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
1. 개요
寬容, tolerance[1]
관대하게 포용한다는 뜻의 한자어.
2. 상세
좁은 뜻으로는 남의 허물을 너그러이 용서하는 것을 뜻하고 넓게는 자신과 다른 특성을 가진 사람의 인격권과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통용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미덕 중에 하나이다.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 의견을 주장할 권리를 박해 받는다면 함께 싸울 것입니다.
- 에블린 홀, 볼테르와 친구들 中
주의할 점은, 좁은 뜻에서 관용이란 '죄를 합리화하여 없던 일로 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저지른 사람이 죗값을 치루고 반성하여 개과천선하면 증오를 거두고 새출발할 수 있도록 용서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사람이 죄를 지었음에 따라 치뤄야 할 법적, 도덕적 문책까지 사하는 것은 아니다. 관용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며 참된 반성과 함께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져야 할 책임을 다하는 사람일 것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죄와 사람을 일치시켜 악인으로 낙인을 찍고 평생동안 증오하지 말고, 죄가 사람에게서 떨어져나가면 사람에게서 증오를 거두라는 의미이다. 인간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이러저러한 잘못을 저지르며 성장하기 때문에 발호하는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반대의 격언으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있다.
관련된 주제로 '불관용에 대한 관용'이 있다. 관용을 부정하는 것도 관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사상도 허용되는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교리를 가진 종교에게도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하는가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체로 사상은 자유, 행동은 제재하는 편이다.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사상은 허용되지만 실제로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도 믿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금지되는 식이다.
3. 톨레랑스?
프랑스어인 톨레랑스라는 말이 유명하다. 그러나 사실 프랑스 사회는 종교 등에 있어서는 관용적인 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선 톨레랑스로 유명해진 볼테르는 정작 왕당파나 종교 사상에 대해 격렬하게 비난했으며 특히 가톨릭과 이슬람은 저주에 가까울 정도로 비난했다. 무슬림들이 질색하는 무함마드에 대해 남긴 저주와 비난만도 책 한권은 나온다. 톨레랑스가 통용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계몽주의적 사고에 따른 "합리적인 의견"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근세의 이성에 따른 합리성을 가진 이야기일때일 뿐이다. 프랑스에서 무슬림 관련 탄압 논란이 일어날 때 "톨레랑스의 나라에서 무슨 짓이냐"는 비판이 나올 때가 있는데, 프랑스의 톨레랑스 정신에는 종교를 포함하지 않는다.
톨레랑스가 유명한 이유는 프랑스의 현실보다는 철학 문제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독일 사상가들이 나치 협력 혐의로 몰락하고 볼테르 - 들뢰즈 - 지젝등 프랑스 철학계가 대륙철학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포스트 모더니즘을 이끄는 문화상대주의자이라 이 사람들 말이 인기를 얻게 되었다.
한국에서 톨레랑스라는 말이 유명해진 건 홍세화의 저서를 통해서이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자가 아닌 무역회사 직원이었기 때문에 혁명정신에 포함된 개념을 왕정시대에도 통용될 "봐준다" 식 관용 정도로 이해했다. 톨레랑스라는 개념은 계몽주의에 반하는 종교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가혹한 법률을 집행하는 국가이며 프랑스의 교정기관은 재소자들에게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그 외 공권력에 대항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하다. 중세때부터 중앙집권이 강한 국가였고 국가주의가 만연해 좌파마저도 국가주의에 매몰되어 있기도 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할정도로 애국주의가 강하다.
4. 관련 문서
[1] 영어식 발음은 '톨러런스', '프랑스어식 발음은 '''톨레랑스'''이다. 후자(정확히 말하면 프랑스에서 쓰이는 '톨레랑스'의 함축적 의미)는 홍세화에 의해 유명해진 면도 없지 않다. 'Tolerance'라는 단어는 약리학에서는 내성을, 설계에서는 공차를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