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강남

 


일제강점기에 작곡된 노래. 1928년에 나왔고, 작사는 김석송, 작곡은 안기영이 맡았다.
일제의 억압으로 인해 압록강두만강 북부 지역인 간도나 연해주로 이주해야 했던 조선인들의 향수를 녹여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음악적으로도 도(C)음을 기준으로 하는 평조 기반으로 작곡되어 일본색이 강했던 창가 풍의 노래들과 확연히 구별되며, 서양식 3/4박자를 취했지만 세마치 장단을 넣어 연주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요처럼 애창되기도 했다. 때문에 신민요로도 분류하는 모양.
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
이 땅에도 또 다시 봄이 온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강남을 어서 가세
하늘이 푸르면 나가 일하고
별 아래 모이면 노래 부르니
이 나라 이름이 강남이라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강남을 어서 가세
그리운 저 강남 두고 못 가는
삼천리 물길이 어려움인가
이 발목 상한지 오래이라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강남을 어서 가세
그리운 저 강남 건너가려면
제비떼 뭉치듯 서로 뭉치세
상해도 발이니 가면 간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강남을 어서 가세
해방 때도 매우 유명했던 노래라 그런지 '임시 중등음악교본' 이라는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도 수록된 바 있었다. 하지만 작곡자인 안기영이 해방 후 월북하는 바람에, 남한에서는 1988년 월북 문인과 예술인 작품에 대한 금지 조치가 공식적으로 해제될 때까지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다. 다만 해방과 한국전쟁 후에도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할 때 불렀다는 기록이 있고, 공식적인 음악회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마치 구전민요처럼 조금씩 전해지기는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일제 시대에 해방의 염원을 담은 곡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고, '계몽기 가요' 라는 영역으로 묶어 보급하고 있다. 이 노래로 만든 경음악이나 관현악곡 같은 기악 작품들도 있으며, 후자의 경우 2000년에 북한 유일의 대규모 관현악단인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분단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공연했을 때도 연주된 바 있다.
해금 이후에는 남한에서도 일제 시대에 민족성을 전면에 내세운 보기드문 노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졌고, 세광음악출판사나 지학사 등에서 간행하는 중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