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앤 슬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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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앤 슬래시 게임의 대표작인 디아블로 3의 화면.
1. 개요
핵 앤 슬래시(Hack and Slash)는 롤플레잉 게임(RPG, Role Playing Game)의 하위 장르 중 하나다. 스토리 진행의 비중이 낮고 오직 다수의 적들과 싸우는 전투를 메인 컨텐츠로 내세우는 ‘쿼터뷰(Quarter View)' 시점의 장르를 말한다. 액션 RPG(Action RPG)와 비슷해보이지만, 액션 RPG는 3D가 일반적인 반면, 핵 앤 슬래시는 쿼터뷰다.
HACK & SLASH(자르고 베기)라는 단어 자체는 TRPG에서 유래되었다. '자르고 벤다'라는 문자 그대로 게임 내 전투 시스템이 극단적으로 간소화되어 전투가 오로지 마우스를 이용한 포인트 클릭을 통한 지정 목표 공격/이펙트 회피가 전부이며, 그외의 모든 조작이 이를 한정적으로 보조하는 역할 밖에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 쓰인다. 말로는 어렵지만, 간단히 말해서 디아블로 시리즈나, 리니지 같은 스타일의 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이르는 말이다.
다만 현재 소위 말하는 핵 앤 슬래시는 로그라이크적인 요소를 지닌 게임들을 뭉뚱그려 가리킬 때 주로 쓰이기도 한다. 그렇게 된 연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래 항목에서 처럼 디아블로와 같은 대표적인 핵 앤 슬래시 게임이 로그라이크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로그라이크 게임의 시스템적 기반 위에서 유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 상세
원래 이 용어 자체는 별로 좋은 뜻이 아니었다. 던전 앤 드래곤 TRPG 플레이어 중에서는 캠페인 그런거 싹 다 무시하고 던전 들어가서 몬스터를 주구장창 죽이고 또 죽이고 또또 죽이기만 하는 유저들이 있었는데, 이런 플레이어들을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이라고 부르던 게 시작. 1980년 D&D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 "드래곤 매거진"에 쓰인 표현이 처음으로 여기에는 이런 핵 앤 슬래쉬 유저들을 꼬집는 글이 있었는데 그 부분만 요약하면...
…이렇다. 캠페인 내용을 무시하고 그냥 던전에 처박혀서 몹잡고 사냥하고 아이템 줍는건 올바른 게임방식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다. TRPG 자체가 여러사람이 둘러앉아 함께 이야기하면서 하는 게임이니까 그냥 핵 앤 슬래시만 하는 건 다른 사람들까지 무시해버리는 처사인 셈이다.D&D와 AD&D에는 단순히 '''자르고 베는'''(Hack and Slash) 것 이상으로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음모도 있고, 미스테리도 있고, 남녀의 로맨스도 있으니까, 캠페인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게 좋겠죠.[원문]
그러나 스토리텔링, 전략과 전술, 유저 간 소통 등 전투를 제외하고도 무수히 많은 즐길 거리가 룰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제공되는 TRPG와 달리, 이를 구현하기 어려운 PC나 콘솔에서 출시되는 RPG업계에서는 여명기부터 유사한 스타일의 게임들이 꾸준히 존재해왔다. 그러다가 점차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RPG 장르의 세분화가 이뤄졌고, 발더스 게이트나 폴아웃의 예처럼 일부나마 복잡한 TRPG 시스템의 일부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거나, 턴제 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마치 장기를 두는 듯 전술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CRPG 게임의 시스템은 나날이 복잡해져 갔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복잡하고 귀찮은 것들을 생략하거나, 스펙 올리기나 아이템 수집과 같은 야리코미 요소와 생각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전투 시스템에 대한 동경과 수요를 충족시키는 게임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로그라이크인데, 이 게임은 현재 우리가 즐기는 핵 앤 슬래시의 기반이 되는 많은 근본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아예 로그라이크'''류'''로 따로 분류될 정도로 특징적인 부분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심지어 베를린 해석의 경우, 로그라이크의 중요한 요소로 핵 앤 슬래시가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자세한 것은 로그라이크 항목을 참조할 것.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게임들을 모태로 삼아, 현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의 붐을 일으킨 것이 바로 블리자드다. 그들이 내놓은 대망의 작품 디아블로(게임)의 폭발적인 인기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온통 칙칙하고 어두운 그래픽과 우울한 음악, 딸랑 던전 하나가 전부인 이 게임은 소위 말하는 1,2,3,4와 마우스 만을 이용한 극도로 직관적이면서도, 단순한 전투 시스템을 선보임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RPG판 갤러그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마우스를 통한 쾌적한 컨트롤, 적절한 사운드와 그래픽 이펙트의 활용과 로그라이크의 여러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켜 자신만의 개성적인 캐릭터 육성에 대한 욕구와 야리코미 플레이, 쉽고 편한 전투 시스템에 대한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킨 이 게임은 새로운 전범으로 자리잡았고, 곧 무수한 카피들을 만들어내었다.
특히 그래픽과 사운드, 파고들기 요소와 간소화된 전투 시스템을 적절히 짜집기하면 지루하고 단순한 게임도 재밌어질 수 있다는 이 단순한 아이디어는 MMORPG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혼자 하면 질릴 수 있는 단순한 반복 플레이도 유저 간의 경쟁과 비교 속에서는 '노동'이 아니라 '놀이'로서 기능 한다는 사실은 로그라이크류 게임들이 이미 증명한 바 있지만, 발전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와 결합, 특히 그래픽과 사운드, 결정적으로 멀티플레이 시스템의 획기전인 발전이 이를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게끔 만든 것이다. 특히 이는 블리자드가 출시된 미국과, PC방과 단단한 인터넷망을 갖춘 한국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리니지는 사실상 넷핵이 아니었으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했을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현재도 어느 정도는 리니지가 드리운 그림자 밑에 있는 한국 MMORPG 시장에 미친 영향이 어마어마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핵 앤 슬래시의 범람은 그래픽만 조금 다를 뿐, 너무나 단순하고 지겨운 게임들의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았고, 현재 들어서 MMORPG에서 '순수한' 핵 앤 슬래시 타이틀의 유행은 다소 시들해진 상황이다. 특히 핵 앤 슬래시 타이틀로 유행을 선도했던 블리자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새로운 전범을 내놓음으로서, '''전투는 컨트롤과 공략'''이라는 공식으로 업계를 이끌고 있으며, 로그라이크류의 요소는 일부 가져오면서 핵 앤 슬래시와는 선을 긋는 여러 종류의 MMORPG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1] 현재는 패스 오브 엑자일의 예처럼 중소게임사나 인디 게임 제작자들처럼 적은 개발비와 다소 열악한 제작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혹은 옛 향수를 자극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한국의 경우처럼 웹브라우저와 스마트폰의 발전 덕에 모바일 게임이나, 웹게임에서는 이런 종류의 핵 앤 슬래시 시스템과 오토가 결합된 변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다.
3. 나무위키에 등재된 게임 목록
나무위키에 문서가 만들어져 있는 게임들만, 가나다순으로 기재한다.
3.1. PC, 콘솔 게임
- 디아블로 시리즈
- 매지카 시리즈
- 뮤 온라인
-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 반 헬싱의 놀라운 모험 시리즈
- 빅터 브랜
- Hammerwatch
- 타이탄 퀘스트
- 토치라이트 시리즈
- 패스 오브 엑자일
- Grim Dawn
- Heart & Slash
- Hero Siege
- Hades(게임)
- 로스트아크[2]
- 다크사이더스 제네시스
- 카타나 제로
3.2. 모바일 게임
[원문] There is great potential for more than hacking and slashing in D&D or AD&D; there is the possibility of intrigue, mystery and romance involving both sexes, to the benefit of all characters in a campaign. - Dragon Magazine #39 (16 page) [1] FPS와 TPS와의 결합은 데스티니(게임)와 워프레임을 통해 성과를 드러냈고, 그 외에 MORPG로 분류되는 여러 게임 타이틀이 출시되는 한국의 경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2] 개발진들이 핵앤슬래시를 표방했으므로 기재. 다만 로스트아크는 전투가 가볍지도 않으며 보스들은 치밀한 공략을 요하는등, 일반적인 핵앤슬래시보단 오히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가까운 정통 RPG다. 핵앤슬래시 특유의 물량전은 제한적인 컨텐츠에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