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rance: Blade of Darkness
1. 개요
2001년에 발매된 논 타겟팅 하드코어 생존 액션 게임. 현재 레이싱 게임 위주로 개발 및 퍼블리싱을 하고 있는 코드마스터즈에서 유통을 담당했다.
숨겨진 비운의 명작이라 평가되는 작품. 전문가 평점도 높고 게임적 완성도도 매우 훌륭하나 안타깝게도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나머지 별로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다. 디아블로 시리즈 같은 핵 앤 슬래시가 위세를 떨치던 시절이었기 때문.
GOG.com에서 판매중이었으나 2014년에 판매 중단되었다.
2. 상세
가깝게는 소울 시리즈의 아버지 뻘이며 멀게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같은 헌팅 액션류의 선조격 되는 게임.[1]
이러한 부류의 게임을 지칭하는 별도의 독자적 장르 명칭은 없으나 '플레이어의 조작적 능숙함이 게임진행의 핵심이 되는 액션 게임'이라는 액션 게임의 서브장르를 사실상 최초로 정의한 게임이다.
물론 레벨이나 아이템의 도움을 받아가며 진행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능숙한 컨트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어떤 몬스터도 쉽게 이길 수 없도록 한 게임 디자인이 다른 액션 게임과의 가장 큰 구분점이다.[2]
기본적인 최소 동작을 제공하고 그 동작을 상황에 맞게 연계시켜 사용하여 최적의 공수효율을 추구해 나가는 과정이 이 같은 게임의 가장 큰 재미 요소. 그런 의미에서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봤을 때 액션 게임보다는 대전 격투 게임과 더 가깝게 맞닿아 있다.
게임세계관은 여타 북유럽 판타지 세계관의 무난한 응용으로 눈여겨 볼 만한 큰 특징은 없으며, 게임 스토리도 나름 캐릭터마다 10시간이 넘는 서사를 가졌음에도 그다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없다. 이 게임이 명작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건 오직 선구적인 게임시스템 덕분.
그래픽이 시대가 시대이기도 했고 기술력이 그렇게 대단한 편이 아니다보니 큰 감흥은 없겠지만 상당히 잔인한 편이다. 적들이 죽을 때마다 신체 절단 같은 게 빈번하다. 어느 부위를 막타로 공격했냐에 따라 목 혹은 팔다리가 잘려나간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신경쓴 연출이다. 막타 뿐만 아니라 시체를 칼로 난도질하면 신체 부위가 잘려나가는 고어함을 보여주며, 심지어 이런 잘린 신체 부위를 플레이어가 집어들고 던질 수 있다! 게다가 이런 고어한 연출은 적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도 해당되어 적에게 사망시 플레이어의 목이 뎅겅 날아가며 잘린 몸통에서 피를 분수처럼 뿜다 몸만 털썩 쓰러지기도 하며, 적의 공격에 상처를 입을 때마다 등짝이나 몸통, 얼굴에 흉터가 생기기도 한다. 본작의 최상급 난이도와 맞물린 사실상의 가장 큰 진입장벽이라 할 수 있다.
스테이지는 대부분 일직선의 형태로 되어 있지만 중간 중간 퍼즐 요소가 상당히 많이 있고, 일부 스테이지의 경우 숨겨진 곳에서 룬을 획득해야 하는데 깜빡하고 룬을 지나쳐 버리면 나중에 룬무기를 완성하기 위해 다시 와야 한다. 차오르는 용암에서 탈출한다던지 뒤에서 구르는 바위를 피하며 진행하거나 여러 함정들을 피해야 하는 등 툼레이더 같은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전투. 초반의 고블린 1마리를 상대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으며, 보스 몹들의 경우 위압이 느껴질 정도이다. 게다가 포션을 가진 적들도 있는데 이들도 자신들의 피가 닳으면 포션을 마셔버리며, 포션을 다 마시기 전에 처치하지 못하면 적의 피는 회복되고 이들이 드랍하는 포션도 못챙기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3. 캐릭터
플레이어블 캐릭터로는 야만전사, 드워프, 기사, 아마존 총 4개의 캐릭터가 있으며, 이들은 각각 고유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 야만전사 투카람 (Tukaram, a barbarian)
양손 대검, 양손 도끼를 사용하며 방패 블럭 대신 패링 사용가능하며, 회피는 기사보다 범위가 넓은 수평이동이다. 패링은 지속시간이 약 0.5초 정도밖에 안되므로 적의 공격을 방어하려면 정확한 타이밍에 눌러야 하므로 주로 사용하기엔 애로사항이 꽃피며, 무기 또한 내구도가 있어서 패링을 계속 하면 무기가 박살나버린다. 따라서 회피를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회피 무적시간도 짧아 모든 공격을 피하기는 어려우며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긴 리치를 이용해서 남자답게 선빵을 치는 것. 다만 큰 무기를 사용하는 만큼 선딜레이를 유념해야 한다. 일반 평타도 선딜레이가 길지만 무기고유기술의 선딜레이는 어마어마해서 적의 다음 동작을 예측하는 플레이가 요구된다.[3]
- 드워프 나글파르 (Naglfar, a dwarf)
한 손 도끼와 방패를 사용한다. 회피액션은 구르기이며, 구르기는 좀더 긴 무적시간과 이동거리를 제공해주지만 반대로 구르고 일어난 후 반격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린다. 드워프라 그런지 리치가 엄청나게 짧아 공격에 불리하며, 따라서 선빵보다는 공격을 먼저 유도한 후 방패로 가드해서 경직을 유도하거나 구르기로 옆을 잡는 플레이가 더 중요해진다. 깨알같이 점프 거리도 짧아 점프로 통과해야 하는 몇몇 스테이지에서 불리하다.
- 기사 사르곤 (Sargon, a knight)
한손검만 사용 가능하며 방패를 들 수 있다. 회피 액션은 빠른 수평 이동이다. 본작의 방패는 내구도가 종이짝처럼 빨리 부서지므로[4] 크게 유용하진 않지만 적들의 점프 공격 등 특수기술만 아니라면 몇 대는 버텨줄 수 있으며, 반대로 방패를 들고 있어서 먼저 공격하기 껄끄러운 인간 기사들에게 니가와 전법 구사가 가능해진다. 또한 방패는 한번에 3개까지 짊어지고 다닐 수 있다. 직업 특수기술의 종류가 가장 다양해서 여러 스킬을 골라쓰는 재미가 있다.[5]
- 아마존 조이 (Zoe, an amazon)
양손 창을 사용하며, 회피액션은 구르기이다. 이동 및 공격속도가 최상위권이며 창을 사용하여 리치도 긴데 선딜레이까지 짧아 초심자들에게 유리하다. 다만 직업특수기술의 종류가 적어 무기고유기술 외 직업특수기술을 섞어서 화려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 편이다. 패링을 사용가능하지만 구르기가 워낙 좋아 구르기 및 선빵 위주로 전투를 하게 될 것이다. 힘이 다소 약하다는 설정으로 벽에 매달려 올라가야 할 일이 있을 때 빨리 올라가지 못해 특정 스테이지에서 불리한 부분이 있다.
[1] 하지만 게임성이 유사한 것과는 별개로 소울 시리즈나 몬스터 헌터 같은 작품들은 본 작품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우연의 일치일 뿐. Blade of Darkness는 PC로만 나왔고 당시 일본은 PC 시장이 굉장히 열약했던 데다 북미 스타일, 시쳇말로 양키센스가 일본 게이머들에게 엄청나게 낯설고 이질적이였으며 덤으로 본 게임이 다소 잔인한 묘사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2] 게임에 익숙치 않은 유저는 심지어 고블린 한 마리와도 혈투 끝에 사망할 수 있는 게임. 액션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한 중급 게이머조차 오크와의 첫 조우에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 게임에서 오크는 그야말로 최하층 바닥계급 몬스터인데도.[3] 대신 도끼를 풍차처럼 휘둘러서 졸개 2~3명을 한방에 쓸어버리는 쾌감이 남다르다.[4] 방패가 부서질 경우 플레이어에게 큰 경직이 발생해 후속타를 맞게 된다.[5]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데미지가 높은 무기고유기술만 주구장창 쓰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