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시테

 


1. 개요
2. 일반적인 세속주의와의 차이
3. 역사
3.2. 19세기
3.3. 이슬람과의 문화전쟁
4. 톨레랑스와의 관계 및 비판
5. 같이 보기


1. 개요


laïcité
프랑스세속주의, 정교분리 사상을 일컫는 표현이다. 에르도안 집권 이전 과거 터키케말 파샤식 세속주의도 여기에 속한다.
가끔 '전투적 세속주의'로 칭하기도 하는데 사실 유의어이다.
어원은 프랑스어로 '민중의'를 의미하는 laïc에에 명사형 접미사 ité를 결합한 것으로 교권주의에 대항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2. 일반적인 세속주의와의 차이


일반적인 세속주의는 종교와 국가 기관을 분리하는 데에서 그칠 뿐, 종교정당의 활동이나 사회문화적인 종교 활동에 대해서는 자유로 둔다. 그러나 라이시테는 정치나 사회활동 내부의 비세속적인 활동이나 움직임에 대해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규제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공식적 공간이나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종교적 복장이나 포교 활동을 제한하기도 하며, 종교를 내건 정당이 활동할 수 없다.

3. 역사



3.1. 프랑스 혁명기


혁명 전의 볼테르 등에 의해 퍼진 이신론 등의 영향을 받은 이 사상은 계몽주의적으로 해석하여 절대진리 정도로 해석하였고 그외 전통 전례 교단 같은 것들은 미신으로 격하하였다. 역설적이게도 프랑스는 중세기 극히 종교적인 국가였고 가톨릭을 지지하는 앙시앵 레짐위그노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 형태로 수많은 학살과 개종강요가 판치는 국가였는데 이같은 점과 연계하여 가톨릭을 미신으로 격하하는 해석은 혁명가들 사이에서 크게 환영받았다.
이에 따라 혁명 이후 종교적인 열정을 담아 가톨릭을 박해하며 역으로 학살을 시작했다. 혁명정부는 미사 금지령을 내리고 신부들을 단두대로 보냈다. 이에 가톨릭계는 크게 반발했고 지방 농민들을 선동하여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 움직임에 파리 지방을 제외한 모든 지방이 합류하기도 하였지만 혁명정부는 모든 반란을 잔혹하게 진압하였다. 진압 이후에도 많은 수를 처형했는데 특히 방데 전쟁에서는 살아있는 자가 아무도 없게 할 것이며 건물들도 모조리 불태우라는 명령까지 내려져서 집단적인 민간인 학살이 이루어졌다.
이같은 극단적인 명령이 모든 곳에서 이행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실행에 옮겨진 곳도 많았으며 나폴레옹이 점령한 툴롱 항구의 반란 같은 경우 상당히 충실하게 말살과 파괴 명령이 이루어졌기에 나폴레옹이 혁명에 회의를 품는 시발점이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되기도 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나폴레옹은 충실한 혁명가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통령정부를 세운 나폴레옹의 집권 초기에도 이러한 기조는 변함없었고 나폴레옹이 황제가 될 때 서구 사회에서 황제라는 자리에 직접적으로 권위를 줄 수 있는 "교황" "로마" 이 두 권위를 위해 미사금지령을 풀면서 교황과 화해하여, 프랑스 정부의 강경한 세속주의는 다소 완화된다.

3.2. 19세기


나폴레옹의 몰락과 짧은 부르봉 왕조 복권 시기, 나폴레옹 3세 시기 이후 프랑스 공화국이 부활하면서 이 혁명정신은 다시 강하게 타오른다. 이 같은 와중에 교회나 수도원에 대한 폭력과 방화사건이 이어지자 프랑스 공화국은 중재하는 척 하면서 프랑스 안의 모든 가톨릭 교회를 문화재로서 국유화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가톨릭계와 교황청은 반발하였으나, 프랑스 제3공화국 정부는 모두 무시하고 몰수한 뒤 종교 색채를 최대한 지우고 예배할 때만 한시적으로 가톨릭에 임대한다는 식의 처분을 내렸다. 가톨릭계 학교들도 모두 국유화하였으며 커리큘럼에서 종교색을 띄는 것을 금지하였고 교직에 있던 수녀와 신부를 추방했으며 공공장소에서 십자가를 내거는 것까지 금지하였다. '''이게 프랑스 혁명 당시에 있던 일이 아니라 1940년대의 일이다.'''
그리고 1946년에 세워진 프랑스 제4공화국프랑스 헌법 1조에 스스로를 비종교적(laïque) 국가로 규정하여 라이시테를 국가 원칙으로 확립한다. 이 조항은 현재에도 변하지 않은 채 내려오고 있다.

3.3. 이슬람과의 문화전쟁


1950년대부터 프랑스에 무슬림 이민자들이 많아지면서 라이시테는 새로운 논쟁을 유발했다. 프랑스 공화정의 눈에 종교는 앙시앵 레짐과 연계된 부패한 미신쟁이들에 불과했으므로 이슬람도 가톨릭과 똑같이 처분하려 하고 있는데 무슬림들이 극렬히 반발하면서 거의 문화적 전쟁에 가까운 상황이 되어 버렸다.
현재 프랑스는 유럽과 이슬람의 문화 전쟁에서 유럽측의 최선봉이자 메인탱커가 되었다. 부르키니, 히잡 금지령처럼 사회적 소수자 탄압이라고 보일 수 있는 정책을 유럽에서 가장 먼저 도입하고 엄청나게 두들겨 맞아도 끝까지 유지한다. 그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도 눈치보며 슬그머니 따라하는 식이다. 극단주의 모스크에 대한 폐쇄 처분도 프랑스가 가장 먼저 시작하였고 그 이후 눈치보던 오스트리아가 뒤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모스크도 국유화하고 이맘들도 시험봐서 국가가 임명하며 모든 종단을 국가가 관리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는 가톨릭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는 처분을 이슬람에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그런데 수백년 된 교회와 달리 지은 지 얼마 안 된 모스크를 문화재라고 몰수할 만한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니며 가톨릭 같은 주교서임권이 존재하지 않는 이슬람에 대해 성직자를 타인이 임명한다는 처분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로 자신들의 교리에 어긋난다며 이슬람계는 경악하고 있다.
오늘날 프랑스에서는 라이시테와 관련해서 무슬림들에게 새로운 규제를 하면 교황이 한마디씩 무슬림들을 거드는데 가톨릭이 프랑스에 가지고 있는 악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자국민의 90%가 가톨릭이던 시절에 프랑스 혁명정부는 미사금지령 내리고 미사하면 단두대에 보냈고, 가톨릭이 60%이던 시절에 프랑스 제3공화국 정부는 교회를 국유화하고 교회에 방화했다. 현재 프랑스는 이슬람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하고 있는 것이고, 일부 무슬림들이 광신적 테러로 어그로를 끄는 바람에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는데 프랑스인들은 타국이 자국을 비난하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국가간 다툼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으며 넘치는 자부심으로 문화적,도덕적 문제가 끼여있는 문제에서도 "우리가 옳고" "너희가 그르다" 라는 태도를 여러곳에서 비친다. PC가 정치적 주도권을 가진 유럽에서 매우 특이한 행태다. 브리지트 바르도처럼 남의 나라에 "돈 안되는"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매우 많으며 관심 뿐만이 아니라 수단, 리비아, 아르메니아처럼 개입해도 별 이익을 볼게 없는 곳에도 학살을 막고 안정된 정부를 건설하는 것을 지원한다며 군사력을 투입한다.
그런데 하필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단에서도 리비아에서도 이슬람 반군과 싸우고 있다. 기독교국 아르메니아의 교전대상은 이슬람국인 터키의 지원을 받은 이슬람국 아제르바이잔이다. 지중해권에서 대량학살을 반복하거나 확장정책을 펼치는 국가들이 죄다 이슬람 반군이나 이슬람권 국가들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겠지만 입장이 곤란하게 되어있다.
내정에서도 중앙집권적 전통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구성원 중 일부가 다른 관습을 가지거나, 영미권과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달리 중앙정부에 방침에 지방정부가 거스를 수 있을 정도의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는 것을 절대로 가만히 두고보지 않는다. 이는 좌우를 막론하고 왕정 때부터 프랑스식 민주주의까지 모두 공유하는 공통점이다. 이러다보니 타국에 이민가도 자기풍습을 잘 버리지 않으며 거주 지역을 게토화하는 경향이 많은 무슬림들과 충돌이 많다.
이러다보니 이슬람권의 눈에 프랑스는 십자군의 사도로 보여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혀있다. 주한프랑스대사관에도 협박문을 붙이는 무슬림이 있을 정도다.
2020년 테러가 다시 일어나자 12월 10일에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의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로 입법한 이른바 공화국 원칙 강화법의 초안을 공개했다.#
이슬람 좌파주의라는 단어가 프랑스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4. 톨레랑스와의 관계 및 비판


톨레랑스와 라이시테는 상충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 개념은 왕당파/전통 종교에는 처음부터 해당사항이 없다. 톨레랑스로 유명해진 볼테르도 이 두 부류는 격렬하게 비난했으며 특히 가톨릭과 이슬람은 저주에 가까울 정도로 비난했다. 무슬림들이 질색하는 무함마드에 대해 남긴 저주와 비난만도 책 한권은 나온다.
사실 일반적으로는 톨레랑스를 이야기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관용적이어야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텐데 사실 그 관점 그대로 이용해서 다른 문화를 존중하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자기 문화의 전통에 대한 금기는 애초에 떠올리지 않는다. 아랍권에서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행위를 하자는 것이나, 한국에서 주체사상을 공공연하게 옹호하는 것이나, 일본에서 종교의 자유를 강하게 내세워 옴진리교와 같은 사교를 무한관용하자거나, 독일에서 나치를 옹호한다거나, 40살 먹은 파키스탄 중년 남성이 10살먹은 4번째 어린신부와의 결혼식을 위해 잔치를 벌이는걸 런던 한중간에서 목격하거나, 기타 등등. 어떤 동네에서는 별 문제없을 행위가 어느 동네에서건 해당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를 "관용"하자는 말만 해도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만한 금기가 존재한다.
이런 관점에서 프랑스만의 매우 특수한점이 바로 라이시테다. 프랑스인들은 라이시테를 톨레랑스에 대한 대척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가 개인영역을 넘는걸 관용의 대상으로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으로 타도하고자하는 대상은 제1계급과 제2계급 즉 종교와 봉건질서였으며 이후 프랑스 공화정 내내 종교세력과 왕당파들과 끊임없이 전투를 벌이고 프랑스 공화정의 교육정책을 지지하는 검은 교사들과 예수회를 중심으로 한 천주교계 교사들 사이에 정치적 알력과 천주교계 교사들을 공직에서 모두 추방하고 완전한 승리를 선언할 때까지 약 수백년간의 걸친 기나긴 전투가 존재했었다. 이렇게 끊임없이 싸워온 역사 때문에 종교에 대한 영미권적인 관용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건 프랑스 편의적인 주장일 뿐이고, 객관적인 눈으로 보면 도가 지나친 핍박과 억제인 것은 사실이다. 위에서는 나치나 주체사상을 예시로 들었으나 그런 광신적/혐오적 사상들은 정신이 제대로 박힌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비판받고 배척받으며, 용인되는게 더 이상한 것이다. 프랑스의 라이시테가 허용된다면 아랍권에서 무하마드를 모욕하는 행위를 하면 엄벌에 처하는 것도 그들의 특수성이라며 인정해야 하나 인권 선진국들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가 없는 후진국이라며 비판한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역사가 어떻건 간에 무슨 특수성을 내밀건 미사금지령 내리고 미사하면 단두대에 보내고, 저항하는 민간인을 학살하고, 교회에 방화를 하는 범죄와 다름없는 지난 행위들이 용납될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똘레랑스란게 유명한 이유도 프랑스의 현실이 아닌 철학 문제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독일쪽 사상가들이 하이데거 하버마스 이후 나치협력 혐의로 대부분 박살난 상황이라 그렇다. 하이데거마저도 박살나고 있는 분위기인지라. 볼테르 - 들뢰즈 - 지젝등 프랑스 철학계가 대륙철학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포스트 모더니즘을 이끄는 문화상대주의자이라 이 사람들 말이 크게 울려퍼지기는 하는데 문제는 프랑스 학계는 그럴지 몰라도 사회는 전혀 안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유럽에서 가장 가혹한 법률을 집행하는 국가이며 그외 공권력에 대항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하다. 중세때부터 중앙집권이 강한 국가였고 국가주의가 만연해 좌파마저도 국가주의에 매몰되어 있기도 하다는 비판을 듣기도 할 정도로 전체주의가 강하다.
혁명도 피를 부르는 방식으로 불렀고 혁명을 진압하기도 피를 부르는 방식으로 불렀으며 절대 관용적인 문화전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근세사만 봐도 패전국 독일을 지독하게 괴롭혀서 같이 싸운 영국,미국이 말린다고 애를 먹기도 했다. 이슬람이 지나치게 어그로를 끌어서 묻히고 있는 것일 뿐이다.

5. 같이 보기


  • 샤를리 에브도 - 다른 지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종교적 희화화와 모욕에 있어 더 자유로운 분위기인데 이는 라이시테와 연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