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1
1. 개요
1995년 9월 30일에 출시된 NVIDIA 최초의 그래픽카드, 코드명은 NV1.
2. 상세
2.1. 제원
2.2. 네이밍
다이아몬드 사의 Edge 3D 시리즈 같은 여러 제조사들의 제품으로 시장에 나왔던 엔비디아의 첫 작품이다. 막 창업했던 NVIDIA였던지라 아직 브랜딩의 중요성을 깨닫기 전이었는지 칩셋에 별도의 브랜드 네임 없이 코드네임인 NV1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당연하게도 '엣지 3D' 처럼 벤더에서 붙이는 제품명은 NVIDIA측과는 관계없는 독자적인 네이밍이었다. 차기작인 NV3 부터는 'NV3'라는 딱딱한 코드네임 대신 'RIVA'라는 브랜드를 붙여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NVIDIA의 네임 밸류가 크지 않던 시절이라 RIVA 128 칩셋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명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와 별도로 각 벤더마다 독자적인 제품명/모델명을 붙여서 사용했다. 오늘날의 'GeForce' 처럼 NVIDIA의 브랜드 네임을 그대로 벤더들이 공통적으로 제품명에 사용하게 된 것은 이보다 좀 뒤의 이야기다.
2.3. 구성
3D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된 아키텍처이기 때문에 NV1의 코어는 기능적으로 보았을 때 3D 그래픽 처리에 꼭 필요한 '트라이앵글 셋업'과 버텍스 벡터 실수 연산, 픽셀 정수 연산, 텍스처 맵핑, 렌더링을 거치는 '파이프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훗날에도 기본 유닛으로써 계승되었다. AGP 슬롯이 나오기 이전에 등장했기 때문에 NV1 칩셋은 모두 PCI 슬롯만 지원했다.
2.4. 호환 SDK
출시 당시엔 Direct3D가 포함되지 않은 DirectX가 막 발표되었을 무렵이라 3dfx의 글라이드 API처럼 NVIDIA의 자체적인 3D 그래픽 API만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NVIDIA는 세가와 게임 콘솔용 그래픽 프로세서를 논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가 새턴과 비슷하게 사각형 폴리곤을 밀고 있었고, 덕분에 세가 새턴용으로 출시된 게임을 쉽게 NV1 전용으로 포팅할 수 있었다.[1] 이 게임들은 NV1 그래픽 카드에 번들로 넣어주기도 했고 세가 새턴용 패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2]
2.5. 실성능
하지만 3D 게이밍의 여명기였던 1995년 당시에도 NV1의 성능은 썩 좋은 편이 못되었다. 매트록스 밀레니엄 같은 동시대 경쟁제품들에 비해서 특별히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결정적으로 다음 해에 등장한 3dfx의 Voodoo가 기존 제품들과 넘사벽 수준의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며 3D 가속카드 시장을 평정해버리는 바람에 결국 시장보급률은 망했어요 수준이었다. 그래도 하드웨어 가속을 해주니만큼 지원하는 게임에 한해서는 일단 소프트웨어 렌더링보다는 훨씬 나은 화질과 프레임 수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Direct3D라는 게임용 표준 API가 없던 시절이라 독자적인 API를 썼던 관계로 지원작도 많지 않은 편. 나중에 DirectX 지원 드라이버를 만들기는 했으나, 하드웨어 구조 차이 때문에 소프트웨어상으로만 구동할 수밖에 없어서 제대로 된 성능을 낼 수 없었다. 비싼 돈 주고 다이아몬드 엣지 3D를 샀다가 번들이었던 팬저 드래군, 버추어 파이터 리믹스만 하다 땡쳤다는 사람도 꽤 있다.
2.6. NV2 개발 취소
NV1의 실패 후 NVIDIA는 NV1의 후속작인 NV2를 드림캐스트에 탑재할 목적으로 개발했으나, 세가는 새턴에서 사용했던 사각형 폴리곤은 다른 기종으로 포팅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차기 콘솔에서는 삼각형 폴리곤으로 갈아 타려는 의지가 강했다. NV2는 NV1의 구조를 계승하여 사각형 폴리곤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미 PC 쪽에서는 DirectX와 OpenGL이 모두 삼각형 폴리곤을 채용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각형 폴리곤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NVIDIA는 NV2 계획을 취소하고 세가와 결별했으며 NV3부터는 자체 API를 포기하는 대신 표준 API인 DirectX, OpenGL을 기본 API로 채택한다. 한편 세가는 드림캐스트에 NV2 대신 NEC의 PowerVR2를 넣게 되었다. 양자 모두 당연히 삼각형 폴리곤을 사용한다.
2.7. 의의
그나마 의의라고 한다면 3D 애드온 카드의 형태로 나왔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카드로서의 기능은 없어 별도의 디스플레이 카드를 필요로 했던 Voodoo와 달리 온전한 VGA 호환 칩셋에 3D 가속기능을 더한 형태로 디스플레이 출력, 2D 가속, 3D 가속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일체형 그래픽 카드'''라는 점인데, 이는 NV1 뿐만 아니라 Voodoo 외의 다른 모든 3D 가속기들의 공통점이기는 했다. 차이점이라면 3D와 2D 기능이 별개의 칩들로 구성되어 있는 타 일체형 그래픽 카드들과는 다르게 3D와 2D가 통합된 '''원칩''' 일체형 그래픽 카드라는 점이다. 오디오까지 통합된 것은 아니지만 오디오 전용 칩까지 탑재되어 있는 것은 덤.
오히려 1998년 Voodoo 2까지 애드온의 형태를 취한 3dfx쪽이 특이한 컨셉트였던 것에 가깝다. 비록 NV1의 3D 가속 성능은 별로였지만 결국 어느 쪽이 살아남았는가를 생각하면 NVIDIA의 판단은 옳았다. ATI도 이에 자극받았는지 6개월 뒤에 원칩은 아니지만 3D 그래픽 처리, 2D 그래픽 처리, 디스플레이 출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3D Rage를 내놓게 되었다. 3dfx도 1997년 Voodoo Rush, 1998년 Voodoo Banshee로 간을 보다가 결국 1999년 Voodoo 3 시리즈에 가서 애드온 컨셉트를 완전히 버렸다.
3. 관련 문서
[1] 세가는 이전에도 MODEL1부터 MODEL3까지 아케이드용 기판에 사각형 폴리곤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턴에도 사각형 폴리곤을 사용한 것이다. 사각형 폴리곤은 삼각형 폴리곤에 비해 다루기가 어려운데, 무엇보다 3개의 정점은 반드시 한 평면 위에 오지만 4개의 정점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2] 당시엔 USB 같은 편리한 단자가 없었던 관계로 사운드 카드 등에 달린 DA-15 규격의 '게임 포트'에 패드나 스틱을 연결해서 썼는데 특이하게 그래픽카드에 새턴 호환 패드 포트가 달려있던 케이스. 번들 타이틀도 그렇고 역시 엔비디아-세가 사이의 협력관계로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