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선수
Bulbous bow
1. 개요
구상선수는 선수(뱃머리)의 종류 가운데 하나로 수면 아래에 공 모양으로 달려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구상선수는 선박이 파도를 가르며 만드는 조파저항을 크게 상쇄시켜 주며, 지속적으로 고속 항해를 해야 하는 대형 선박의 경우 거의 구상선수를 채택하고 있다. 선박의 용도와 설계사상에 따라 구상선수의 모양도 다른데, 충각처럼 툭 튀어나와 있는 형태부터 구상선수인지 거의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밋밋한 형태까지 다양하다.
2. 역사
구상선수의 역사는 제법 오래되었는데 미국의 조선연구가인 데이빗 왓슨 테일러[1] 의 제안으로 1910년부터 델라웨어급 전함을 필두로 미해군에서 채택되기 시작했고, 2~30년대부터는 다양한 민간 선박에 널리 채용되었다. 다른 국가들도 구상선수의 제작과 개발에 열을 올렸고, 대형 전함이나 항모에 장착되는 사례가 늘기 시작했다. 일본 해군의 야마토급 전함의 경우 노골적으로 튀어나온 구상선수가 트레이드 마크일 정도.[2]
3. 단점
저속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다 못해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항해 대부분을 고속으로 주행하는 선박에 적합하다. 수선부 아래로 불룩 튀어나와 있는 구조라 충돌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지는데, 2017년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피츠제럴드와 충돌한 컨테이너선은 구상선수가 의도치 않게 충각 기능을 해 버리는 바람에 더 큰 피해를 만들었다. 이렇기 때문에 구상선수를 채택한 선박은 미연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구상선수 기호를 그려놓는다.
4. 기타
19세기 철갑함이나 전노급 전함도 선수 하단부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는데 이것은 충각 설계로 구상선수와는 다르다.
현대 함선의 경우 구상선수 자리에 소나 돔을 설치해 두 기능을 동시에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3]
5. 구상선수를 채택한 선박
[1] 미해군 최초의 드레드노트급 전함인 사우스캐롤라이나급 전함을 설계한 사람이다. 설계 자체는 드레드노트보다 먼저 이뤄졌지만 완공이 늦어졌다.[2] 다만 일본 군함 중 처음으로 구상선수를 적용한 군함은 쇼카쿠급이다. 쇼카쿠급의 구상선수가 야마토급보다 작은 이유는 두 함급을 설계할 때 최고속도에서 조파저항이 최소가 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3] 당장 위에서 언급한 야마토급 전함만 해도 구상선수 안에 패시브 소나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