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국제공항 충돌사고

 


'''항공사고 요약도'''
'''발생일'''
1991년 2월 1일
'''유형'''
관제사 과실로 인한 지상충돌
'''발생 위치'''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color=#373a3c> '''탑승인원'''
'''US1493''': 승객 83명, 승무원 6명
'''OO5569''': 승객 10명, 승무원 2명
<color=#373a3c> '''사망자'''
'''US1493''': 23명
'''OO5569''': '''12명 전원 사망'''
<color=#373a3c> '''생존자'''
'''US1493''': 66명
'''기종'''
보잉 737-3B7
페어차일드 스웨어린젠 메트로라이너
'''항공사'''
US에어
스카이웨스트 항공
'''기체 등록번호'''
N388US
N683AV
'''USA1493'''
'''출발지'''
시라큐즈 핸콕 국제공항
'''경유지'''
워싱턴 내셔널 공항
콜럼버스 국제공항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
'''도착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SKW5569'''
'''출발지'''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
'''도착지'''
팜데일 공항
[image]
사고 2년 전에 찍힌 N388US
[image]
사고 4년 전에 찍힌 N683AV
[image]
1. 개요
2. 사고
3. 조사
3.1. 이후
4. 기타


1. 개요


Los Angeles runway disaster
1991년 2월 1일 저녁,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 24L 활주로에서 대기중이던 스카이웨스트 항공 5569편과 같은 활주로에 착륙중이던 US에어 1493편이 지상에서 충돌한 사고.

2. 사고


1991년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는 미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엄청나게 분주한 공항이었다. 이 공항의 4개의 활주로는 이륙과 착륙을 모두 담당하고 있었으며 수많은 제트기들과 통근비행기들이 50초마다 뜨고 내렸다. 그리고 활주로들은 10개가 넘는 유도로와 이어져 있고, 지상은 물론 하늘에도 비행기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노후된 시설과 잘 작동하지 않는 지상레이더, 그리고 가로등의 강한 빛 때문에 관제소에서는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런 여러 문제로 인해 4년간 공항은 33건(1달 반마다 한번)의 활주로 침범사고가 있었고 몇몇은 불행히도 지상충돌사고로 이어졌다. 이러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으로 꼽히기도 하였다. 이날 공항의 로컬 관제사였던 로빈 와셔(Robin Lee Wascher)는 북쪽 2개의 활주로를 관제하고 있었다. 그날 공항의 지상 레이더는 '''정비중'''이었다.
'''US에어 1493편'''은 LAX에 착륙하려는 수 많은 비행기 중 한대였다. 이 보잉 737-300기는 시라큐즈 핸콕 공항을 출발하여 워싱턴 DC와 콜럼버스를 거친 뒤, 마지막 경유지였던 LAX를 거쳐서 최종 목적지인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로 행하는 비행기였다. 17시 57분을 막 지난 시각, 기내에서는 막 착륙을 준비하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고, LA 공역 관제소는 1493편을 LAX 어프로치로 넘겨주었다. LAX 어프로치는 1493편에게 24R 활주로 로컬라이저를 따르라고 지시했고, 17시 59분 활주로가 보이는지 확인받고는 24L 활주로로 비주얼 어프로치를 허가한다. 그리고 18시 3분 10초 경, US에어 1493편은 어프로치 관제소에서 와셔의 관할인 LAX 관제탑으로 넘어간다.
한편 지상에서는 LA 인근 팜데일로 향하는 단거리 여객 프로펠러기 페어차일드 메트로라이너(Fairchild Swearingen Metroliner) 기종의 '''스카이웨스트 5569편'''이 32번 게이트를 떠나 택싱중이었다. 스카이웨스트 메트로라이너는 유도로 K, 48, T를 거쳐 유도로 45에 진입한 상태였고, 18시 3분 37초에 관제탑에 현 위치인 유도로 45에서 더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전한다. 와셔는 스카이웨스트 5569편에게 24L 활주로 바로 전까지 택싱해 대기하기를 허가하고(taxi up to and hold short 24L), 5569편은 이를 복창하고 활주로 진입 전 경계선에서 대기한다. 이 때가 18시 3분 44초.
[image]
한편 스카이웨스트 5569편이 24L에 도달하기 전, 또다른 메트로라이너인 윙스 웨스트 5006편이 24R에 착륙한 뒤 24L을 가로지르려 대기중이었다. 18시 4분 11초, 와셔는 윙스 웨스트 항공기와 교신하려 했지만 조종사가 다른 주파수로 맞춰놓은 상태라 교신이 되지 않아 그 항공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일이 벌어지는 동안 US에어 1493편은 LAX에 접근 중이었고, 와셔는 윙스 웨스트 파일럿과 교신하려 바쁜 와중인 18시 4분 44초에 스카이웨스트 5569편에게 24L 활주로에 진입해 이륙을 대기하라고 지시한다 (position and hold). 그리고 18시 5분 12초, 4번의 시도 끝에 윙스 웨스트 메트로라이너는 관제탑과 다시 연락이 닿아 활주로를 가로지른다. 이 일이 끝난 뒤 와셔는 대기중이던 또다른 비행기인 사우스웨스트 항공 725편이 유도로에서 대기 중인지 묻고, 대기 중이라는 대답을 듣고는 곧바로 18시 5분 53초에 접근 중이던 US에어 1493편에게 착륙 허가를 내렸다.
게다가 착륙 허가를 내린 직후인 18시 6분 8초, 아까와는 또 다른 메트로라이너인 윙스 웨스트 5072편이 관제탑에 이륙 허가를 요청했다.[1] 그런데 허가 담당인 다른 관제사는 윙스 웨스트 비행편 정보가 담긴 스트립[2]을 와셔에게 넘겨주지 않았고, 스트립은 허가 받지 않은 다른 비행편들 사이에 잘못 분류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 비행기의 존재를 몰랐던 와셔는 윙스 웨스트 메트로라이너가 곧 스카이웨스트 메트로라이너라 생각했다. 현 위치를 묻자 24L 활주로 앞 유도로에서 대기중이라는 답변을 듣고, 육안으로 유도로 U에 대기중인 메트로라이너 한 대를 확인한 와셔는 '''24L 활주로가 비었다고 착각했다.'''
18시 6분 30초, 와셔는 스트립을 찾으며 메트로라이너의 정체를 다시금 확인하려 트랜스폰더 식별번호를 물었다. 그 순간에도 또다른 윙스 웨스트 항공기가 접근을 알리는 바쁜 상황이었다. 그 사이 US에어 1493편은 약 130노트의 속도로 활주로 시작부터 1500피트 가량 되는 지점에 막 착륙했다. 메인 기어가 지상에 닫고 천천히 기수를 내리던 순간, 1493편을 조종 중이던 부기장은 바로 앞 아래쪽의 다른 비행기에 반사된 착륙등 빛을 목격했다. 18시 6분 59초, US에어 1493편의 CVR에는 충격음이 녹음된 뒤 기록이 끊겼다.
[image]
스카이웨스트 5569편과 충돌한 1493편은 갑자기 화염에 휩싸였고,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의 두 활주로 사이에 있던 버려진 건물에 부딪혀 박살났다. 비행기는 금새 유독가스로 가득찼고 승객들은 패닉에 빠졌다. 기장과 승무원은 즉사했으며, 89명의 승객 중 20명은 유독가스에 중독되거나 출구를 찾지 못하여 질식했다. 앞에서부터 부딪힌만큼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동체 앞부분에 탑승했던 사람들에 집중되었고, 후미에 탑승했던 사람들은 대개 다치지 않고 무사히 살아남았다.
그런데 소방관들과 공항 경찰이 도착하여 승객들을 구조하고 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프로펠러가 발견되었다'''. 이것은 두 대의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끔찍한 사실을 알려주는 단서였다. US에어 737 제트기 밑에는 스카이웨스트 메트로라이너가 으스러진 채 깔려있었고, 이 비행기에 탑승했던 2명의 승무원과 10명의 승객은 모두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와셔와 관제소에 있던 4명의 관제사들은 비행기 확인 작업을 시작했고, 와셔는 대기 상태에 있던 5568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카이웨스트 5569편은 24L에서 대기하라는 교신을 받은 뒤 활주로에 진입해 1493편이 착륙할 때도 그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24L에서 대기하라는 교신이 스카이웨스트 5569편에게 보낸 마지막 교신이었다.

3. 조사


NTSB는 사고 즉시 24L 활주로를 폐쇄했다. 혼잡한 공항은 더욱 혼잡해졌고, 수 많은 항공여행객들이 실시간으로 터미널을 찍게 되었다. 그랬기 때문에 조사관들은 이 사건을 빠르게 해결해야만 하였다. 그러나 비행기에는 엄청난 양의 기름이 남아있었고 기름을 제거하기 전에는 안전을 위하여 블랙박스를 수집할 수 없었기 때문에 관제소의 관제기록과 항공관제사인 와셔를 먼저 면담하게 되었다. 조사관들은 와셔를 면담하고 교신 내용을 분석한 뒤, 와셔가 다른 메트로라이너들에 신경쓰느라 스카이웨스트 5569편이 24L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사실을 '''잊어버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왜 육안이나 레이더로 비행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일까? 그 답은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지상레이더는 정비중에 있었고 가로등에 시야가 방해되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녀의 실수를 알아챌 마지막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었다.
한편으로 1493편은 왜 24L에 대기하고 있던 5569편을 보지 못했는지에 조사관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모든 비행기는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램프를 부착하고 있고 그 램프가 작동했다면 부딪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기 중에는 램프를 끄라는 스카이웨스트 항공의 방침 때문이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비행기에 하나밖에 켜지지 않은 램프조차 활주로의 빛 색깔과 똑같았기 때문에 1493편에서는 착륙하기 전에는 스카이웨스트 5569편을 볼 수 없었다.

3.1. 이후


NTSB는 주 이유를 항공관제의 실수로 결론내렸으며, 개선 방안으로 LAX의 지상레이더를 업그레이드하고 관제사의 업무부담을 덜어주라고 권고했다. 또한 대기중이라 하더라도 비행기의 모든 램프를 켜도록 지시했다.
LAX는 사고 후 5년이 지나자 11층 높이의 구 관제소 근처에 16층 높이의 새 관제 타워를 지었으며 지상 레이더 시스템을 교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X의 활주로 침범은 날이 가면 갈수록 횟수가 늘어났고 2007년에는 무려 21번의 활주로 침범사고가 일어났다. 그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었다.
FAA는 새 충돌방지 시스템을 고안해냈고 미 전역으로 확대하여 실시했다. 또한 1493편이 화염에 휩싸인 점을 들어 항공유의 인화성을 줄이도록 지시했으며 모든 항공기에는 바닥에 유도등을 설치하여 출구로 쉽게 안내되도록 하였다.
당시 관제사였던 와셔는 항공관제를 그만두었으며 이후 다시는 항공 관련 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

4. 기타


항공 사고 수사대에서 Cleared for Disaster라는 제목으로 (국내 방영시에는 관제탑의 실수) 다루어졌다.
이 사고에서 살아남은 유명인으로는 데이비드 코흐(David H. Koch)가 있다. 미국의 에너지 재벌 코흐 인더스트리의 공동 소유주이자 미국 내에서도 재산이 한 손가락에 드는 억만장자.[3] 항공 사고 수사대에서도 대역으로 등장하며, 직접 본인의 인터뷰도 한다.

[1] 같은 시각 US에어 1493편은 막 500피트를 지나 하강중이었다.[2] 관제탑에서 항공기를 추적하기 위해 쓰는 종이가 담긴 판[3]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에게 1조원을 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7770840 데이비드 코흐 본인 역시 1980년 미 대통령 선거에 자유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