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 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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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표준 모형의 기본 입자 중 하나다. 1964년 영국의 이론물리학자인 피터 힉스가 자발적 대칭성 깨짐(=힉스 메커니즘 혹은 힉스-앤더슨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으로,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기본입자들의 관성과 관성 질량[3] 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스칼라 보손, 즉 스핀이 0인 보손이다. 스핀을 보통 입자의 회전이라는 고전역학적인 현상으로 대응시켜 설명하기는 하지만 엄밀히는 고전역학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물리량은 아니다.
종종 "신의 입자"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리언 레이더먼의 책 제목인 "God Particle"에서 따온 것이다. 사실 "Goddamn Particle", 즉 "빌어먹을 입자"로 하려 했으나 출판사 쪽에서 수정한 것이라고. 이 때문에 '힉스 보손이 발견되면 기독교가 부정당한다' 혹은 '힉스 보손이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같은 엉뚱한 루머가 돌기도 했다.
2. 배경
표준 모형에서 대칭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의된 입자이다.
위상이 변화(연속 변환)하더라도 관측 가능량이 불변[4] 할 경우 위상 변화와 물리 법칙의 불변성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대칭성이 도입된다. 예를 들어, 파동함수의 위상자가 변화되더라도[5] 라그랑지안의 형태가 변화되지 않으면 게이지 대칭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표준 모형의 형성 과정에서 전자기력(게이지 입자 = 광자)과 약력(게이지 입자 = $$ W/Z $$입자)의 형태가 큰 틀에서 같다는 것이 발견되고 이를 통합하지만 그래도 다르게 하기 위한(광자는 질량이 없지만 $$ W/Z $$는 무겁다) 대칭성 파괴 메커니즘의 보존으로 힉스장이 도입되었다. 또한 다른 중요한 이유로 몇 년 후에, 특정 게이지 대칭성이 유지되는 계에서 입자가(정확히는 페르미온이) 질량을 가질 수 없으나 표준 모형의 입자들은 각각 질량을 가진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여기서 중심이 되는 개념이 '''자발적 대칭성 깨짐'''으로 이를 일으키는 힉스 필드의 대응 입자를 힉스 입자라 이름 붙인 뒤, 표준 모형의 무결성을 증명하기 위해 힉스 입자가 실재하는 입자임을 찾으려 했던 것.[6]
이에 대한 내용은 표준 모형 항목에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2.1. 쉬운 말로 풀어쓰면...[7]
1940년대, 양자역학의 도입과 함께 고전역학으로부터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물리법칙을 설명하기 위한 표준모형이 도입되기 시작한다.[8][9]
이 과정에서 물리적 계의 위상 변화(변환)와 물리법칙의 불변성을 동시에 표준모형에 적용하기 위해 대칭성이 도입되는데, 파동함수의 위상이 특정 방식으로 바뀌더라도 관측가능한 양, 입자의 분포, 입자의 속도, 에너지 등의 속성이 불변해야만 물리법칙이 성립하므로 이를 강제하기 위한 ''물리법칙이 가져야 할 특성''으로 대칭성, 그중에서도 게이지 대칭성을 도입한다.[10][11]
게이지 대칭성의 존재는 그에 대응하는 게이지 장[12] 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게이지장을 기술하는 특성을 만족시키면서 국소적으로 존재확률이 0이 아닌 해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게이지 입자이다.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게이지 입자도 짧은 순간이라면 진공 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는데, 표준모형은 이 가상입자와 실제 입자의 상호작용을 '''힘'''으로 설명한다. 즉, 우주에 존재하는 힘이 사실은 입자를 주고받으며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각각 광자, $$ W/Z $$입자, 글루온이라는 입자를 주고받으며 생긴다는 뜻이 된다.
게이지 대칭성이라는 것 자체가 당연한 대칭성(우주 전체의 위상을 일정 수치 돌린다든지)을 제외하면 특정 상호작용을 기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특정 게이지=특정 게이지 입자(힘 전달 입자)=특정 힘 이라고 이해해도 좋다.
일반적으로는 게이지 보손의 질량은 0이지만 약력의 게이지 입자인 $$ W $$, $$ Z $$입자들은 질량이 크다.[13] 질량이 0이 아닌 게이지 입자들을 설명하기 위한 메카니즘의 하나로 1964년에 동시다발적으로 '''힉스 메카니즘'''이 제안되었다.[14] 힉스 메카니즘은 '''전체적으론''' 대칭적이지만 '''최소 에너지 상태 근처에선''' 비대칭적인 힉스장을 가정해서 원래 존재하던 대칭적이고 질량이 0인 게이지 보손을 질량이 0인 광자(전자기력)과 질량이 큰 3개의 $$ W^+ $$, $$ W^- $$ 및 $$ Z^0 $$입자(약력)로 나누는 데 성공했다.
수년 후, 이 동일한 힉스장이 입자들의 질량을 주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발견되었다.[15] 물질을 기술하는 양자장 이론은 가장 기초적인 형태로는 질량을 포함하지 않는데 이는 게이지 대칭성을 유지하면서 질량을 주는 항을 넣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16][17]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소립자가 질량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힉스 장을 이용하였다.
'힉스장'이 없는 곳에서 입자들은 '''상대성'''으로 정의되는[18] 질량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힉스장이 입자와 상호작용을 하면 그 부분에서의 힉스장의 밀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일명 '힉스장의 밀도 차이'가 질량의 개념이 되는 것이다.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무거운 놈이 가벼운 놈보다 무거운 이유는 무거운 놈이 힉스입자와 상호작용을 많이 하는 놈이기 때문이라는 것.[19]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물리법칙의 항상성을 위해 게이지 대칭성을 도입한다.
- 약력의 문제점과 전자기약력의 통합을 위해 힉스 메카니즘(=자발적 대칭성 깨짐)을 도입한다.
- 또한 추가로, 입자들이 질량을 가질 수 없다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힉스장을 이용해 표준모형을 완성한다. 이 표준모형은 실험적인 예측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 힉스장의 확실한 증거인 힉스 입자를 찾아 이론의 무결성을 증명하고 싶었던 과학자들은 힉스 입자를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힉스장의 존재가 다수의 기본 입자가 개별 질량을 가진다는 사실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질량 자체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기본 입자로 구성된 원자 모델을 가정해보자. 이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이 힉스장에 의해 가지는 질량을 다 더했을 때, 그 총합은 원자의 질량보다 작다(!). 그 기본 입자들이 원자 내에서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질량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힉스 보손은 기본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기는 하지만, 이와 별개로 기본 입자 간의 상호작용 또한 질량이라는 물리적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힉스 보손이 거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질량의 핵심 요소라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이다. 질량이 무엇인지는 질량 문서를 참고하자.
2.2. 그리고 발견
그동안 물리학에서는 모든 물질과 힘이 16개의 입자와 이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보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가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6개의 입자가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었지만, 이 힉스 보손만은 50년 넘게 증명되지 않았던 것.
그러던 것이 CERN에서 2013년 3월 14일, 우리가 힉스 보손을 발견한 것 같은데 맞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10월 6일, 이 입자가 힉스 보손임을 확정 발표했다. 무려 50년 넘게 물리학의 숙제였던 힉스 보손이 드디어 발견되었다.
3. 여담
- 힉스의 바다[20] 에서 힉스 보손은 특이하게도 온도가 약 1015 K 이상으로 올라가면 힘이 0이 된다. 때문에, 빅뱅이 진행되면서 온도가 1015 K 이하로 내려갈 때 근본 입자에 질량을 가지도록 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반대로 말하면, 이 온도 이상에서는 질량의 개념이 사라져 미래로의 단방향 시간여행이나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것 등이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방식의 시간여행이나 광속 이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건을 갖추기 위한 에너지는 둘째치더라도 핵융합도 물질을 통한 차폐가 안 돼서 토카막을 사용하는데, 하물며 1015 K에서야...[21][22]
- 양자장론에서, 표준 모형에서 전약력 대칭을 힉스 메커니즘 대신 새로운 게이지 대칭을 도입하여 깨뜨리는 이론을 테크니컬러(technicolour)라 한다. 테크니컬러에서 도입하는 새로운 대칭은 낮은 에너지에서는 가둠에 의하여 숨겨지게 된다. 그런데, 힉스 보손이 발견되면서 테크니컬러 이론은 사장되었다.
[1] 수소의 원소 기호와 겹치기 때문에 수소를 $$\rm uud+e^-$$로 쓰는 등 힉스 보손과 구별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쓰게 된다. [2] 비유적인 설명이 있으며 실제 현상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3] 물질 질량의 대부분은 등가원리에 의한 것으로 힉스메커니즘은 단지 기본입자의 질량을 만들어 줄 뿐이다.[4] 관측하는 틀을 바꾸더라도 물리 법칙이 불변[5] 예를 들어, 위상자를 곱해주는 것. 위상 부분이 공간에 의존하면 local, 의존하지 않으면 global 변환[6] 여러 가지 측면을 설명할 수 있는 입자였기에 각각의 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힉스입자의 존재를 예측했다는 의미로 요약된다.[7] 비유적인 설명이 있으며 실제 현상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8] 일단 고전역학에서의 표준모형(의 역할을 하던 것)은 뉴턴이 도입했다고 볼 수 있다.[9] 이 모형의 완성으로 글래쇼, 살람, 와인버그는 197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10] 종종 거울 속에서 물리법칙이 성립하는가?와 같은 예시를 들어 설명하기도 한다.[11] CPT 대칭성을 요약하면 전하(C), 패러티(P), 시간(T)을 각각 고려할 경우 마치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것처럼 행동하나 이는 동시에 고려할 경우 오히려 물리법칙의 불변성을 증명한다는 의미이다. CPT에 대해 변환시켜도 그 시스템에는 원래의 물리법칙과 똑같은 물리법칙이 적용된다는 의미.[12] 필드, 양자장 할때 장이다. 물리학에서 '''장'''이란 그냥 위치에 따라 다른 값을 갖는 연속적인 물리량[13] 따라서 존재하는 데 필요한 최소 에너지가 있으며 반대급부로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가상 입자의 존재 시간이 짧아야 한다. 존재 시간이 짧다는 것은 그동안 짧은 거리만을 이동 가능하다는 것이고 약력이 짧은 거리에서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14] 이름에서 눈치챘겠지만 그 제안 중 하나가 피터 힉스에 의한 것이다.[15] 입자들에 질량을 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존재한다.참조 [16] 상호작용에 관련된 게이지 대칭성은 입자간의 상대성을 배제하므로, 입자간의 가장 기본적 상대성인 질량이 존재할 수 없다.[17] 본래 질량은 중력을 발생시키는 중력질량과 입자의 힘에 대한 반응과 관련된 관성질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여기서 얘기하는 것은 관성질량이다.[18] 전통적인 질량의 정의가 A보다 B가 무겁다, 가볍다 식의 상대성이다.[19] 브라이언 그린의 저서에서 인용해 힉스장을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팔을 뻗어 휘저으면 무게가 느껴지는데 이는 팔이 공간을 지나가면서 힉스장과 많이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20] 힉스 보손이 가득 들어찬 우주 공간을 일컫는다.[21] 애초에 현대 기술력으론 1015 K를 버틸만한 물질 자체가 없다. [22] 1015 K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온다면, 1000조-273.16°C라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