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애자

 

無崖子
김용의 무협소설 천룡팔부의 등장인물.
소요파의 소요자의 제자로 작중 나이는 93세로 천산동모에 이어 두번째로 소요자의 제자로 소요파에 입문하였다. 북명신공을 깊이 수련하여 사자매인 천산동모이추수를 포함한 3명 중 가장 무공이 뛰어나 2대 소요파 장문인이 되었다. 단순히 무공만 강한 것이 아닌 기문서화, 공예잡학, 의복성상 등등 각종 학문과 기예에도 정통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술이 뛰어난 염왕적 설모화를 비웃을 만큼 의술과 각종 학식이 뛰어난 천산동모와 서하국에 초빙된 귀빈들을 탄복하게 하는 서화를 그려낼 정도로 다재다능한 이추수가 조금도 불만 없이 장문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김용 문학 작품 전체에서 재주와 학식으로 최고로 꼽히는 기재라고 할 수 있다.[1] 단지의 그의 내공만을 격체전력으로 받은 허죽이 솔방울에 내공을 실어 던지자 동모를 추격해 온 고수들의 가슴팍을 꿰뚫어버릴 정도이니 그의 무공은 정말 압도적인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2]
소요자는 제자를 천산동모, 무애자, 이추수까지 셋만을 거두었다. 2대 제자 중 유일한 청일점에 재주와 학식 외에 외모까지 굉장히 준수해서 사저인 천산동모와 사매인 이추수가 모두 반해 무애자를 차지하기 위한 치정싸움으로 소요파가 갈기갈기 찢어지게 되었다. 무애자에 대한 사랑이 너무 깊었던 나머지 천산동모와 이추수는 서로를 극도로 미워하여 성격마저 비뚤어지게 되었고, 그녀들의 치열한 치정싸움은 계략을 사용하여 무애자를 쟁취한 이추수의 승리로 일단락되었다.[3] 무애자는 이추수와 함께 대리국의 무량산으로 떠나가 옥벽 동굴 속에 거대한 아지트를 만들고 아이까지 낳았다. 그 아이가 왕어언의 어머니인 왕부인 이청라. 그러나 진실은 무애자는 이추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그가 평생을 두고 사랑한 여인은 천산동모와 이추수가 아닌 이추수의 여동생이었다. 작중에서는 사형제들과 같이 소요자 문하에 있을 때 여동생도 함께 지냈던 것으로 나온다.
어느 날 무애자는 땅속에서 옥을 발굴하여, 이추수의 얼굴을 꼭 닮은 조각상을 만든다. 이것을 60여년 뒤, 단예가 우연히 발견하며 천룡팔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애자는 이 조각상만 하염없이 바라보았고, 이추수가 이에 질투심을 느껴 트러블이 발생한다. 이추수는 격분한 나머지 젊은 미소년들을 유괴해서 무애자가 보는 앞에서 성관계를 가지며 도발하였고, 이에 대노한 무애자는 이추수의 곁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이추수는 유괴한 남자들은 호수바닥에 매장시킨 막장 드라마를 찍었다.(...) 왜 무애자가 이미 이추수와 아기를 낳고 살면서 이추수의 여동생 조각상을 만들었는지 소설에선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4] 묘사된 외모로는 이추수의 여동생은 이추수와 쌍둥이 수준으로 닮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다.[5] 이추수의 여동생과 매우 닮았다는 왕어언의 성품을 미루어볼 때, 성격이 포악하고 오만한 천산동모나 이추수와 달리 매우 온순하고 천진한 성격이었던 것 같다.[6]
제자로는 소성하정춘추 2명의 제자를 두었다. 첫째인 소성하는 사부에 대한 충성심이 깊었으며 사부의 가르침을 잘 따르고자 노력했다. 둘째인 정춘추는 무공 외에 다른 학문에 재주가 없어 사부의 가르침은 건성으로 받으며 무공에만 매진하였다. 무애자는 소요파의 차기 장문을 선정하려 할 때 무공뿐만 아니라 외모와 각종 기예와 학문들을 절정으로 익힌 제자에게 장문인을 물려주려 했다. 당연히 정춘추는 무공은 소성하보다 강했지만, 나머지 학문에서 미치지 못했다. 이에 정춘추는 역심을 품고 은밀히 독을 써서 무애자를 암습한 뒤 절벽에서 추락시켜 버린다. 이후 소성하를 협박하여 농아노인으로 무림에 나설 수 없게 만든다.[7]
무애자는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간신히 목숨은 건진다. 그러나 하반신이 마비되어 내공 수련은 가능했지만 자유로이 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소성하는 무애자를 찾아서 정춘추가 알지 못하게 심산유곡에서 은거시킨다. 작중에서 진롱바둑을 열어 천하의 고수들을 끌어모은다.[8] 그 중 바둑을 깨는 고수에게 자신의 북명진기를 전해주며 정춘추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제자로 삼을 예정이었다.
진롱바둑을 깬 허죽을 보고, 내심 만족하지 않는 눈치였지만(...) 다행히 허죽의 무공이 얕아서 자신의 내공을 원활히 물려줄 수 있었다.[9] 소요파 장문의 신물인 장문칠보지환과 이추수의 여동생이 그려진 두루마리를 물려준다. 허죽에게 대리국 무량동에 보관된 소요파 무공비급을 찾아 수련하고, 그림의 여인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면 무공을 가르쳐줄 것이라 얘기한다. 허죽에게 내공을 모두 물려준 탓에 곧 생을 마감하였다.
무애자와 다른 여인들과 관계가 어떠했는지 그의 시점에서 서술된 내용은 없다. 애정 관계란 한쪽만 보고 판단할 수 없듯이, 천산동모와 이추수는 그를 평생 못 잊은 것은 분명하지만[10] 무애자는 그녀들이 아닌 이추수의 여동생을 죽는 날까지 마음에 둔 여자로 생각하였다. 무애자와 이추수의 여동생의 관계가 정말 어떠했는지는 불명이다. 무애자가 죽은 뒤 소성하, 천산동모, 이추수가 줄줄이 죽어 소요파의 말로는 정말 좋지 않았고[11], 그나마 소요파 진전을 허죽이 이어가게 된다.
무공은 북명신공을 유일하게 전수받았으며, 이추수와 같이 지내는 동안 소무상공을 익힌 것으로 묘사된다.[12]
신수판의 추가된 설정은 다음과 같다.
원래 23세의 무애자는 사저인 26세인 천산동모와 정을 통하던 사이였고, 동모가 어렸을 때 입은 주화입마를 극복하여 다시 몸이 자랄 수 있었다. 18세의 이추수는 무애자를 좋아하고 있던지라 동모의 연공 기간에 암습하여 영원히 동모의 몸을 자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무애자에게 이를 알려주며 동모의 몸이 자랄 수 없다는 걸 안 무애자는 이추수와 그녀의 11세 된 여동생과 함께 무량옥동으로 이주해버린다. 이추수의 여동생이 18세가 되던 날 무애자는 발굴한 옥으로 처제의 옥상을 만든다. 이에 대노한 이추수와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하였고, 이추수는 무애자의 둘째 제자인 정춘추와 불륜 관계를 맺어 자기 편으로 만든 뒤, 천산동모가 이를 밀고하자 둘이 공모해서 무애자를 절벽에서 추락시킨다. 그나마 일말의 정이 남아있어 무애자를 죽이려는 정춘추를 제지했다. 무애자는 소성하의 기지로 살아난 뒤 소성하에게 상승 무공을 전수해주어 복수를 하려 했으나 그의 자질이 미치지 못하였다.[13] 결국 천하 고수를 모아서 자신의 진전을 전해주어 대리복수를 하도록 진롱바둑을 개최하였다. 무애자가 최후에 진짜 사랑했던 사람은 이추수의 여동생이었음이 조금 더 명확히 설명한다.

[1] 무애자의 마이너 카피판이 제자인 소성하이며, 소성하의 제자인 함곡팔우는 무애자의 재주 가운데 각각 한 가지 기예를 익힌 수준이었지만 해당 학문에서 천하제일로 손꼽혔다. 한마디로 답이 안 나오는 다재다능한 먼치킨인 셈.[2] 솔방울 같은 가벼운 물체로 사람의 가슴팍을 부숴버리는 경지는 김용 소설 전체를 봐도 나오지 않는다![3] 이추수는 천산동모가 신공을 수련하는 무방비를 노려 옆에서 소리를 질러 주화입마에 빠지게 했다. 체격이 영원히 어린아이 수준으로 고정된 천산동모는 훗날 마음을 추스려 다시 회복하고 이추수의 얼굴을 망가뜨려 복수한다.[4] 황옥랑이 그린 만화판에서는 이추수가 무애자와 동생의 사랑을 눈치 채고 은밀히 독살해버린 것으로 묘사된다. 확실한 것은 이추수의 여동생은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것이다.[5] 이추수의 증언에 따르면 자신의 동생과의 외모 차이는 보조개와 눈썹의 사마귀가 있는 정도라고 한다.[6] 그런데 친모인 왕부인(이청라)이나 할머니인 이추수의 성격을 보면 그냥 왕어언이 돌연변이거나 아버지인 단정순을 닮은 듯싶다.(...)[7] 정춘추는 무애자를 습격할 때 소요파 무학뿐만 아닌 사파의 극악한 무공을 배워 써먹었다.[8] 허죽에게 참가 고수들을 묻고, 천하의 고수 6~7할은 왔다고 만족한다. 소봉이 오지 않은 것에는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9] 소요파 내공을 물려받으려면 우선 기존에 쌓은 내공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내공을 준 당사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된다.[10] 이추수야 너무 자유로운 영혼이라 수많은 남자를 만나며 서하 황태후까지 되었지만, 천산동모는 96세가 되도록 남자 한 명 없이 무애자만 생각하다 생을 마감했다. 물론 평생 어린이 체격이라 동모를 좋아하는 남자가 없었음을 감안해야 한다.[11] 정춘추는 허죽의 생사부에 걸려 평생을 소림사에 유폐당한다.[12] 천산동모가 허죽에게 무공을 전수할 때 무애자에게 받은 내공 안에 소무상공의 성질이 있다고 크게 화낸다. 허죽은 나중에 아예 이추수의 내공을 직접 전이받았다.[13] 신수판의 정춘추 또한 이추수에게 얻은 소무상공을 익히고 있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대신 독자적인 독공의 고수가 된다. 반면 구마지는 훔쳐간 소무상공으로 단기간 내에 큰 효과를 본 것을 볼 때 생각보다 소요파의 무공이 사람을 가리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