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1. 개요
2007년에 개봉한 미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원제는 ''Music and Lyrics''. 직역하자면 '''음악과 가사'''인데 뭔가 느낌이 없어서 그랬는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으로 번역되었다. 대부분 원제보다 맛깔나는 제목이라며 호평이 자자하다.
80년대에 팝을 들으며 성장한 사람이라면 Pop!이 Wham!이고 휴 그랜트가 연기한 캐릭터 알렉스의 모티브는 명백히 앤드류 리즐리라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2. 스토리
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그룹 "POP"의 일원이었던 알렉스 플래처(휴 그랜트 役)는 놀이공원이나 동창회의 자그마한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고 돈을 받으면서 먹고 사는 퇴물 가수. 왕년에 누렸던 인기와 추억을 쥐어짜면서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재기의 기회가 찾아온다.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여가수 코라 콜먼(헤일리 베넷 役)이 알렉스에게 듀엣을 제안한 것이다! 다만 2주 안에 자기와 함께 부를 노래의 작사 + 무조건 '사랑을 찾아가는 길(Way back into love)'이라는 제목을 써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그룹 해체 이후 10년간 노래를 쓴 적이 없어 골머리를 썩히는 알렉스의 곁으로 수다쟁이 아가씨 소피 피셔(드류 베리모어 役)가 나타난다. 알렉스의 집에 있는 화초를 가꾸는 알바를 하던 그녀를 알렉스는 처음에는 시끄럽기만 한 수다쟁이로 생각했으나 우연히 그녀의 남다른 작사의 재능을 눈치채고 그녀에게 동업을 요청한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2주 안에 멋진 노래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게 서로 손을 잡게 되고 그 후 두 사람은 서로 간직하고 있던 아픔을 털어놓으면서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코라 콜먼의 변덕으로 두 사람의 사이는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왕년의 팝스타와 말 많은 아가씨 둘이 함께 써내려간 노래의 행방은 과연 어떻게 될지...?
3. 평가
"만남 > 티격태격 > 끌림 > 오해 > 재회 > 화해 > 성공"이라는 로맨틱코메디 장르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뻔한 영화지만 이 "뻔한" 공식을 효과적으로 살려내고 극대화시킨 스토리 진행과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의 편안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연기 등으로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는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야기 구조가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 만큼 스토리 진행이 뻔한데다가 주연 배우들의 연기 역시 기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반복함으로써 신선하고 새로운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비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흐르는 멋진 OST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재치있는 대사와 함께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휴 그랜트가 극중 과거 잘나가던 시절인 'POP' 당시의 노래부터 현재 시점에서 나오는 노래들, 그리고 메인 테마인 Way back into love까지 버릴 곡이 거의 없다.
영화에서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80년대 팝 그룹의 문화와 정서를 그럴듯하게 표현했다는 것과 가수의 춤과 외모, 직설적이고 천박한 가사로 대중들을 현혹시키려 하는 현시대 일부 가수들의 모습을 "얄팍하게나마" 풍자한다는 것. 영화 내내 80년대 팝 문화를 찬양하고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강하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노래 역시 80년대 팝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발라드로 마무리되는 반면 남녀 주인공이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시발점은 둘이서 애써서 써놓은 아름답고 시적인 가사를 이상야릇하고 천박한 가사로 편곡해서 부르려 하는 현시대 팝 스타의 행동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과 풍자를 영화 내에서는 관람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그럴 듯하게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