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耐性 / Tolerance
1. 개요
어려움에 견디는 성질. 또는 병원균이나 체세포 따위가 어떤 약품에 대하여 나타내는 저항성의 한 가지이다. '''약물저항'''이라고도 한다.
2. 상세
병원균의 항생제 내성은 전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한국에서 특히 심각하다.'''[1][2]
그래서 보통 내성이 생기는 걸 막는답시고 항생제를 처방받은 것보다 적게 먹거나 복용을 중간에 중단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항생제를 먹다가 중단할 경우 체내의 병원균 중 항생제 내성을 갖고 있던 병원균의 빈도를 매우 크게 증가시킨다. 이럴 경우 잘못하면 만성질환으로 발전[3] 해 더 크게 고생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까 이왕 항생제를 써야 한다면 일단 의사에게 처방을 정확히 받고, 몸 안의 병원균 놈들을 한 놈도 남김없이 모조리 다 죽인다는 비장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꾸준하게 복용해야 한다. 그러니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은 중간에 버리거나 남기지 말고 '''확실하게''' 다 먹자. 만약 약을 중도에 그만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할 것.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인체에는 체세포 수의 10배가 넘는 숫자의 상재균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외용시 주의하지 않으면 이 세균들 중 항생제 내성을 획득한 세균이 우세해진다. 문제는 세균감염 질환이 일어났을 때, 이런 상재균들이 자신의 항생제 내성유전자를 외래 세균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4] 결국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상주세균의 빈도가 높은 사람은 다른 비내성 세균에 감염되어도 결국 내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미생물 학계에서는 항생제의 오용과 남용이 미생물 집단의 항생제 내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논의되었으며 그 항생제 내성의 진화속도는 매우 빠른 적응 및 진화 정도로 판단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공 항생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천연 동굴에서 발견된 일부 박테리아에서 현대의 많은 항생제 종에 대해 저항성을 가진것을 보였다.''' 이는 자연계에 이미 존재하는 메카니즘에서 비롯한 항생제 역시 사람들의 발견 이전에 이미 박테리아의 상호 견제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항생제의 과다 사용은 항생제로 인한 생존 경쟁에서 '''기존의 유전자가 변이되어 생기는 내성'''과 '''고대부터 잠재되어있던 내성''' 유전자가 다른 세균에 전래되어 그 내성이 퍼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잠재적인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퍼지는 현상도 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해충학에서의 내성이란 해충에 대한 식물의 내충성[5] 중 한 가지로, 재배환경과 관련되어 있다. 식물이 해충 피해에 대해 회복이나 저항 능력을 보이는 경우로, 식물의 자체적인 보상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계절적인 회피 등과 연관될 수 있다. 시비 및 관수 등의 재배관리를 적절히 하면 식물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 해충에 대한 저항이나 보상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내충성의 강화라고 부른다. 내성 품종을 재배하는 경우 해충의 초기 정착 밀도 및 생존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경제적 피해수준을 높이는 결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약제 살포를 아낄 수 있다.
2014년, 영국의 항생제대책위원회에서는 지금의 추세로 항생제 내성이 퍼질 경우 2050년 경에는 1년에 천만 명의 사람이 슈퍼박테리아에 사망하고 제왕절개나 장기이식 같은 시술이 어려워져서 의료 수준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경도상위원회에서는 인류의 새로운 6대 난제 중 하나로 항생제 내성 문제를 제시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1000만 파운드의 상금을 주기로 하였다. 그 타개책 중 하나로, '''박테리오파지'''가 주목받기도 했다.
항생제 내성은 생명공학 연구에도 사용된다. 예컨대 어떤 특정한 세균에게 특정한 방식의 벡터[6] 가 유효하게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간편한 방법으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벡터에 담아서 주입한 뒤, 그 세균이 항생제 안에서 잘 번식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이런 용도로 쓰이는 항생제들은 이미 내성이 일반화되어 임상적으로 거의 쓰이지 않는 것들이다.
꼭 항생제만 내성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다이어트약을 오랫동안 먹은 사람들도 약 내성 때문에 점점 약발이 나오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017년 6월 19일 국내 KAIST 연구진과 덴마크공대의 공동연구로 '''박테리아 간의 '섹스' 때문에 내성이 생긴다'''는 결과를 내놓았다.[7]
[1] 대표적인 사례가 MRSA이고, 이것마저 넘어선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있다. 만약 새로운 항생물질이 개발되기 전에 전염성과 치사성 높은 놈이 먼저 나와서 아웃브레이킹해버리면 전염병 주식회사 실사판을 찍을 수도 있다.[2] 실제로 일어날 일은 희박한데, 내성이 강해질수록 DNA 복잡도가 증가해 전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모든 항생제 내성을 갖춘 슈퍼박테리아의 경우 중환자실에서는 위협적인 반면 항생제를 쓸 일이 적은 바깥에서는 한정된 스탯을 쓸데없는 곳에 낭비한 셈이 되어 다른 균들에게 밀려 도태된다.[3] 예를 들면 결핵균 같은 경우, 6개월간 꾸준히 항결핵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내성결핵 직행이다.[4] 세균은 세포분열을 통한 무성생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스미드와 같은 벡터를 사용해서 서로간에 유전자를 주고받는 일종의 유성생식을 한다.[5] 농업 해충에 대한 식물의 방어능력을 가진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를 보유한 식물을 내충성 식물이라고 한다.[6] 세균에게 유전자를 집어넣는 방식의 총칭. 바이러스나 플라스미드도 벡터의 일종이다. 물리학이나 선형대수학에서 말하는 벡터와는 다른 개념이다.[7] 다만 이는 세균간 형질 도입 기전인 접합을 알기 쉽게 표현하기 위해 섹스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뿐 정말로 세균이 섹스를 통해 내성을 얻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