나 실력대로 대우받지 못한 채 '''개죽음'''당한 것 뿐이다.
[1] 버전에 따라서는 이웃나라 왕이라고도 하는 등 제각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