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

 

公共財 public goods
1. 개요
2. 상세
3. 예시
4. 문제점
5. 여담
6. 관련 문서


1. 개요


경제학에서 공공재란 '''비경합적(nonrivalrous)이며 비배제적(nonexcludable)인 재화 또는 용역(서비스)'''을 이른다. 미국의 신케인즈학파 경제학자인 사무엘슨(P. Samuelson)이 체계적으로 제창하였다.

2. 상세


'''비경합성'''은 재화·서비스의 소비 과정에서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한 사람이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소비분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넉넉한 상품이다. '''비배제성'''은 재화·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을 소비 활동에서 배제할 수 없는 특징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입장료를 받는 공원이나 유적지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날이 아닌 한 사람이 경쟁적으로 몰려드는 일이 없다. 따라서 이들은 경합적이지 않은 재화이다. 그러나 이들은 공짜로 이용할 수는 없으며 입장료를 내지 않은 사람은 소비에서 배제된다. 이렇게 비경합적이지만 배제성이 있는 재화는 '''사유재''' 또는 '''사적 재화'''(private goods)라고 한다. 반면에 비배제적이지만 경합적인 재화는 '''비순수공공재''' 또는 '''준공공재'''(quasi-public goods)라고 한다. 국도의 경우에는 누구나 차만 몰면 국도 위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지만, 좁고 붐비는 국도는 이용자들 간에 경합이 붙는다. 국가나 지자체의 돈으로 운영하는 등대의 경우에는 해당 등대에 대한 대가를 치루지 않더라도 모든 배가 그 효익을 소비할 수 있으며, 배들 사이에 등대 빛에 대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등대는 공공재이다.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은 시간, 지역, 경제적 상황 및 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도로, 철도, 교량, 항만, 수도, 전기, 의료 보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세금으로 운영, 관리되는 한적한 도로는 공공재이다. 하지만 도로의 교통량이 늘어나면 이용자들 간에 경합성이 생기며, 반대로 도로가 민영화되면 배제성이 생긴다.

3. 예시


대표적인 공공재로는 국방 서비스, 치안 서비스, 초등 교육서비스, 기초학문 연구서비스[1],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등이 있다. 단, 재화·서비스의 공급방식의 발전이나 가격(비용)부과방식의 정교한 설계, 기술의 진보 등으로 공공재의 성격을 점차 벗어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치안 서비스로, 사설 보안관이나 X콤 같은 사설 치안업체가 대표적인 사례. 도로의 경우도 고속도로처럼 톨게이트를 세우고 요금을 징수하는 경우는 배제불가능성이 깨진다. IoT 등 기술의 발달로 일반 도로에도 센서를 통해 주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도로사용료를 징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공재와 연관된 개념으로 정보재(information goods)가 있다. 정보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디지털 음원 등으로 정보로 이루어진 재화를 뜻한다. 정보는 복사를 하는 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기존 재화를 복사해서 사용하면 다른 사람의 소비를 방해하지 않고 자기도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경합성이 존재한다. 만약 다른 제한이 없다면 사람들이 정보재를 복사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비배제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선 정보재를 공급하는 사람이 수입을 거둘 수가 없게 되고 결국 시장에 재화가 공급될 수 없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지적재산권을 통하여 허가받지 않은 복사를 불법화함으로써 정보재에 강제적으로 배제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재의 비경합성 특성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지나친 저작권 보호가 사회 전체의 효용을 떨어뜨린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음악에 사용료를 부과하는 대신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복사를 해서 맘껏 듣게 한다면, 음악의 공급자로부터 소비자로 수입이 이전되는 효과 뿐 아니라 (이 효과만 있다면 제로섬일 것이다) 음악의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늘어난 소비만큼 공급자와 소비자의 효용을 합한 사회의 효용은 증가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창작자들은 창작 동기를 잃어버리고 세상에 들을 만한 음악의 수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저작권의 보호는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가 적절한 보호이고 댓가일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예를 들어 죽은지 수십년이 지난 작가의 저작권료를 유족에게 계속 지급하는 건 과도하지 않은가? 과도한 지적재산권 보호가 독점기업의 지나친 이윤이나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격차 유지에 봉사하고 있지는 않은가? 정부가 공공재를 공급하듯 정보재도 공급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을까?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논문 등 학술지식의 공유 운동 등은 저작권에 의한 재산권 보호와 다른 관점에서 정보재 이슈를 바라본다. 창작자들의 창작 동기와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면서 정보재의 공유를 통한 사회적 효용의 최대화를 위한 방안들이 필요할 것이다.

4. 문제점


이러한 특징 때문에 공공재 생산에는 반드시 '''무임승차자의 문제'''(free-rider problem)가 결부된다. 즉, 생산을 시장에 맡겨 두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고 편익만 누리려는 소비자들의 이기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행동 때문에 적정수준의 공공재가 생산되지 않는다.[2] 따라서 원칙적으로 공공재는 정부에서 적정량을 생산/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에 대한 재원조달은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한가지 측면에서 무임승차자를 막는 일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한적한 무상 국도가 있다. 한적하므로 비경합적이라 보고, 무상도로이므로 비배제적이라 본다. 그런데 이 문서 상단을 읽은 어떤 관리자가 무임승차자를 제거하기 위해 한적한 무상 국도를 유상으로 전환하기 위해 도로 이용자들에게 설문을 돌린다. 기존에 그 도로를 달리던 100명의 이용자 그룹 A는 통행료가 없다면 도로를 이용하겠지만, 통행료를 낼 바에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도로를 떠난다. 100명의 이용자 그룹 B는 통행료를 내며 이용하겠다고 하고 도로를 달린다. 이 경우에 관리자는 이 국도를 내버려 두어야 할까? 혹은 유상으로 전환해야 할까?
이 겅우 이용자의 효용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관리자는 통행료를 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다른 조건이 없다고 가정할 때 통행료가 없을 때 A와 B는 같은 효용을 누리지만, 통행료가 발생할 때 A의 효용은 사라지고 B의 효용은 통행료를 차감한 분량만큼으로 감소한다. 즉 사회 전체의 효용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민자도로와 같이 통행료를 조건으로 민간 사업자의 수익 모델을 보장해주면서 없던 도로를 새로 만드는 경우가 아닌 한, 도로를 유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국방 서비스는 어떨까? 편의상 경제 안에 국방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개인은 두 명 뿐이라고 가정한다. 한 사람 이상 국방 의무를 수행하더라도 국방의 편익은 둘 모두 누리고, 아무도 국방 의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편익은 없다. 한편 국방 의무 수행자는 다른 일을 할 때의 소득을 기회비용으로서 부담한다고 한다. 두 명의 비용-편익 구조는 같다고 가정한다. 이제 이 문서 상단을 읽은 국방부 장관은 국방 서비스에서 무임승차자를 제거하려고 한다. 즉 배제성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까?
다른 조건이 없을 때 비배제성을 배제성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시에 국방 의무를 이행한 사람만(비용을 부담한 사람만) 지켜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편익이 아닌 비용 구조를 조정하여 모두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모두가 국방 서비스를 누리는 정책을 짤 수는 있다. 이를테면 국방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자에게 과세를 한다던지, 형사상, 행정적 불이익을 주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2명의 개인은 동일한 비용-편익 구조를 가정할 때 모두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때의 비용을 편익보다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은 과세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국방의 의무를 기피한다. (예를 들면 이런 사람들. 반대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때의 비용이 편익보다 더 작은 사람들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3]
따라서 고전적인 행정학에서는 이러한 논리로 시장이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공공재의 공급을 정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로 설명한다.

5. 여담


케스파에서 스타크래프트를 가지고 공공재 드립을 쳐서 이 단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건 저작권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 주장이었다.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는 사유재(私有財, private goods)를 느닷없이 공공재라고 주장할 근거는 부족해 보인다.[4]
연관된 개념으로 '''클럽재'''(요금재, club goods)가 있다. 클럽재는 공공재처럼 비경합성이 있지만 무임승차자의 사용을 막을 수 있는 재화이다.위키피디아 참고 스타크래프트 방송은 클럽재의 예이다. 왜냐하면 경합성 재화가 아니고,[5] 그렇다고 지상파처럼 누구나 다 공짜로 소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독료를 내는 사람만 볼 수 있는 유료 방송이기 때문이다.[6] 톨게이트를 설치하여 요금을 받는 유료고속도로도 클럽재의 또다른 예이다. 클럽재의 경우 비경합성 때문에 가격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 효용을 최대화하지만 비배제성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자가 자기한테 최대로 유리한 가격을 부과하여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제임스 뷰캐넌은 완전한 비경합성과 완전한 경합성 중간에 다양한 정도의 부분적인 경합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클럽 이론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예가 헬스클럽이다. 헬스클럽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소비를 어느 정도 방해하지만 완전하게 방해하지는 않는다. 다섯 사람이 운동하고 있는데 여섯 번째 사람이 끼어들어가 운동을 못할 이유는 없지만, 헬스클럽이 붐비면 원하는 기구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방해를 받게 된다.
또다른 한 예가 유료고속도로의 예이다. 내가 고속도로를 사용한다고 해서 다른 한 사람이 고속도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7] 차가 전혀 막히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사람의 고속도로 사용을 하나도 방해하지 않으면서 고속도로 이용을 통한 효용을 거둘 것이고. 이 경우는 완전한 비경합성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중간이다. 즉 고속도로는 어느 정도 혼잡할 것이고 나의 고속도로 이용은 다른 사람의 이용을 어느 정도 방해할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고속도로 이용에 아무 요금도 부과하지 않는 것보다 적절한 요금을 부과하여 고속도로 이용에서 얻는 효용이 적은 사람들은 배제를 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이 더 원활하게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최적일 것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요금이 적당할까? 사유재에 대한 가격처럼 자유로운 시장에서 수요-공급 원리에 의해 정해지는 것보다는 낮지만 공짜는 아닌 어느 지점일 것이다. 뷰캐넌의 이론은 이러한 논리 하에서 클럽재의 적절한 가격 도출을 모형화한 이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뷰캐넌의 이론의 한 가지 함의는 흔히 공공재로 여겨왔던 재화들도 현실적으로는 완전한 공공재가 아니라 클럽재이며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더 공공의 효용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민영화를 옹호하는 논리가 될 수는 없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클럽재의 최적 가격은 공짜는 아니더라도 자유로운 수요-공급 원리에 의해 정해지는 가격보다는 낮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개입이 정당화된다.
뷰캐넌의 이론은 예를 들어 지하철공사가 적자를 보더라도 요금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어떤 재화이든 부분적으로라도 비경합성이 존재하는 경우엔 규제가 어느 정도 당위성을 가질 여지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모든 민영화에 반드시 가격규제가 뒤따르는 것은 (놀랍게도) 미국식 접근방법이다. (예를 들어 민자고속도로처럼 운영은 민간회사가 하고 정부는 가격을 통제하되 손실분을 보전해주는 방식). 뿐만 아니라 기업은 갈기갈기 찢겨진다. 수직적 계열로만이 아니고 수평적으로도. 이런저런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 선진국이 아니다.
가격규제를 통한 클럽재 공급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으나 여기에는 상당한 이론적/현실적 문제점[8]이 따른다.
결론적으로 공공재와 클럽재의 공급은 완전자유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안이 무엇인가인데, 여기에서 공공재를 공급하는 정부의 역할과 민영화를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게 된다.

6. 관련 문서




[1] 예컨대 공학계열에서 고안한 특허권이나 실용신안권은 관련 법규에 의하여 독점적인 이익을 보장받지만, 그 기술의 밑바탕이 되는 수학이나 물리학, 화학 논문은 아주 낮은 수준의 저널 이용료만 내면 손쉽게 열람할 수 있다. 게다가 논문의 저자들이 그걸로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고등교육을 전면적으로 시장에 맡겨 두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의 지식생산은 사회적 적정수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정당화된다. 사실 정부가 굳이 국립대학교에 국고지원을 하는 정당성도 원래는 여기에 있다.[2] 이 상황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수요량을 정직하게 표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10만큼의 공공재 생산을 원하는 소비자라도, 막상 정부 당국자 등 누군가가 "당신이 비용(세금)을 부담할 용의가 있는 공공재 생산수준은 얼마입니까?"라고 묻는다면 10보다 적은 양(극단적으로는 0)을 대답함으로써, 비용(세금) 부담은 회피하고 남에게 묻어가려는 시도를 할 확률이 높다. (여론조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답변한 결과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전제할 때의 이야기이다.) 결국 모든 소비자들이 이러한 생각으로 행동한다면 공공재 생산수준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생산수준보다 적은 양(극단적으로는 0)이 된다.[3] 이 문제는 국방 서비스의 소형화인 치안 서비스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미국이 대표적인데, 주정부 예산과 세수부족으로 경찰 인력의 양과 질이 갈수록 떨어지다보면 어느순간 치안도 부익부빈익빈이 생긴다. 빈민 거주구역에 치안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이를 중심으로 범죄집단의 영향력이 커지고 같은 도시내에서도 번화가와 슬럼가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진다.[4] 사실 그 주장은 공공재라기보다는 가치재(merit goods)의 의미였을 것으로 보인다. 가치재는 사회적으로 혹은 국가적으로 소비나 생산이 장려될 만한 재화를 말한다. 예컨대 교육, 예방접종의료행위가 있다. 가치재는 원래 경합성, 배제성 여부와는 관계없는 별개의 개념으로 출발했지만, 가부장적 설정을 제외하면 긍정적 외부성과 동의어나 마찬가지. 그리고 외부성은 경합성은 어느 정도 있으되 배제성은 없다. 아무튼 스타크래프트가 과소소비되고 있고 그래서 이를 널리 장려할 이유는 도통 찾을 수 없다.[5] 그 방송을 내가 본다고 다른 누군가가 그 방송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고로 경합성이 없다.[6]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면 볼 수 없기에 배제성이 있다.[7] 내가 소비한 것과 같은 양만큼 다른 사람의 소비가 줄어드는 경우가 완전한 경합성이다.[8] 규제가격 산정도 문제려니와 캘리포니아 정전사태를 한번 생각해보라. 이 경우는 비록 불완전한 경합성은 아니지만...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