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장기
1. 개요
쇼기를 변형한 게임.
일반적으로 일본식 발음인 군진 쇼기로 통용된다. 그런데 그 일본에서는 행군장기(行軍將棋), 혹은 군사장기(軍事将棋)라고도 부른다.
2. 기원
사실 이 게임의 직접적 원형은 일본 쇼기가 아니다.
1880년대 유럽에서는 장기를 닮은 한 게임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바로 L' Attaque이다.
대충 이런 식의 게임. 이걸 일본 쇼기풍으로 변형한 것이 바로 군인장기이다. 발매년에 대해서도 1910년이라고 보드게임긱에 기록되어 있지만, 유물로 남은 것중에는 1890년대의 물건이 있다거나, 상업적 출판이 이뤄진 것은 1920년대라거나 하는 등 뭐라고 하기 어려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을 다룬 일본 블로그와 기원을 중국 장기와 L' Attaque에서 찾고 있는 스트라테고 사이트.
3. 게임의 구성
제작사에 따라 많은 바리에이션이 있으며, 동네마다 화투 룰이 다르듯 이 게임도 게임을 만든 회사의 밸런싱에 따라 말의 움직임이나 파워, 말의 수, 말판의 크기 등등 매우 근본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타나기도 하며, 심지어는 '''게임의 목적과 룰마저도 다른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는 뒷면에는 아무 그림도 그려져 있지 않고, 앞면에는 군인의 계급이나 병기를 본딴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공통점이 이 게임을 군인장기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부분이다.
4. 게임판의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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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의 그림 전체가 초기 상태의 배치이다. 물론 이를 상대하는 반대편 역시도 똑같은 양의 말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아군의 말이 방해돼서 기동을 못하고 갇혀 죽거나 하는 일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게 된다.
말의 배치는 매우 자유롭다. 지뢰나 깃발 같은 움직일 수 없는 기물을 다리 앞에 세울 수 없다는 유일한 룰만이 말을 놓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그러니까 체스로 치자면, 말판을 반으로 나눠서 '''폰이고 룩이고 킹이고 자기 놓고 싶은 대로 포진해놓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턴에 하나의 말을 움직인다. 이후 상대편도 하나의 말을 움직인다. 이것을 게임의 종료까지 반복한다. 승리 조건은 후술.
모든 말은 뒷면에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상태를 상대에게 보이도록 세워서 배치한다. 즉, '''서로 적군의 모든 말을 비공개 상태로 놓고 게임을 진행한다.''' 게다가 말의 움직임도 몇 개의 예외를 제외하면 전부 한 턴에 전후좌우로 한 칸씩밖에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직접 부딪쳐서 자기 말이 깨지는 것을 봐야만 적의 정체를 알 수 있다.
게임판 한가운데 강이 그려져 있으며, 육군은 이 강을 못 넘는다. 강을 통하는 통로가 두 개 있는데 이것은 다리이며, 이 앞에는 게임 시작 전 말 배치 단계에서 이동이 불가능한 말을 배치할 수 없다.
5. 게임의 진행
게임의 승리 조건은 다음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적군이 어떤 말도 움직이지 못한다.
적을 전멸시키는 것도 이 조건에 포함된다. 적의 움직이지 못하는 기물이 몇 개 남아 있어도 이 승리 조건을 채웠다면 이긴 것이다.
2. (고지가 존재하는 게임의 경우) 적의 고지를 점령한다.
위 그림에 보이는 2x1 크기의 부분을 고지라고 칭한다. 이 부분에 아군의 병사가 올라가면 승리. 병사가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전차나 비행기, 스파이나 공병(...) 등 특수병과가 올라가는 것은 인정해주지 않는다.
3. (요인이 존재하는 게임의 경우) 적의 요인을 잡는다.
그러니까, 적진 어딘가에 있는 '요인'이라는 말을 해치우면 승리. (설정상 적 군세 한가운데 떨어진 아군 포로를 구해오면 승리한다는 게임도 있었다). 이 포로 말은 이동 불능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하등한 계급의 병사(...)나 특수 병과는 포로를 잡아오지 못하고 오히려 반격당해 죽기도 한다.
승리조건 1과 나머지 하나를 조건으로 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며, 가끔 1번 승리조건만을 인정하는 가혹한 룰도 만들 수 있다. 애초에 공식 룰이 없는 게임이다보니까.......
모든 말이 비공개인 이상, 적의 말을 공격했을 때/공격받았을 때 승패의 처리를 할 수 없게 되는 난점이 존재한다. 이 경우, 승패 결과를 판정해줄 수 있는 중립 심판을 한 명 데리고 하거나, 아예 전자 게임으로 만들어서(사실 이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전투 처리는 컴퓨터한테 전부 맡겨서 번거로움을 없앤 방법도 있다.
이외에 너무 인지도가 없는 게임이라 그런지 동방구문구수에서는 환상향의 무연총에 떨어지기도 한다. 바깥 세계의 쇼기는 왜 승급이 안 되냐면서 놀라는 모습이 발견된다.
5.1.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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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졸과 특수계열의 말이 있다. 여기서 병졸과 특수라는 구분은 작성자가 정리해서 알아보기 쉽게 임의로 나누느라 사용한 용어일 뿐이다.
5.1.1. 병졸
병졸이라고 해도 대령에서부터 이등병까지의 모든 계급이 그려져 있으며[2] , 당연히 계급이 높은 말이 낮은 말을 이긴다. 일반적인 장기에서는 졸이 차를 잡는 일도 있고 체스에선 폰이 퀸을 잡는 일도 가능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이등병이 대령한테 개겼다가는 '''돌진해간 이등병 쪽이 죽는다.'''
기본적으로 모든 보통 말은 한 칸씩밖에 움직이지 못하며, 대각선 이동은 불가능하다. 또한 계급이 높으신 분들은 각 계급당 한 명밖에 없지만, 낮은 계급의 말은 두 개씩 주기도 한다. 보통 이등병에서 대령(혹은 대장)까지의 계급 중 9개 정도를 사용한다. 말의 개수도 대충 그 정도.
고지전의 경우, 유일하게 적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종류의 말이다. 근데 가끔 짬밥 안 되는 낮은 계급의 말은 고지에 들어가도 점령이 안 되는 룰도 있으므로 주의.
5.2. 특수
강과 다른 말을 건너 움직일 수 있는 비행기, 전방으로 두 칸 움직일 수 있는 탱크, 움직일 수 없는 대신 모든 말과 비기는 지뢰, 적의 대장 이외에는 모든 말에 지는 스파이, 모든 병사와 비기지만 특수 병과를 이길 수 없는 군견 등, 바리에이션은 무궁무진하다. 일일이 서술하는 의미가 없을 정도.
6. 기타
대만에서는 생활용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1980년대에 '탁틱스 게임' 이라는 유사 보드게임이 나왔다. 계급을 문자와 함께 대한민국 국군 계급장을 함께 그려서 어린이들이 알아보기 편하게 했었으며, TV CF 주제음악이 당시에 나름 유명했었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에서 홀 호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몇 번이나 언급한 군인장기가 이 군인장기인데, 만화가 연재될 당시(1990년 전후) 컴퓨터나 휴대용 게임기가 보편화되었을 리 없으므로 오프라인으로 어떻게든 하는 방법이 정통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