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프리마사슴벌레
1. 개요
일반적으로 '람프리마'는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등지에 서식하는 람프리마속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지만, 람프리마속 중 아돌피네라는 종이 개체수가 가장 많고 가장 흔하게 사육되어 온 관계로 람프리마라는 명칭이 이 종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산세베리아, 알로에와 비슷한 사례.
뮤엘러리사슴벌레처럼 형형색색의 체색을 지니고 있는 사슴벌레로, 형태 또한 뮤엘러리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크기는 매우 작다. 자연산 개체는 수컷 15~45mm, 암컷 10~25mm정도로 뮤엘러리의 절반 정도 크기다.[1] 뮤엘러리와 서식지가 같고 형태도 비슷한 것으로 보았을 때 공통 조상에서 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적인 몸 형태는 항아리처럼 동글동글한 형태며, 턱은 뮤엘러리와 마찬가지로 위쪽으로 굽어 있다. 턱 안쪽에는 여러 개의 돌기가 나 있고 앞다리에는 둥그런 돌기가 나 있어 식물줄기에 흠집을 내 즙을 빨아먹는다.
화려한 사슴벌레로 뮤엘러리와 쌍벽을 이루며 둘이 비슷하게 생겼지만 차이점도 많다. 뮤엘러리는 에나멜을 바른 듯한 광택이 나지만 람프리마는 암컷에게만 그런 광택이 있고 수컷은 금속판 같은 은은한 광이 난다. 그리고 뮤엘러리는 자연 상태에서 거의 대부분이 초록과 빨강 배색의 색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람프리마는 자연에서도 매우 다양한 색상이 나타난다. 심지어는 흰색이나 회색, 하늘색, 핑크색 같은 뮤엘러리에서 볼 수 없는 색들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색상의 다채로움에 있어서는 람프리마가 한수 위다.
람프리마속은 총 5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밝혀진 종은 다음과 같다.[2]
-''Lamprima aenea''[3] (람프리마 아에네아) : 노퍽 섬
-''Lamprima adolphinae'' (람프리마 아돌피네) : 뉴기니 섬
-''Lamprima aurata''[4] (람프리마 아우라타) : 호주 NSW VIC QLD TAS SA WA
-''Lamprima imberbis'' (람프리마 임베르비스) : 뉴사우스웨일스 주 북동부
-''Lamprima insularis'' (람프리마 인슐라리스) : 로드하우 섬
각 종은 형태상으로는 유사하지만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일부 종은 고정된 색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육난이도도 차이가 있어 일부 종은 난이도가 쉽지 않은 편에 속하기도 한다. 이 종들 중 아돌피네종이 가장 대형으로 자라며 색변이도 다양해 이들 중에서 가장 널리 사육되어 오고 있다.
2. 상세
몸이 가벼운 탓인지 암수 모두 비행능력이 우수하다. 그 때문에 잠깐 뚜껑 열어놓은 사이에 날아서 탈출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체구가 작은 사슴벌레들이 대개 그렇듯이 온도변화에 그리 강한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고온에 놔 둔다고 바로 죽어버리지는 않지만 되도록이면 25도 이하의 온도에서 사육하는 것이 권장된다.
크기가 작아서 겁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이놈들도 사슴벌레라는 근본은 어디 안 가는지 한 성깔 한다. 다만 넓적사슴벌레류처럼 흉포하지는 않고 수컷끼리도 싸우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는 않는다.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다. 잘 키우면 1년을 간다고도 하지만 보통은 6개월 정도에 명을 다한다.
유충들의 모습은 뮤엘러리사슴벌레처럼 엉덩이가 얇은 형태를 하고 있다. 형태상으로는 비슷하지만 뮤엘러리와는 크기차이가 많이 나서 구분이 어렵지 않다.
유독 국내에서 람프리마사슴벌레와 뮤엘러리사슴벌레가 주행성이라는 낭설이 퍼져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슴벌레들과 마찬가지로 밤에 많이 활동하며, 직접 사육하는 일본 사육가들의 언급에 따르면 낮에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백과사전에서 주행성이라는 서술을 하는데 어째서 이런 잘못된 지식이 퍼지게 된 것인지는 불명이다.[5]
크기가 너무 작아서 가끔 젤리에 익사하는 사고(...)가 나기도 한다. 따라서 액체가 많은 젤리류는 람프리마 사육시 권장되지 않는다.
간혹 인스타에 색깔별로 이놈들을 손등에 올려놓고 핑거 스냅 드립을 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색변이가 다양해 유전 관련 실험에 사용된다.
3. 사육
외국곤충은 국내에서 기를 수 없으니 참고하는 정도로만 알아두자.
람프리마는 사육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뮤엘러리와 함께 초보자에게 추천되는 애완곤충이다. 다만 뮤엘러리에 비해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성충은 고온에 강하지 않기 때문에 온도가 28도를 넘어가지 않게 해 주는 것이 개체의 수명에 좋다. 성충은 크기가 커 봐야 4센티를 잘 넘지 않기 때문에 큰 사육통이 필요가 없으며, 일부 사육가는 푸딩컵에 한 마리씩 기르기도 한다.
성충끼리 싸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살상력이 약해서 물어죽이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단체사육을 해도 큰 위험은 없으나 개체에게 막심한 스트레스를 줘 수명을 매우 단축시키므로 가급적 단독사육 혹은 암수 한 쌍으로 사육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행능력이 매우 좋으므로 사육시에는 뚜껑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젤리는 16g 일반젤리를 줬다가는 젤리에 빠져 익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와이드 젤리[6] 를 쓰는 것이 좋다.
번식 난이도는 중간 정도이다. 이 녀석들도 마찬가지로 교미 자체는 매우 쉽다. 사슴벌레라는 명칭이 어울릴 정도로 교미에 환장한다.[7] 그러나 숙련된 사육가들도 가끔 산란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산란에는 케바케가 좀 있다. 물론 산란에 성공만 하면 50개 이상의 알을 낳기도 하니 아주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산란장은 크기가 클 필요가 없으며, 산란목을 넣어주는 것이 산란유도에 좋다.
람프리마의 알은 정말 너무너무 작아서 육안으로 관찰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산란을 받고 2개월정도 방치시킨 후 유충을 찾는 것이 더 좋다. 람프리마는 크기가 작은 만큼 유충기간도 정말 짧아서 세대 사이클이 아주 빠르게 순환된다. 잘만 키우면 6개월마다 한 세대가 성충이 되니 수 불리는 것은 금방이다. 유충은 톱밥을 많이 먹지도 않고 특별히 신경쓸 것도 없으며 균사로 사육하는 것도 가능하다.[8] 유충 사육은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어떤 사육가들은 아예 큰 통에 유충을 단체로 박아놓고 배틀로얄(...)을 시켜서 살아남고 우화한 성충들만 건지기도 한다..
번데기에서 성충이 될 때가 좀 특이한데, 번데기를 관찰해 보면 턱이 머리 위쪽으로 돌돌 말려 있다. 이는 번데기에서 성충이 된 직후부터 서서히 펴지다가 약 3~4일 후 일반적인 턱 모습이 된다.
갓 성충이 된 직후부터 먹이를 처음 먹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른 종에 비해서 짧다. 그러나 가끔 질질 끄는 개체들도 있다.
4. 다양한 색
색변이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사슴벌레종 중 색이 독보적으로 많다. 가시광선 영역대의 색들은 다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색이 다양한데, 이러한 다양한 색을 이용해 표본상자를 그라데이션으로 꾸미는 수집가도 있을 정도다.
다만 색변이가 다양한 만큼 특정 색에 대한 희소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뮤엘러리의 블루 색상이 그렇게나 가격이 높은 이유는 보통은 볼 수가 없는 색깔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람프리마는 모든 색이 뮤엘러리보다는 비교적 골고루 흔하게 나오기 때문에 어느 한 색깔이 희귀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9]
고정누대가 진행되지 않은 일반 람프리마를 교배시키면 후손들이 반드시 부모의 색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후손들의 색이 가지각색으로 나온다는 점이 람프리마의 사육 묘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람프리마도 뮤엘러리와 마찬가지로 일부 사육가들에 의해 색고정이 이루어졌는데, 아름다워서 수요가 높은 퍼플이나 블루, 실버[10] 등이 고정누대가 진행되는 중이다. 두 가지 색상이 그라데이션으로 나타나는 투톤 색상 또한 대단히 아름다워서 수요가 높고 마찬가지로 누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누대가 되어 혈통화된 개체들은 가격이 람프리마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비싸지는데, 통상의 람프리마가 아무리 비싸봐야 한 쌍에 4000엔 정도밖에 하지 않는 것에 비해 혈통 람프리마는 퀄리티에 따라 2만 엔을 넘어가기도 한다.
[1] 사육산의 경우 50mm이상의 개체도 존재하지만 아주 드물다.[2] 기존 8종에서 2018년 5종으로 개정되었다.[3] 람프리마 속의 모식종이다.[4] Lamprima latreillii, Lamprima varians, Lamprima micardi 모두 Lamprima aurata의 동물이명처리됨[5] 애초에 이들에게는 낮에 활동하는 것이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다. 사슴벌레류는 원래부터 눈이 아주 안 좋아서 더듬이에 의존하므로 밤이나 낮이나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낮에는 각종 주행성 조류 천적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생존에 매우 불리하다. 람프리마와 뮤엘러리가 찬란한 빛깔을 갖고 있는 것은 단지 강렬한 태양빛을 반사시켜 체온을 낮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포식자를 교란시킨다거나 하는 기능은 없다.[6] 깊이가 얕고 양옆으로 넓게 퍼진 형태의 젤리로 람프리마뿐만 아니라 뿔이 큰 다른 사슴벌레 수컷들에게도 유용하다.[7] 물론 뮤엘러리만큼 성욕이 강하진 않다.[8] 다만 균사의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고 크기가 작아 균에 먹힐 가능성도 높아서 잘 하지는 않는다.[9] 물론 색상별로 출현하는 확률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골드와 그린 색상이 가장 흔하며, 퍼플이나 블루는 '비교적' 희귀한 편이다.[10] 이 색상은 뮤엘러리에서 관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