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그리스 신화대전쟁. 올림포스 산에 진을 친 제우스 휘하 신족과 오트뤼스(Othrys) 산에 포진한 크로노스와 그를 따르는 티탄 신족이 세계의 패권을 놓고 일으킨 전쟁이다.
그러나 서로 불사의 존재였고[1] 힘도 대등했기 때문에 10년 이상이 가도록 승패를 가릴 수 없었다.
그러다가 제우스가 가이아의 조언에 따라 타르타로스에서 헤카톤케이레스#s-1들을 구해내서 아군으로 삼고, 퀴클롭스#s-1들을 구해내서 무기를 만들게 했다.[2] 이때 만들어진 것이 제우스의 번개[3], 포세이돈의 삼지창[4], 하데스의 투명해지는 투구[5]이다.
양군이 다시 격돌하자 티탄들은 제우스의 번개에 시력을 잃고, 하데스는 티탄들의 무기를 숨겼다. 헤카톤케이레스들은 산만한 수백개의 바위로 탄막을 만들며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크로노스와 티탄들은 패배하여 세계의 패권을 잃게 된다. 하지만 티탄들도 불사신이라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었으므로, 대부분의 티탄은 지하세계의 타르타로스에 봉인되었다. 포세이돈은 타르타로스 주위에 청동의 문을 쌓아올려 티탄들이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만들고 헤카톤케이레스들이 파수꾼이 되었다.
예외적으로 프로메테우스를 비롯한 일부 티탄은 이 전쟁 이전에 제우스 쪽에 붙거나 투항해 버려서 별 일 없이 살아남았다.[6] 태양의 신 헬리오스#s-1아폴론에게 자리를 넘겨 주지 않고 태양 마차를 끌고 있지만 오히려 이게 자유시간도 없는 중노동이니[7] 아폴론도 불만 없을지도 모른다. 각종 매체에서 티탄은 신들과 다른 추악한 거인들로 묘사하지만 알고 보면 다 같은 피를 가진 신들일 뿐이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티탄들의 외모나 크기는 신과 똑같았고, 아틀라스 같은 거인들이 오히려 수가 적다고 한다. 아틀라스가 하늘을 떠받친 건 특별히 중한 죄를 저질러서라기 보단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티탄이 아틀라스 말고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그리스에 퍼졌던 여러 신화들을 하나로 모으면서 제우스를 믿은 쪽이 승리한 것일지도. 제우스에게 대항한 티탄들은 모두가 타르타로스에 봉인되었다곤 하지만 네임드 중에 언급되는 건 거의 없다. 레아(제우스의 어머니)는 멀쩡히 살아 있으며 레토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낳기 위해 헤라를 피해다녔다는 건 유명. 니오베 왕비가 자기가 훌륭한 아들딸들을 더 많이 낳아 키웠다며 자기를 모욕하자 아들딸들을 시켜 니오베의 자녀들을 다 죽여버렸다는 에피소드도 유명하다.[8]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달의 여신 셀레네 역시 오늘도 태양 마차와 달 마차를 타고 돌아다닌다. 이 경우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걍 놀고 싶어서 대체 안 하는 듯.[9]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중요하게 여겨진 지중해를 포세이돈에게 주긴 했지만 대서양에서 잘 지내고 있다.[10] 크로노스도 타르타로스에 갇혔다는 말이 대세지만, 로마의 경우 이걸 차용해서 제우스에게 패배한 후 로마로 와서 다스렸다는 말도 있기는 하다. 애초에 그리스 신화 설정에서 '크로노스가 지배할 때 더 살기 좋았다'는 걸로 봐서 패배했을 뿐 대접이 그리 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티타노마키아를 다루는 부분이 상당수 유실되었기 때문에 후대 시인들이 인용한 부분의 내용들만 간신히 간접적인 방식으로 남아있을 뿐이고, 별로 유명하지 않은 티탄 일족과 하위 신들 중에선 제우스에게 대항한 벌을 제대로 받은 자들이 많다는 듯.
여담으로 이 티타노마키아의 가장 큰 피해자중 한 측이 바로 인간이다. 크로노스가 지배하던 때는 황금시대라 하여 모든것이 풍요롭고 전쟁은 일어난 적도 없는 평화로운 시대였지만, 제우스가 승리하고 판도라와 함께 내려보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인간이 타락하기 시작해 은의 시대, 청동의 시대를 거쳐 항상 생존을 위해 삶의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처절한 노동과 투쟁을 해야하는 철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올림포스 신족들은 여러모로 민폐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티타노마키아가 자세히 다뤄지는 대중매체는 그리 많지 않다. 반면 세계의 주권을 다투는 싸움+그리스 신화의 유명세 덕에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갓 오브 워 시리즈에서는 티탄과 올림푸스 신들간의 대립에 대해서 자주 언급된다. 시리즈의 가장 강대한 무기인 올림푸스의 검이 이 대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만들어졌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 대전쟁의 악이 들끓어서 그것을 봉하고자, 판도라의 상자가 만들어졌다. 이 상자에 담겼던 악이 다른 신들을 타락시키게 만들어 시리즈 전체를 뒤흔드는 후폭풍을 많이 남긴 것으로 표현된다. 훗날 크레토스가 제우스와 올림푸스를 적대하고나서 운명의 여신들에게 강탈한 능력을 사용해 티타노마키아를 다시 일으켰고 그 결과 신과 티탄 모두 공멸하고 펠레폰네소스 반도가 혼돈 상태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1] 왜냐면 티탄도 신이니까.[2] 이들은 너무나 뛰어난 재주로 인해 이를 혐오한 아버지 우라노스가 타르타로스에 가두어버렸었다.[3] 이를 아스트라페 or 케라우노스라고 한다.[4] 이를 트리아이나라고 부른다.[5] 이를 퀴네에라고 부른다.[6] 프로메테우스는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티타노마키아에서 제우스 진영이 이길 것을 알고 미리 투항했다.[7] 그런 와중에도 임신시킨 여성의 수는 그리스 신들 중 헬리오스가 제일 많다.[8] 아폴론의 화살에 죽어나가는 아들들중 하나가 신들에게 용서를 빌자 아폴론이 불쌍히 여겨 살려주려 맘먹었으나 이미 화살은 쏴버린 상태라 용서를 빈 당사자는 살릴 수 없었고 이를 본 아르테미스가 대신 딸들이라도 살려주자고 마음먹은 순간(한번 결정하면 인정사정없는 아르테미스답지 않은, '''헤라가 갓난아기였던 헤라클레스를 용서해주려 잠시 맘먹었던 것과 동급'''의 기적이다), 그런데 니오베가 "'''레토여, 내게는 아직 아홉명의 예쁜 딸들이 있다!'''"(...)라며 어그로를 끌어버렸다. 그 뒤는 설명이 필요없겠지….[9] 사실 아폴론이 태양의 신이고 아르테미스가 달의 신인 것은 나중에 붙은 이야기고 원래 아폴론은 예술과 의술의 신, 아르테미스는 사냥의 신이었다.[10] 모든 티탄들이 제우스에게 적대한 건 아니고 오케아노스는 오히려 제우스를 지지한 티탄들 중 하나이다. 그가 여전히 잘 살고 있는 건 승자가 제우스이므로 지극히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