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한국인 유학생 사망 사고
1. 개요
2019년 12월 20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서 한국인 유학생 이지현 씨(사고 당시 32세)가 지인의 집에 방문하려고 도보로 이동하던 도중 주 정부 소유의 건축물 6층에서 떨어져나온 물체(석재 또는 벽돌로 추정)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다.
피해자 이지현 씨는 스페인의 패션회사 입사를 꿈꾸며 2019년 5월부터 바야돌리드의 한 대학에서 어학 연수를 해왔으며, 활발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동료 학생 및 스페인어 강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리고 12월에 정해진 연수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한국의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낸 뒤 친구들과 필리핀 관광을 갈 계획이었으나 마드리드에서 뜻하지 않은 변을 당했다.
머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쓰러진 피해자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몇 시간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2. 경과
시내 한복판 멀쩡한 길거리에서 관광객이 건물에서 떨어져나온 물체에 맞는 황당한 사고였기 때문에 스페인 당국의 조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졌는데, 자체적인 조사를 벌인 뒤 자연재해에 의해 일어난 사고라고 발표하였다. 건물에서 안전 관련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고, 돌풍 등이 불어 건물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천재지변을 일으켰다는 주장.
일단 당시 태풍 엘사가 활동 중이었고, 사건 당일 마드리드 일부 지역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로 보이나, 바로 그 사고 지역에서 안전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던 건물의 석재나 벽돌이 떨어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극심한 바람이 불었는지는 불명이다.
이후 비보를 듣고 고인의 부모(한영숙 씨, 이성우 씨)가 급히 마드리드행 비행기를 타고 현장을 찾았으나, 한참 뒤에 싸늘한 딸의 시신을 인도받은 것 이외에는 따로 문제의 건물을 직접 확인하는 등의 사고 내용 조사에 대해서는 일절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사건 현장 역시 사진으로만 남겨지고 증거물 수집도 없이 재빠르게 정리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유족들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천재지변이기 때문에 다른 책임은 질 수 없다"는 담당자들의 반응만 들었다고 한다. 유족 측에서는 해당 건물을 관리해온 스페인 주 정부 측의 공식사과와 진상규명, 그리고 시신 송환비용 등을 요구했지만, 예산부족이나 감사 문제 등으로 당국이 난색을 표했기에 아무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결국 사건 발생 20여일후 유족들이 '''자비로'''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해올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외교부와 현지 한국 영사관이 부실한 대응을 했다는 이유로 또 한 번 질타를 받았다. 유족에게 숙소 제공 정도는 하였지만 스페인 정부에게 유감 표명만 하고 실질적인 대응은 하지 못했다는 것.
3. 전망
객관적인 증거 제시 없이 자체 조사 결과로 천재지변임을 발표하고 책임지는 사람 없이 사고를 정리하려는 것이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1] , 유족들은 진상규명 및 담당자의 공식 사과만이라도 받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초동수사에서 이미 천재지변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사건직후 유족이나 한국 측 관계자가 개입할 여지를 전혀 주지 않았으며, 사고 관련 증거도 대부분 사라졌을 확률이 높으므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선진국 소리를 들어온 곳이고 한국인이 연간 50만명이나 방문할 정도로 익숙한 곳이자 인기 관광지였지만 [2] 이정도로 후진적인 일처리를 하는 곳인 줄은 미처 몰랐다는 반응이 많다. 다만 현지 재외국민 기준으로는 관공서의 무책임하고 느려터진 일처리속도로 악명이 높기는 했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