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종이 수염

 

1. 설명
2. 등장인물
3. 줄거리


1. 설명


'수난이대'로 유명한 한국의 전후 소설가인 하근찬의 소설.
하근찬의 여느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전쟁 이후의 한국 사회의 비참한 면과 미성숙한 시민 의식에 대해 잘 묘사하고 있다. 다만 사회상을 묘사하는 것에서 그친 탓인지 작품에 대한 평가는 수난 이대보다 떨어진다.
중학교 교육과정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1][2] 역사적으로 중요한 소설은 아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의 인지도 자체는 높은 편.

2. 등장인물


  • 동길: 작품의 주인공으로 시골에 사는 초등학생이 되는 소년. 사친회비를 내라는 선생의 등쌀에 학교를 때려쳐버리려고 하지만 때마침 징용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대노하며 이를 막는다. 아버지가 팔을 잃은 걸 처음 봤을 땐 크게 안타까워하지는 않았지만 창식을 비롯한 나쁜 친구들의 패드립과, 웃음거리가 되는 걸 감수하고 극장 홍보원으로 일하는 아버지를 보고 분노와 눈물을 삼키게 된다.
  • 아버지: 동길의 아버지로 과거 목수였으나 징용에서 사고로 팔을 잃은 뒤 극장 직원으로 취직한다. 아들의 사친회비 얘기에 잠시 어두워지나 아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 선생: 4개월치 사친회비를 내지 못한 동길한테 아버지를 모셔오라고 화를 낸다. 아버지가 징용 나갔다고 대답하자 잠시 말을 못하고 태도가 누그러들긴 했지만, 그럼 어머니라도 모셔오라면서 동길의 책보를 압수한다. 이 사실을 안 동길의 아버지가 직접 학교에 가서 전쟁에서 잃은 팔을 보여주며 곧 사친회비를 내겠다고 하자 크게 미안해하며 책보를 돌려주었다. 그리고 학교에 돌아온 동길한테는 미안해하며 차분하게 '결석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 용돌: 학교에서 쫓겨난 동길과 함께 냇가에서 신나게 노는 친구. 동길보다 먼저 냇가에 있던 걸 보면 사친회비를 못 내고 아예 학교를 그만둔 듯하다. 흰 종이수염을 단 동길의 아버지를 알아보고는 동길한테 '느그 아버지 참 멋쟁이다!'라고 말한다. 악의적으로 놀리려는 건 아닌 듯하지만 슬픔에 휩싸인 동길의 귓전에는 아프게 들렸다.
  • 창식: 동길의 옆집에 사는 소년. 완전 불여우로 동길과 같이 등교하려고 동길네 집에 왔다가 팔을 잃은 동길 아버지를 보고는 마치 먹잇감을 찾은 기레기처럼 눈을 번쩍 뜬다. "느그 아부지 팔 하나 없어져서 어떻게 목수질하노? 인제 못하제, 그제?"라며 동길을 약올리다가 도망가고, 반 친구들을 잔뜩 데려와서 동길한테 '외팔뚝이 새끼'라고 집단 패드립을 퍼붓도록 선동하고는 아이들 뒤로 숨는 인간 말종짓을 한다. 후반에는 극장 홍보원 일을 하고 있는 동길 아버지의 흰 종이수염을 나뭇꼬챙이로 건드리면서 선을 넘는 짓을 하면서 '켈켈' 웃고, 결국 분노가 폭발한 동길이 창식을 사정없이 쥐어패며 이야기가 끝난다.

3. 줄거리


한국전쟁 이후 아버지가 징용으로 끌려나간 소년 동길에게 선생님은 사친회비를 낼 것을 지시한다. 그러나 동길이는 현재 아버지가 노무자로 나간 상태였고, 나중에 드리겠다고 말씀드리지만 오히려 선생님은 어머니라도 데려오라며 으름장을 놓고 동길을 쫓아낸다. 동길의 책보까지 뺏어갔다. 사친회비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진 채로 집으로 돌아온 동길. 집에 아버지가 돌아와 계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징용 중에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상태였고, 기존에 하던 목수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동길의 학교 친구인 창식은 동길이와 같이 등교하러 갔다가 동길의 아버지가 한 쪽 팔을 잃은 것을 봤다. 등굣길에 창식이 그걸 언급하자 화가 난 동길은 학교를 째고 냇가로 가서 수영을 한다. 그 때 '''반 아이들이 동길의 아버지를 외팔뚝이라고 놀린다.''' 창식이 외팔뚝이가 학교에 왔다고 하고 뒤로 숨자, 동길은 "요놈 새끼 죽여버릴끼다.." 하면서 혼잣말로 화를 냈다. 아버지는 학교에 가서 자기가 전쟁터에서 팔을 잃었다는 것을 선생님한테 증명했다. 직접 가서 팔 보여줬더니 선생이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책보도 돌려줬다고 한다. 집에 와서 이건 네가 말을 못하니 욕을 먹는 거라며 동길을 질타한다. 이때 '''병신'''자식이라는 욕을 하는데 동길에게 하는 것도 있지만 본인을 자책하는 뜻이 더 크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버지는 극장의 영화 홍보원으로 취직하고, 이 소설의 제목이자 제재이기도 한 '흰 종이수염'을 붙이고 걸어다니는 입간판이 되는 일을 한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동길은 아버지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창피해서 몰래 지나치려 하다가,[3] 창식이가 아버지의 흰 종이 수염을 나뭇가지로 건드리는 걸로도 모자라 켈켈 웃어대며 아버지를 놀리자 그걸 보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결국 참았던 분노가 폭발해 창식에게 달려들어 창식을 죽여버릴 각오로 복날 개패듯이 두들겨패기 시작했다. 이를 보고 당황한 아버지가 동길을 말리는 장면으로 끝.

[1] 구인환의 "숨쉬는 영정"이 바로 뒤에 같이 실려있다.[2] 다만 교육계의 흑역사라고 볼 수 있는 첫 장면(사친회비때문에 동길이 선생님한테 털리는 장면)은 잘렸다.[3] 당시에 샌드위치맨은 말 그대로 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직업인만큼 최하층의 직업으로 여겨졌다. 몰골부터가 썩 좋은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