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769편 유도로 착륙 사고

 


'''항공사고 요약도'''
'''발생일'''
2007년 1월 6일
'''유형'''
조종사 과실
공항시설 구조적 오류
'''발생 위치'''
일본 아키타 공항
<color=#373a3c> '''탑승인원'''
133명
<color=#373a3c> '''사망자'''
'''0명'''
<color=#373a3c> '''생존자'''
'''전원 생존'''
'''기종'''
B737-9B5
'''항공사'''
대한항공
'''기체 등록번호'''
HL7724
'''출발지'''
인천국제공항
'''도착지'''
아키타 공항
[image]
사고 10개월 뒤에 찍힌 사고기
1. 개요
2. 사고 원인 및 조치


1. 개요



2007년 1월 6일 12시 15분, 인천을 떠나 아키타 공항으로 운항하던 대한항공 KE769편이 '''평행유도로를 10번 활주로로 착각해 착륙한 준사고'''(Incident)[1][2]이다. 만약에 유도로에 택싱 중인 트래픽이 있었으면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니어미스 사고 참고.

2. 사고 원인 및 조치


2008년 10월 22일 일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내놓은 사고조사 보고서(한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링크)에 따르면 조종사들의 실수와 함께 아키타 공항의 시설문제도 일부 원인으로 나왔다.
당일 아키타 공항은 비가 내렸으며, 측정된 시정거리는 10km였으나 관제사의 진술에서는 착륙기를 2nmi (약 3.7km) 정도 거리에서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하였으며, 조종사들은 원래 활주로 왼쪽에 놓여있어야 할 PAPI(접근 각도의 안내를 위한 등화시설)가 원래 활주로 앞에 놓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시계가 좋지 않았다. 측풍 또한 관제탑에서는 9노트의 역풍(방위각 130˚)으로 안내하였으나 접근중 항공기에 측정된 수치는 거의 직각에 가까운 160~170˚ 방향에 30~40노트[3]에 달해 게걸음으로 접근을 해야 했다.
착륙기는 공항 서쪽 11.6nmi(약 20km) 지점부터 10번 활주로(방위각 105˚)를 향해 접근했는데, 접근의 목표가 되는 초단파 무전표지(VOR)가 하필이면 활주로보다 유도로로 정렬하기 더 쉽게 위치해 있다.[4] 이 때문에 아키타 10번 활주로에 내리는 조종사는 통상 VOR 표지 직전이나 혹은 그 전에 알아서 활주로 쪽으로 정렬을 하지만, 착륙기의 기장은 반대편 28번 활주로에는 여러번 착륙해 보았으나 10번 활주로는 처음 착륙하는 상황으로 이 점을 모르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아키타 공항의 차트 및 대한항공의 조종사 안내자료에는 해당 사항이 기입되어 있지 않았다.[5]
조종사들은 터치다운 약 2분 전(12시 14분 9초)에 공항에 활주로처럼 생긴 게 여러 개 있는 것을 인지했는데, 이 때 우왕좌왕하다가 기장석 HUD의 유도에 맞춰 (물론 생각없이 한 것은 아니고, 기장은 나름의 판단으로 HUD 표시가 정확하다고 보았다) 가장 넓게 보였던 오른쪽의 길로 내리는 것을 결정한다.(12시 14분 52초) 이 때 원래 활주로에 바로 붙어있어야 할 PAPI가 멀리 떨어져 있는 데 의심을 가지지만(12시 14분 57초) 새로 활주로를 건설하는가보다 하고 넘겼다.(12시 15분 17초) 그리고 부기장이 여기에 맞장구를 친다.(12시 15분 23초) 그 뒤 터치다운(12시 15분 52초경)을 하고 15초 후에 부기장이 유도로에 착륙한 것을 인식한다.
한편 공항 측은 원래 시계착륙이 가능한 때는 활주로의 등화를 켜지 않는데, 착륙 3분 전 혹시나 싶어서 활주로 연장선상의 유도 등화(ALB)를 켰다. 그러나 정작 조종사들에게는 알리지 않아 조종사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만약에 이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었다면 조종사들은 윈드실드의 와이퍼를 끄고도 어렵지 않게 활주로를 찾아갔을 것이다. 또한 아키타 공항을 포함한 일본 도호쿠 일대의 공항은 눈이 올 때의 식별 개선을 이유로 활주로 표지의 도색을 노랑색으로 하는데, 이게 통상 유도로 표지와 같은 색이어서 혼동의 여지를 줄 수 있다.
또한 한국 항공사의 안전 운항에 장해 요소로 흔히 지적되는 승무원 간 위계 관계가 이 사건에서도 나타났다. 원래 기장은 부기장에게 제반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부기장은 이상한 상황은 지적을 해야 하는데, 사건에서 기장은 정작 중요한 착륙 활주로 결정은 부기장의 의견을 듣지 않았고 부기장은 부기장대로 기장의 질문에 영혼 없는 '예, 예, 예'만 반복하는 것이 조종실 내 녹취에서 확인된다. 해당 편의 기장은 50세의 베테랑, 부기장은 면장 딴지 3년이 갓 안된 31세의 신인급이었고 조종사 간의 대화가 한국어로 진행된 점, 악천후로 긴장이 높은 상황인 게 함께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
사고기의 조종사들은 사건 18일만인 1월 24일 징계위원회를 거쳐 사고발생 18일 만에 모두 파면되었다. 조종사들은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보이나 그 뒤 알려진 사항은 없다.(#)
활주로보다 폭이 훨씬 좁은 유도로[6]에 큰 탈 없이 착륙했기 때문에 기장과 부기장의 조종 실력 하나는 뛰어나므로 파면이란 징계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유도로에 착륙하는 것 자체가 대참사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였기 때문에 파면은 피할 수 없었다. 만일 유도로에 다른 비행기가 있었더라면 LA 국제공항 충돌사고같은 사고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7]

[1] 활주로의 경우에는 활주로가 설치된 방향으로 번호가 지정된다. 그리고 반대편 활주로의 경우에는 180도 차이이므로 당연히 18이 더해지거나 빼져야 한다. 여기서는 28번 활주로 이야기가 나오는데, 28-18=10, 즉, 10번 활주로의 반대편을 이야기한다.[2] 준사고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본조약에서 정의하는 사건사고의 분류 중 사고(Accident, 비행과정 중 인적손실, 큰 물적손실, 항공기 실종)을 제외한 사건을 의미한다. 이 경우와 같이 약간의 차이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도 준사고로 분류된다.[3] 15~20m/s 또는 55~73km/h. 737의 착륙 접근속도는 통상 140노트 정도이다.[4] 설치 위치 자체는 활주로 접근경로의 150m 남쪽에 있어 ICAO 규정에는 위배되지 않으나, 유도로와는 34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5] 대한항공의 안내자료에는 사건 후 해당 항목이 보강되었으나, 공항 차트에는 계속 기입되지 않는다. 단 차트에는 어쨌든 활주로, 유도로와 그 외 비행장시설의 위치가 모두 표시되어 있으므로 착륙 경험을 떠나 활주로 오인 자체가 조종사들이 착륙 전 공항 차트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았다는 방증이 된다.[6] 아키타 공항의 활주로 폭은 60m, 유도로는 30m이며, 포장 폭은 활주로가 80m, 유도로가 45m이다. 사실 목포공항 활주로(포장 폭 40m)보다 넓다![7] 다만 이 경우 아무리 활주로를 착각했더라도 경로에 다른 항공기가 보였다면 당연히 접근 취소를 했을 것이므로 속단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