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헬멧
1. 소개
"우리에겐, 가장 어두운 시대에 조차 어떤 등불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
- 인류는 오랜 시간, 전쟁을 필두로, 수많은 폭력과 인재의 역사를지구에 새겨 왔다. 지금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무차별적인 폭력에 사라지고 진실도 함께 묻힌다. 1987년 대한민국 서울의 백골단, 2017년 시리아 알레포의 화이트 헬멧을 통해 사라진 이야기, 이름 없는 사람들, 묻힌 진실에 주목 하려 한다.
- 공연은 '하얀 헬멧'을 키워드로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오늘이 대한민국 서울의 어느 건물의 방이었다면, 다음 날은 시리아 알레포의 무너진 건물의 방이 된다. 각각의 방은 스몰 룸, 빅 룸으로 나누어지며 두 공간에서 동시에 공연이 시작되고 끝이 난다. 실시간으로 각각의 방에서 전달되는 소음과 대사들은 실제 벽 너머의 방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음을 더욱 리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하얀 헬멧'이라는 테마를 전혀 다른 다른 두 가지의 시공간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총 4개의 대본, 4개의 공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객은 자신이 원하는 하나의 시공간(1987-91 서울/2017 알레포)에서 두 개의 방 중 하나를 선택해 공연을 본다. 4개의 공연은 이어지거나 통일된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4개 혹은 2개의 공연을 보아야 공연의 완결성을 갖는 것은 아니며, 이 중 어느 것을 먼저 보거나, 하나만 보아도 무방하다.
- 관객이 한 공연을 본 후 또 다른 공연을 보기로 결심한다면, 그 공간에 따른 인물과 이야기가 주는 새로운 정서와 시점으로 메시지의 퍼즐을 맞추며, 자신만의 작품으로 새롭게 완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번의 공연만 본다는 설정 하에 두 시공간의 빅 룸만 보게 될 경우, 찾는 자의 입장의 공연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며, 반대로 스몰 룸만 보게 되는 조합도 가능하다. 또한, 룸 서울과 룸 알레포의 방을 섞어서 보게 될 경우, 완전히 독립된 하나의 공연-같은 테마 안에 다른 메시지로 느낄 수 있다. 스몰 룸은 갇혀있는 사람, 빅 룸은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각각의 입장을 선택해서 보되, 어느 한쪽만 봐도 괜찮다.
2. 줄거리
2.1. 룸 서울
- 스몰 룸 (학생 : Student)
1987년 민주화운동 데모 도중, 전경들에게 쫓기던 학생 두 명이 서점 지하의 작은 방에 있다.
이 둘은, 시위를 진압하는 폭력에 데모대를 지키기 위해 꾸려진, 일명 '전투조'로서 오늘 처음 만났다.
잠시 피신하던 그들의 계획은 지하까지 내려온 전경들에 의해 수포로 돌아가고, 자신들이 숨어 있던 방에서 나갈 수가 없게 되는데...
공포에 떠는 전투조 여성 신참과 다리를 다친 남성선배
- 과연 이들은 이 방을 나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 빅 룸 (백골단 : Combat Police)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던 전경, 특히 하얀 헬멧을 쓴 기동대-일명 백골단-의 전경 두 명이 서점 주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하의 방으로 내려온다.
서점 주인은 이 방의 비밀 공간에 쫓겨 오던 학생 2명을 숨겨둔 상태.
전경들은 수색을 핑계로 들어와, 이 방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떠들더니 급기야는 농땡이를 치며,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초조한 서점 주인과 전경들의 신경전. 그러다 전경의 눈에 영화 <에일리언> 포스터가 들어오는데-
2.2. 룸 알레포
- 스몰 룸 (아이 : Children)
나는, 시리아 알레포에 사는 아이다.
나는 축구선수 호날두[1]
와 중동의 최고 축구 선수 오마르 알 소마를 좋아한다.전쟁 중에도 나는 생일 선물로 받은-천을 구해 만들고 펜으로 등번호를 쓴-유니폼을 입고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매일을 보낸다.
하지만, 점점 친구들은 공터에 오지 않고, 나도 심심해 졌다.
그런데, 갑자기 새 친구가 나타났다!
- 빅 룸 (화이트헬멧 : Adult)
시리아 내전이 길어지며, 도시 알레포의 피해는 심각하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구조대 <화이트헬멧> 단원들은 오늘도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를 뒤지다, 이 방까지 도착했다.
그러나 고장 난 장비, 적은 인원, 누군가를 구하다 자신도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로 이들은 극심한 피로에 쌓인 상태.
이때 다른 곳에서 생존자가 발견되자 희망에 차지만, 정작 그들이 발견한 것은...
그들은 왜 이곳을 떠날 수 없는가. 희망이란, 용기를 가진 자가 들고 있는 등불이다.
3. 캐릭터 소개
3.1. 룸 서울
- 스몰 룸 (학생 : Student)
"서점은 책을 팔고, 경찰은 범인 잡고, 이 소주병이, 소주병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거."
- 학생1 (a.k.a. 떡볶이)[2] - 전라도 광주 출신 강성 운동권 학생, 시위 중 전경들과 최전방에서 싸우는 전투조. 중학생 시절 광주에서 제일 유명했던 분식집의 떡볶이를 먹다가 잊지 못할 데모를 경험했다.
"내 후배들은 절대로 뛰어 내리거나, 몸에 불 지르지 않고 싸울 수 있게 할 거야. 나는, 그러려고 데모하는 거야."
- 학생2 (a.k.a. 시고니)[3] - 운동에 관심도 많고, 소질도 있었다. '기집애가 무슨 운동이냐. 고등학교 졸업해서 얌전히 시집이나 가.' 라는 태권도[4] 관장 아버지의 반대에 빡빡 우겨서 대학에 왔고, 지금은 학생 운동을 한다.
"난 정말로 학생이었어. 난 내가 대학생인 게 너무 좋았어."
- 학생3(a.k.a. 선동렬)[5] - 수배 중인 전투조 선배를 보호하려다 잡혔다. 커피를 너무 맛있게 탄다. 학생2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 빅 룸 (백골단 : Combat Police)
"내 동생, 이거 만들다가 끌려갔어요. 그래서 내가 이거 마저 만들었습니다. 나, 잡아가요."
- 서점 주인[6] - 대학교 앞 서점 주인. 지하 비밀스런 공간에서 동생과 함께 전단과 책을 만들었다. 동생이 아파서 고향에 내려간 이후, 이 공간은 운동하다가 도망치는 학생들을 숨겨주는 아지트도 겸한다. 운동하는 학생들의 든든한 지원군.
"저는 제일 존경하는 분이 딱 두 분인데, 한 분이 박정희 대통령, 그 다음이 우리 선배님."
- 전경1 (a.k.a. 잡채)[7] - 과거 읍내 대표로 씨름대회까지 나가 소까지 받았던 건장한 청년.[8] 입대 후 백골단으로 차출되었다. 첫 데모를 나갔을 때 백골단 선배의 도움을 받았다. 그 일 이후, 선배가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따른다.
"법이 뭐가 잘못됐어. 나라 뒤집겠다는 빨갱이 새끼들 잡는 게 법인데."
- 전경2/대장 (a.k.a. 프랭크)[9] - 시인을 꿈꿨지만 경찰이 되었다. 사람을 취조하고, 수사하고 이런 것만큼 예술도 좋아한다. 김수영의 시도 좋아하고, 특히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를 좋아한다. 하지만 영화 <에일리언>은 싫다.
"아- 미팅 시켜준다던 선배는 어디가고, 운동하자던 선배는 훌륭하고 지랄인가."
- 전경3 (a.k.a. 채찍)[10] - 평생 거짓말이라고는 아빠 지갑에서 가끔 돈 훔치던 것밖에 없다. 어쩌다보니 정직과 신념으로 살았다. 대학에 와서 자유를 느껴보자며 한 데모에서 백골단에 잡혔었는데, 군대에 와서는 백골단에 차출되어 학생들을 잡게 된다.
"잠복해 있다가 후배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냐. 걜 잡아야 하냐 말아야 하냐."
- 전경4 (a.k.a. 뽀대)[11] - 전경3의 대학 동기. 함께 데모에 참여했고, 함께 군대에 왔고, 함께 백골단에 차출되었다. 백골단 일에 가책을 느끼고 있다.
3.2. 룸 알레포
- 스몰 룸 (아이 : Children)
"나는,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거예요."
- 소마[12] - 시리아 알레포에 사는 9살 아이. 축구선수가 꿈이다. 매일 축구를 하며 놀고 싶지만, 점점 친구들이 나오지 않아서 고민이다. 계속 방에만 있으라는 건, 이 아이에겐 괴로운 일이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 가고 싶은 곳이 있어?"
- 아빠[13] - 소마의 아버지. 아이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이곳 시리아에서는 불가능한 것 같다. 이곳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고민 중이다.
"그 사람도, 같이 축구할 곳도, 같이 축구할 사람도 없어서 그런 거잖아, 너처럼."
- 키파[14] - 소마가 우연히 만나게 된 새 친구. 소마의 작은 거짓말도 웃으면서 덮어 주지만, 함께 축구를 할 수는 없다.
"나 오늘이 마지막 게임일지도 몰라."
- 친구[15] - 소마의 동네 친구. 소마의 유난한 축구 사랑이 불만이지만, 이제 곧 이사를 가니, 그것도 오늘이 끝이다.
- 빅 룸 (화이트헬멧 : Adult)
"신은 강하다.. 신은 강하다.. 신은 우리 편이다. 신은, 내 옆에 있다.."
- 카림[16] - 시리아 화이트헬멧 단원.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얼마전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 인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음에 금이 간 채로, 구조 활동에 자신을 몰아 세우며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우리는, 이거 때문에 못 떠나는 거야, 바보 같이/ 이런 걸 자꾸 찾으니까, 우리는 못 떠나는 거라구.."
- 칼리드[17] - 시리아 화이트 헬멧 단원. 카림의 친구. 유튜브에 시리아의 상황과 구조대의 활약을 알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리아를 떠나고 싶어 했다.
"나도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거거든. 신이 안 봐주는 것 같으니까, 누그든 보라고."
- 마흐무드[18] - 군인. 임무를 받고 알레포에 잠입했다. 얼마 전, 폭격으로 자신의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다.
"아이들 상처에 바를 약이 없어서 진흙을 바른다고 들었어요. 사실이에요?"
- 기자[19] - 영국에서 온 기자. 화이트헬멧에 대한 영상물을 제작 중이다. 구조 상황을 쫓아다니다 카림과 갈등이 생긴다.
4. 캐스팅
4.1. 초연
4.2. SPAF
4.3. 재연
5. 명대사
5.1. 룸 서울
> 오랜만이다. 프랭크 시나트라, 이 씨-바로마! 니가 그래 싫어하던 시고니 위버가 내다!
5.2. 룸 알레포
6. 이야깃거리
- 2019년 1월 30일 9시 룸 서울 공연에서 3막을 하던 중 빅 룸에서 잠겨야 하는 문이 잠기지 않는 참사가 발생했다. 2번 정도 잠기지 않았을 때는 배우들이 애써 참았지만 3번째 잠기지 않으면서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애드립이 난무하던 상황에서 오퍼에서 무전기 소리를 좀 일찍 내주면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