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1. 동물이나 사람이 여럿 모여서 같이 다니는 것
하나 이상의 개체 집단을 말한다. 일본어에 비슷한 발음에 뜻이 같은 "무레(群れ/むれ)"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말로 '떼'라고도 하며 주로 ○○떼 처럼 사용하거나(예시: 악어떼, 개떼, 소떼 등) '떼로 몰려 다닌다', '떼거리', '떼창' 등의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1.1. 영어의 동물의 무리를 가리키는 명사들
Animal collective nouns.
우리말에도 특정 동물 전용의 세는 단어가 있듯이, 영어에도 동물의 무리를 가리키는 단어 조합이 따로 있다. 대표적으로 늑대나 개 무리를 가리키는 pack(울프팩으로 많이 쓰인다.), 사자의 무리를 가리키는 pride 등이 유명하다. 즉, 늑대얘기를 할 때 The pack 이라고 하면 늑대가 갖는 사회 단위의 기본적인 단위로써 얘기를 하는 것이다.
흔히 영단어를 외울 때 그냥 무리, 떼를 지칭하는 단어로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으며 뭔 무리나 떼를 가리키는 말이 이렇게 많나 싶지만 사실 각각 지칭하는 동물이 다른 것인데 단어장에서는 흔히 무시되곤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무리나 조직에도 흔히 쓰는 단어들도 있는데 외래어로써 깊이 박힌 단어들의 경우 해당 동물의 이미지와 대입해보면 왜 각 무리를 지칭하는 단어가 다른지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사회 특성이 확실한 동물들의 경우 단순히 막 모여있는 형태로 이런 단어를 쓰지 않고 그들의 생태에서 생겨나는 단위로써 해당 단어들을 쓰는 것이므로 주의.
대표적인 단어들은 다음과 같다.
clan: 점박이하이에나의 무리를 뜻하는 말이다.
pack: 상기했듯이 늑대와 개과 동물에 쓰인다. 거의 늑대 전용 수준. 우두머리가 확실한 그룹의 느낌을 준다.
pride: 사자 무리를 가리킨다. 공작 무리를 지칭하는데도 쓰인다.
herd: 소, 양, 염소, 당나귀 등등 많은 4족 초식동물의 떼를 지칭하는데 쓰인다. flock과 더불어 무리, 떼로써 학교 공부에서도 볼 법한 단어. 그냥 떼지어 다니는 의미로 쓰며 사람한테 쓰면 부정적인 뉘앙스이다.
'''school''': '''물고기의 무리'''로 쓰인다. 나름 흔한 용도지만 아무래도 학교란 뜻이 강해서 매칭도 딱히 안되고(어원도 학교를 뜻하는 것과는 논란이 있다) 해서 가아아끔 시험 문제에 학생들 엿먹이려고 갑툭튀 하기도 하는 단어.
troop: 원숭이, 캥거루 계열에게 종종 쓰인다.
swarm: 저그 군단으로 익숙한 단어.[1] 주로 벌레의 무리를 지칭한다.
'''team''': 말들에게 쓴다. 서로 다른 말 개체가 같은 일을 할 때 쓴다(같이 마차를 끄는 팀).
family: 비버나 수달에게 특히 쓰인다. 물론 가족단위 생활을 하는 동물이라 자연스럽게 붙은 경우.
'''gang''': 버팔로나 사슴 등의 좀 큰 우제류에 쓰이거나 칠면조, 타조, 거위 등의 잘 안 날라다니는 조류에 쓰인다. 몇몇씩 붙어 어슬렁어슬렁 대서 쓰이는 듯.
위키피디아를 비롯 이러한 단어들을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있으며:
http://www.thealmightyguru.com/Pointless/AnimalGroups.html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English_terms_of_venery,_by_animal
보다 자세한 내용은 어학 사전, 야생학 관련 정보 검색해볼 것을 권한다.
2. 어떤 일이나 상황을 처리하기 힘들 때 쓰는 단어
無理. (ex:~는 무리일 것으로 사료됩니다)
현대 라이트노벨 출판 및 웹소설시장, 웹툰시장 등 한국 미디어에서 상당히 많이 나타나는 일본식 번역체 문장 문제에서 대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의 단어이다. '무리'는 한국어와 일본어 모두에서 쓰는 단어이나, 실용 한국어와 실용 일본어에서의 용례 범위가 판이하게 다르다. 일본어에서는 용례가 매우 광범위하게 넓다. 한국어에서 무리는 '물리적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 즉 0%는 아니나 0%에 가까운 것', 혹은 '정상 범주에서 과한 것'만을 위주로 무리하다고 표현하고 그 외의 상황에 다른 단어를 쓰지만, 일본어에서는 '0%를 포함한 물리적 가능성이 낮은 것'에다가 '감정적 문제로 실행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것(싫어하는 것)'마저 무리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2] 일본어에서 엄청나게 많은 대화 범위를 포괄하는 단어다.
- 예시 1: 평소에 항상 평균 50점을 받던 사람이 다음 시험에서 평균 9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는가?
이 상황은 가능성이 매우 낮으나 0이 아니므로, 일본어와 한국어 모두에서 '무리'라고 표현한다.
- 예시 2: 일주일 내내 하루에 18시간 일하고 5시간만 잘 수 있는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정상 범주에서 과한 것'에 속하므로 역시 마찬가지로 한일 모두 '무리한 요구'라고 표현한다.
- 예시 3: 당신은 어떤 도구도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는가?
이 경우는 물리적 가능성이 전무하므로 한국어에서는 무리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불가능하다고 표현하지만, 일본어에서는 이 또한 '무리'라고 표현한다.[3]
- 예시 4: 충분한 보상을 줄 테니 저 공원에 불을 질러라.
또한 아예 감정의 영역에 들어가면 한국어와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말 그대로 감정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받을 경우에도 한국은 싫다, 응할 수 없다, 수용할 수 없다, 죽어도 그렇게는 못한다 등 무리라는 단어가 없는 표현을 쓰지만, 일본인은 간단히 "무리다." 하는 한 마디로 모든 거부의 표현을 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한다.
즉. 일본에서의 무리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불가능', '신념을 버리는 것', '말도 안 되는 것',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 등 수많은 의미를 모두 포함하므로 웬만한 상황에서는 다 쓸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그대로 한국어로 직역해버리면 한국인은 굉장히 큰 위화감[4] 을 받는다. 더 나아가 의미가 확장되어 일본인들은 일상생활의 아예 평범한 요구를 거부할때도 "아 난 그거 하기 싫어, 못해."라는 뜻으로 그냥 "무리야, 무리"[5] 라고 말할 수도 있다.'무리'라는 단어 자체가 일본어 내에서 워낙 포괄적이고 자주 등장하는 단어라 수없이 많은, 아니 거의 모든 일본 미디어에서 접하는 데다가 한국어와 발음도 똑같기까지 하다 보니, 1990년대 한일문화개방 이후 수많은 10대~30대, 그리고 일부 40대 중에도 많은 재팬 미디어 키드들(혹은 덕후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본 미디어를 수없이 접하며 이 표현에 익숙해져 일상생활 속 글이나 표현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이중에는 대중문화산업계 종사자[6] 가 된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이후에도 그런 표현을 남발하는 사례들이 있다.
또한 그렇기에 '무리'라는 단어를 실생활에서 상술된, 한국어로 어색한 상황에 자주 쓰는 사람들은 (덕후로 안 보인다 하더라도) 일코 덕후일 확률이 높다.
프로듀스 48에서 치바 에리이가 1차 배틀 평가에서 "무리예요."(못할 것 같아요) 라는 발언을 하면서 이 단어가 유명해졌다. 아예 캐릭터성으로 무-리를 사용하는 모리쿠보 노노도 있다.
3. 대기 광학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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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나 달 주위에서 밝은 둥근 테(고리)를 관측할 수 있는 광학 현상. 태양 주위에 생기는 것은 해무리, 달 주위에 생기는 것은 달무리라고 부른다.
실제로 대기 중에 밝은 띠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 둥근 물방울에 의해 굴절, 반사된 빛이 무지개 형태로 보이게 되는 것과 비슷하게, 대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에 의해 특정한 형태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대기 중에 엷은 권층운이 끼었을 때, 구름의 얼음 입자가 빛을 굴절, 반사시켜서 보이는 둥근 테 형태이다. 그러나 얼음 입자들의 모양과 방향에 따라 고리모양의 테 뿐만 아니라, 십자가 형태나 기둥 형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들은 모양에 따라 환일이나 무리해, 빛기둥 등으로 불린다.
가장 흔히 보이는 둥그런 고리 형태의 무리는 광원(보통 해나 달)과 관측자를 이은 선의 22° 위치에 나타난다. 이때 얼음은 육각 기둥 형태의 프리즘처럼 작용해서, 통과하는 빛은 두 번의 굴절을 거치게 된다. 굴절하는 각도가 작기 때문에 아름다운 무지개와는 달리 빛이 분산이 심하지 않아 단색광으로 보인다.
이러한 광학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가 부족하던 옛날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를 천사나, 신의 계시, 불길한 징조 등으로 여겼었다.
권층운은 보통 태풍이나 전선이 접근할 때 생길 때 나타나므로 이 무리가 생기면 곧 비가 온다는 민간 전승이 있다.
4. 스위스 베른 칸톤의 한 지역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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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베른 칸톤에 위치해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베른 트램 6번 Muri 역에 내리면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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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드래곤볼의 등장인물
무리(드래곤볼) 문서를 참조.
[1] 사실 영어판을 했다면 저그 군단을 Zerg Swarm이 아닌 The Swarm이라고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2] 간단히 말해 일본어에서는 '정신적이거나 물리적인 '''모든''' 어려움이나 힘든 상황'이 '무리'다.[3] 물론 일본어에도 당연히 '불가능하다.'나 '있을 수 없다.' 같은 단어가 있고(종종 일본 전쟁영화나 범죄영화 같은데서 군인이나 경찰이 교신으로 "현상황 ~~가 가능합니까?"라고 물을 때 "불가능이다(후카노다)"라고 답하는 걸 볼 수 있다. ) 사용되지만, 불가능함과 무리함을 구별하는 실용 한국어와 달리 실용 일본어에서는 이미 '무리'라는 단어가 '불가능'과 '있을 수 없음'을 포함한다. 그렇기에 '무리'를 더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한다.[4] 예를 들어 "1승 5패 팀이 5승 1패 팀을 한번 이긴다고 순위를 역전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등 일본식 표현을 듣는다고 해보자. 일본인들은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나, 한국인들은 "뭔가 순위를 역전할 수 있는 제도가 있나?" 하는 등 위화감을 받거나 오해를 할 것이다. 저 상황에서 일본인은 '무리'를 '불가능'이란 뜻으로 쓰지만, 한국에서는 '확률은 낮으나,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5] 일본식 '돌려말하기' 성향 때문인데, 일본어에서 대놓고 면전에다가 하는 '싫어'라는 말은 거부뿐만 아니라 상대를 말로 공격하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원수가 되어도 상관없다 수준으로 악감정 있는 경우가 아니면 돌려 말하기를 정석으로 간주한다. 즉, 상대를 공격하는 대신 자신이 하지 못하게 되는 사정 그 자체를 과장해서 '무리'라고 표현하는 것. 사실 일본인이나 일본생활을 오래한 외국인이 아니면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문화지만 일본인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한다.[6]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마사토끼다. 자신의 거의 모든 만화 작품에 무리라는 단어를 남발하는데, 가히 일본만화보다 더 많이 남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