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경제학

 

Welfare economics.
1. 개요
2. 후생경제학의 기본 정리
3. 후생경제학의 역할


1. 개요


후생경제학은 미시경제학적인 테크닉을 사용하여 경제 전체의 후생(well-being)을 평가하는 경제학의 분과학문이다.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사이의 다리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2. 후생경제학의 기본 정리


후생경제학에는 두 가지 기본 정리(The first & second fundamental theorem of welfare economics)가 있다.
첫 번째 정리는, '특정 조건 하에서 경쟁시장은 파레토 최적의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 특정 조건은 세 가지로 구성되며, 매우 약한 측면에 속한다.
  • 완전시장. 거래비용이 매우 낮고, 모든 것에 대해 가격을 매길 수 있어야 한다.[1]
  •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 수용자(price taker)일 것.[2]
  • 국소비포화 상태일 것(local nonsatiation). 이것은 간단히 말하면,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조금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상기 세 조건이 만족되면 파레토 효율성이 만족된다. 이는 아담 스미스보이지 않는 손의 논리적 증명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정리에 따르면, 부를 재분배한 이후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게 놔두는 것을 통해 가능한 모든 파레토 최적인 결과 중에서 특정 결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대 99인 분배도, 50대 50인 분배도 파레토 최적은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50:50인 결과가 더 낫다면, 부의 재분배를 통해 이 결과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달성되도록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이러한 정리에서 알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1정리에 의하면 시장은 효율적인 배분을 달성하므로 시장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예: 가격제한)
  • 그러나 파레토 효율적인 배분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그 중에 특정 파레토 효율적 배분은 다른 파레토 효율적 배분보다 더 좋을 수 있다.
  • 이러한 경우 부의 재분배, 즉 lump-sum transfer를 통해 초기 조건을 적절히 바꿔주기만 한다면, 나머지는 시장이 알아서 해결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은 필요할 수 있다.
사회적 선호 집계와 관련된 특성상 사회적 선택(social choice) 이론과도 관련이 높은데, 이로 인해 케네스 애로우불가능성 정리를 세번째 기본 정리로 끼워넣는 경제학자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위 2개 정리가 후생경제학의 기본 정리라고 인정받는다.

3. 후생경제학의 역할


후생경제학은 후생경제학의 기본 정리를 바탕으로 사회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또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 될 수 있는가를 연구한다.[3] 즉 사회가 파레토 최적에 얼마나 가까운가, 무엇이 파레토 최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가 등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후생경제학에서 논하는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어떤 분배상태가 사회적으로 가장 바람직한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파레토 최적을 달성하는 수많은 분배 체제 중 무엇이 가장 좋은가[4] , 또 사회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다른 목표가 있을 때 파레토 최적을 달성하면서 그 목표 또한 달성할 수 있는가[5],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실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등을 분석한다. 경제학은 일반적으로 실증적 경제학(positive economics)을 추구하지만 이런 면에서 후생경제학은 규범적 경제학(normative economics)의 범주에 들어간다 할 수도 있다. 실증적 경제학이 '현실이 어떠한가'를 논한다면 규범적 경제학은 '현실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를 논한다고 할 수 있다.
거시경제적 만족도를 다루는 학문이니만큼 공공경제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6] 그 방법론상 미시경제학, 특히 게임이론과 뗄 수 없다. 그리고 거시경제적 만족도를 다룬다는 것은 당연히 거시경제학과도 어느 정도의 접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시장체제가 파레토 최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에서는 정보경제학, 계약이론, 메커니즘 디자인 등과 연관이 있다. 여러 모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
이 때문에 후생경제학은 경제학의 다양한 세부분야 중에서도 가장 순수학문에 가까운 분야로, 정책적(실용적) 측면에서는 근본적인 사회경제정책의 철학과 관련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꿔 말하면 실제 기술적으로 써먹을 만한 지식을 생산하는 세부전공은 아니라는 뜻도 된다(…). 그 철학적 성격으로 인해 정치학, 사회학, 윤리학 등과도 필연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으므로, 다른 경제학의 세부분야 전공자들에 비해 공부를 깊으면서도 넓게 해야 하는 분야가 후생경제학이다.

[1]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정확히 말하자면 애로우-드브류 증권(Arrow-Debreu security)이 세계의 상태만큼(state of the world) 존재해야 한다. a-d 증권이 state보다 적을 경우 불완전 시장이 된다.[2] 물건의 가격을 한두 사람의 마음대로 정할 수 없고, 수요-공급에 따라 시장에서 정해지는 가격을 수용하여야 한다.[3] 단, 이 때 말하는 '효율'이란 흔히 경제학과 효율성을 떠올릴때 느끼는 승자독식의 경쟁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파레토 최적이란 개념(다른 사람에게서 뭔가 빼앗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선택이 이루어진 상태)을 생각해볼 것. 돈을 벌기 위해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기는 사회는 파레토 최적(즉 효율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4] 1대 99 분배도, 50대 50 분배도 파레토 최적은 달성할 수 있다. 즉 파레토 최적은 자유거래를 통해 항상 달성되는 상태일 뿐이지 공평한 사회와는 다르다는 것.[5] 특정 목표, 예를 들어 완전한 평등함을 목표로 삼는 경우 파레토 최적과는 대치된다. 이런 다양한 목표들을 어떻게 가능한 최대로 만족시키는가 또한 후생경제학의 연구범주에 들어간다.[6] 공공정책을 다루는 경제학이 공공경제학(Public economics)인데, 보통 공적 개입은 사회적 후생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따라서 공공경제학은 후생경제학을 기반으로 공공정책을 분석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