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5RB 전투
1. 개요
널섹 지역의 통치권을 유지하기 위한 돈을 깜빡하고 내지 않은 '''실수'''[1] 에서 비롯된, 지금까지의 이브 온라인 전쟁 역사상 2번째로 큰 규모였던 우주전쟁. 이전 기록인 아사카이 전투와 6VDT-H 전투의 기록을 가뿐하게 발라 버렸다.[2]'''고작 성간 전쟁일 뿐인데 이렇게 놀랍게 보여질 줄 알았을까.'''
'''(Who knew interstellar war could look this amazing?)'''
'''-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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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온라인에선 크게 2가지의 함급을 나눌 수 있다. 전함 이하를 총칭하는 서브캐피털, 그리고 캐리어, 드레드노트 이상을 지칭하는 캐피털(슈퍼 캐피털)급인데, 서브 캐피털급은 일반적으로 전쟁의 함대의 주력이자, 수천대가 모여서 상대 함대와 싸우는 역할, 그리고 캐피털급 이상은 전쟁에서 전술병기로 취급받고 있다. 캐리어가 함대의 수리를 하거나, 엄청난 피통을 가진 건물 철거 때 드래드노트급이 투입되곤 한다고 한다. 그 이상의 슈퍼 캐리어나 이브 함선중 가장 커다란 타이탄급은 거의 전략병기취급을 받는데, 특히 타이탄은 한방에 엄청난 대미지를 주는 둠스데이 웨폰과 점프 브릿지 능력으로 이브 온라인에 몇백척이 존재하지만 침몰하는 일이 드문, 어찌보면 현실의 핵병기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2. 발단
이브에서 큰 세력권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안 유저들이 뭉쳐서 다른 얼라이언스 연합인 N3PL를 공격함으로 시작된 이 전쟁은 사실 양측다 상대에게 품고있던 악감정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N3PL 연합은 러시아 연합 소속인 SOLAR 얼라이언스를 공격하여 SOLAR를 자신들의 영토에서 쫓아낸 기록이 있고, N3PL 연합 소속의 Nulli Secunda는 러시아 연합의 AAA 얼라이언스와 같이 동맹을 맺고 싸우다가 찬밥이 된 기억이 있었다. 그렇게 일어난 전쟁은 이브 온라인에서 흔히 있는 전쟁이 되었을 뻔했으나...
다른 거대한 연합체인 CFC(Cluster Fxxk Coalition)가 러시아 연합에 3자 동맹으로서 도와주겠다는 선포를 함으로서 전쟁은 대규모 대전으로 커지게 된다.[3] 그런 상황에서 2013년 12월 중순, CFC 측은 모든 전력을 전쟁에 투입하기로 결정, 총력전 상황에 들어가게 된다. 물론 N3PL 연합도 이에 맞춰서 총력전에 돌입, 여러 초식동물 연합들을 포섭하며 전쟁을 시작한다.
전쟁이 이어지면서 두 진영은 HEP-GP라는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여기에서 격렬한 전투 끝에 CFC/러시아 연합은 85대가 넘는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상실하고 후퇴하게 된다.
3. 전투의 시작
Pandemic Legion(PL)은 B-R5RB System[4] 의 통치권(Sovereignty)을 확보하고 2014년 1월 초부터 이곳을 메인 스테이징 시스템으로 사용했다. PL한테는 소유영역의 최남단 거점이 되었던 곳으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고 PL 측의 캐피탈 쉽들이 대량으로 스테이션에 정박해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PL의 동맹인 Nulli Secunda에서 통치권을 유지하기 위한 스테이징 시스템에 비용(Sovereignty Bill)을 내지 않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2014년 1월 27일, '''B-R5RB의 통치권이 소멸하여 중립 지대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5] 이런 중대한 실수가 알려지자 마자 GoonSwarm의 CFC, RUS 연합의 대규모 함대가 말 그대로 귀신같이 B-R5RB를 급습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역시 실수에서 비롯된, 위에서 설명한 아사카이 전투가 일어난 지 정확하게 1년이 되는 날이다.
저기서 B-R5RB가 그냥 흔하디 흔한 성계였다면 큰 문제가 안됐을텐데, 문제는 위에서도 말했듯 이 항성계가 N3PL의 핵심 세력인 PL의 집결 성계였고, 이는 곧 '''전쟁 중이었던 연합의 수도가 한순간에 무주공산이 되어버리는 사건이 터진 것이었다.''' 즉, 이로 인해서 불리하게 돌아가던 CFC 측은 전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 만한 엄청난 기회가 공짜로 찾아 온 것이었다.
N3PL은 이 사태를 알자마자 일단 성계를 다시 차지하기 위해 영토확장 유닛을 성계에 설치하긴 했다. 하지만, 이미 러시아 연합은 중립 스테이션에는 리인포스 타이머(스테이션의 hp가 일정량 이하가 된후 자동으로 24시간동안 유지되는 무적모드)가 없다는 것을 노리고 2014년 1월 27일 '''대규모로 성계를 급습해 성계를 점령한다.'''
이에 N3PL 연합은 전략적 거점을 뺏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 투입 가용가능한 모든 전력을 B-R5RB에 모조리 쏟아붓기 시작한다. CFC 역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가용가능한 모든 전력을 투입해 지원군을 차단하려 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면전이 열리게 된다.
4. 전면전 전개
서브 캐피탈 전력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CFC, RUS 연합 측의 서브 캐피탈 함대의 일부는 B-R5RB 주변 성계로 이동하여 지원군을 차단하였고 동시에 B-R5RB 성계 외의 다른 PL/N3 측의 함대주둔지들(I-N성계와 GXK성계)에 대해서도 동시 공격을 감행하여 N3PL 측의 지원군을 차단하려 하였다.
전력을 분산시켰음에도 B-R5RB 성계 내부의 서브 캐피탈 쉽 전력은 여전히 CFC, RUS 연합 측이 우세하였으며 N3PL 측은 스테이션의 소유권을 CFC, RUS 측에게 강탈당하여 스테이션 내부에 정박했던 캐피탈 쉽과 서브 캐피탈 쉽들, 자원들이 묶여 불리한 상태로 전투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는 결국 전투에 동참하기 위해 스테이션 밖으로 나온 N3PL 측의 함선들이 워프방해장치 등을 설치하고 진형을 이루고 기다리고 있던 CFC, RUS 연합에 스테이션 출구에서 학살당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거기다가 시간이 흐르고 미국 동부쪽 유저들이 접속해 전투에 참가하였는데, 이 유저들이 CFC를 더 많이 도와주면서 본격적으로 CFC는 승기를 잡게 된다.
전투 초반에는 CFC, RUS 연합과 N3PL 측에서 비교적 대등한 타이탄 전력을 동원하였다. N3PL의 타이탄 들은 초장에 타이탄 대신 근처의 드레드노트를 먼저 둠스데이로 공격하여 드레드노트의 화력을 제거하려 하지만, 이는 PL 측이 타이탄 숫자에서 밀리는 결과를 가져온다.[6] N3PL 측은 화력을 집중하여 RUS측 지휘관인 Sort Dragon의 타이탄을 일점사하기 시작했는데, RUS 측에서 모든 원격 수리 능력을 총동원하여 Sort Dragon의 타이탄을 수리하였다. Sort Dragon의 타이탄은 결국 격침되긴 하였지만, 이 타이탄이 몸빵하는 사이 N3PL측은 무려 5척의 타이탄을 잃는다. 이미 화력 면에서 열세였던 N3PL는 이 시점 이후로 전세가 밀리면서 전투 끝까지 계속 타이탄을 격침당하는 사태를 맞는다.
바로 이 시점 이후 점검 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 십자포화 대상이 된 타이탄은 예외 없이 박살났다.
라자루스 텔레이븐, CFC측 함대 지휘관(FC)
5. N3PL의 후퇴
결국 오후 3시 50분 경 즈음, N3PL 지휘부는 후퇴를 결심한다. 후퇴과정에서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일반 캐피털들을 미끼로 던져주고 슈퍼 캐피털들을 탈출시키려고 시도했으나 N3PL 연합 통신망에 잠입한 RUS 연합 측의 스파이들이 작전을 모조리 유출시키면서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이들은 일일 정기점검으로 모든 유저들이 강제로 튕길 때까지 추격당해야 했다.
N3PL의 지휘부는 강제로 튕긴 유저들의 함선은 재접속할 때까지 우주 공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연합원들에게 점검이 끝나더라도 게임에 접속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것으로 모든 전투행위가 종결되었다.
6. 피해
CCP 측에서 밝힌 통계에 따르면, 이 전투로 인해 양측 합계 무려 30만 달러(약 '''3억 5천만원''')이 사라지는, 게임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큰 손실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N3PL 연합의 타이탄이 59대가 침몰하며, CFC 연합의 타이탄 16대 침몰에 비해서 3배 이상의 큰 손실을 내며 완패했다. 제작하는 데에만 6주 이상, 조종사 육성에는 연 단위가 걸리는 고급 함선만 75대가 날아갔고, 이외에도 양측 합쳐 13대의 슈퍼 캐리어, 117대의 일반 캐리어, 370대의 드레드노트 함선이 파괴되었다.
이 전투에서 격침된 함 중 가장 비싼 함은 당시 222,466,986,819.16 ISK의 가치를 가지고 있던 타이탄이다.
EVE 온라인에서 손실액을 산정할 때 손실된 함선의 가격(게임 내 화폐인 ISK 단위), PLEX의 ISK 환산 비율, PLEX의 판매가 등으로 계산하는데, 당시 환산비율로 손실액은 총 30만 달러로 계산되었다. 타이탄 한 대를 건조하는 비용을 이렇게 현실 가치로 환산하면 보통 $3000 정도가 되는데, 그런 타이탄이 75대나 파괴되었다.
게임 내에서 쓰일 지표로 생각해보면, 0.0 지역 사용자가 돈 버는 데에만 집중하면 시간당 100밀 ISK 정도를 벌 수 있는데, 이를 가정하면 약 '''11만 인시'''가 필요하다. 당시 최저임금인 시간당 5,600원를 적용하면 약 6억 1600만 원이 된다.
7. 전후
이후 CCP는 이 전투를 기리기 위해 B-R5RB에서 "거인들의 전쟁"이라는 게임 내 특별 명소를 만들었다. 루비콘 1.1 업데이트에서 추가된 새로운 캐피탈 함선 잔해 모듈을 이용, 이 전투의 잔해를 영원히 남겼다.
게임 역사상 가장 큰 전투 중 하나여서 그런지 각종 게임매체에서 바츠 해방전쟁과 더불어 한번씩 다루는 전투이기도 하다. 세금 한 번 깜빡하고 안 냈다가 3억원 상당의 게임 함선이 소모되는 전쟁이 발생했으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 후로 이런 대규모 전투가 안 일어날줄 알았으나.... 6년후에 또 같은 게임에서 대규모 전쟁이 일어났다...
[1] 통치권 유지비 자동 납부 옵션을 점검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식 데브 블로그 발췌 http://community.eveonline.com/news/dev-blogs/the-bloodbath-of-b-r5rb/[2] 현재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 전쟁은 FWST-8 전투이다.[3] 1년 전에 CFC 측이 TEST 연합과 싸웠을 때 비슷하게 참전해 TEST 연합을 도와줬다고 한다. 그 복수를 위해 참전한 듯하다.[4] 항성계. 이브온라인의 지역의 단위이다.[5] 성계 관리 권한을 옮기기 위해 임시 중계 회사를 만들어서 넘겼는데 재수가 없게도 그 타이밍이 사용 비용 징수시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바람에 지역 사용 권한이 통째로 무산되었다'는 소문이 가장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임시 회사라 매우 짧은 시간에 소유권이 재이전될 것이라 자동지급 설정을 안 해놨다고…[6] 드레드노트는 타이탄의 둠스데이에 거의 무조건 한방에 격침되는 대신, 타이탄의 함포와 대등한 수준의 통상 화력을 가할 수 있다. 보통 전투 같았으면 드레드노트의 DPS를 둠스데이로 줄이는 것이 유효한 판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 지연 효과가 커지면서 한 번에 시간 지연 없이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둠스데이가 주된 화력이 될 것을 고려하지 못한 오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