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어언

 

1. 개요
2. 신수판의 수정사항
3. 김용군협전에서의 왕어언


1. 개요


王語嫣
김용의 소설 천룡팔부의 등장인물.
천룡팔부 미녀 No.1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단예 사이드의 히로인이다.[1] 단예에게 빠져 죽자사자 하는 목완청, 종영과 달리 정작 단예가 쫓아다니는 왕어언은 단예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구판에서는 시종일관 작품 최후반까지 단예를 '그냥 어쩌다 아는 남자' 취급이 지속되며 단예의 찌질한 모습 중 90%는 순전히 이 여자 스토킹하다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작가의 녹정기에 나오는 아가와 비슷한 유형이며, 강렬한 로맨스가 돋보이는 김용 문학작품에 나오는 다른 여인들에 비해 별다른 임팩트가 없었다. 초반부에는 무량산 석동의 선녀상과 판박이 외모로 인해 이와 관련하여 상당히 큰 존재감이 있을 것이라 기대되었지만, 오히려 원작 전체에 걸친 존재감은 단예가 그녀를 만나러 가는 중에 조우한 아주가 훨씬 더 강했다.[2]
소주 연자오 만타산장의 주인인 왕부인 이청라의 딸이자 모용복의 외사촌동생. 모용복한테 푹 빠져 정신을 못 차리지만 모용복은 그녀에게 연애감정이 거의 없어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다. 단예는 그녀의 얼굴도 못 보고 목소리만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정신을 못 차리다 외모까지 그의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무량산 동굴 속의 미녀 옥상과 똑같은 것을 보고 끝없는 스토킹을 시작한다. 단예→왕어언→모용복으로 이어지는 그 누구도 보람없던 연애 라인은 소설 거의 마지막 즈음에 와서 왕어언이 모용복의 무정함에 결국 정이 떨어지고 단예의 끊임 없는 정성에 혹해 단예 노선으로 갈아타면서 변화를 맞게 되는데... 이 부분은 천룡팔부가 수차례 개정판이 나오면서 제일 큰 변화를 겪었다.
그녀의 어머니 왕부인은 소요파 무애자이추수의 자식이며, 왕어언은 왕부인이 단예의 아버지 단정순과 사귀어 낳은 딸이다. 즉 왕어언은 종영, 목완청, 아주/아자 자매와 마찬가지로 단정순의 사생아. 때문에 단예와는 이복남매가 되지만 이후 단예는 사실 단연경의 아들임이 밝혀지므로 근친 관계는 아니다.
외모는 천룡팔부 여성 등장인물 중 단연 최고의 미녀로 묘사된다. 무량산 석굴의 옥녀미인상, 즉 외할머니인 이추수의 젊은 시절과 거의 똑같이 생겼다고. 어머니 왕부인도 매우 비슷하지만 나이를 먹어서인지 왕어언보다는 못한 외모로 묘사된다. 사실 이추수-이추수의 여동생-이청라-왕어언은 서로 외모가 닮았다는 묘사가 있다. 원작에서 이 넷의 미모의 위상을 생각하면 실로 무시무시한 절세미녀의 가계라고 할 수 있겠다.
머리도 좋다. 본인은 무공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무공을 직접 펼치지는 못하나 무공광 모용복을 사모하다 보니 그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집에 소장된 무공비급들[3] [4]을 모두 읽고 암기해버렸다. 그냥 암기만 한 게 아니라, 무공의 문제점 파악이나 파훼법 같은 응용력도 비상해 무공 지식 및 식견의 해박함은 작중 최고. 가히 걸어다니는 무공사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관계로 해설역을 많이 맡는다.
그렇지만 작품의 90% 동안 주인공을 거들떠도 안 보고 (보통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독자들이 보기엔) 싸가지 없는 행동만 하다가 막판에 이해하기 어려운 180도 성격 반전을 보여주는 바람에 캐릭터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 그래서 모용복에게 돌아간다는 최근의 개정에 반발하는 독자도 있는 반면, 완성도 면에서 더 이치에 맞는다는 평도 있다.
단지 천룡팔부는 관점에 따라서 주인공의 한명인 단예가 그 90% 동안 모용복에 눈이 먼 왕어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모용복이 있어서 단예에게 관심없는 모습을 보일 뿐으로, 무술을 잘 모르는 단예에게 나름 많은 도움을 준다.[5] 내공은 뛰어난데 무술을 전혀 모르는 단예와, 무술에 대해서 잘 아는데 내공은 형편 없는 왕어언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콤비이기도 하다.
애초에 단예와 왕어언은 닮은 꼴이다. 단예는 옥녀미인상을 보고 그에 닮은 왕어언을 좋아했지만 모용복만 보던 왕어언은 관심 없어 했었고, 왕어언은 모용복을 좋아한다며 따라 다니지만 모용복은 집안의 권력 회복에만 신경 쓰는 비슷한 구도로, 후반에 모용복이 왕어언을 버렸을 때 모든 게 덧없어 져서 그 때 계속 곁에서 그녀를 위해준 단예와 맺어지는 전개인 것이다. 왕어언의 모용복에 대한 마음은 첫 사랑이라기 보단 잘 아는 주위의 멋진 오빠에 대한 동경이자 왕어언이 생각하는 이상형을 모용복이란 캐릭에 덧 씌우는 면이 강했었고, 그 이상이 무너지는 순간 옆에 있어준 단예를 선택한 것으로 단예와 이어져도 이상하진 않다. 단지 단예 또한 옥녀상을 보고 왕어언을 좋아하게 된 것으로 이것 또한 동경이자 왕어언 자신보단 옥녀상과 닮은 왕어언이란 이상형에 의해 나온 감정이고 그런 의미에선 현실을 보고 정신 차리며 왕어언과 이어지지 않는 개정판 또한 설득력이 있다.
주인공한테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성격 자체는 조용하고 천진한 편. 어렸을 때부터 십수 년간 집 밖에 나와본 적이 없어서 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순진하다. 단예를 만난 후 가출, 처음으로 바깥세상을 구경하게 된다. 사납고 잔인한 외할머니 이추수보다는 다소곳했던 그녀의 여동생의 성격이 격세유전된 것 같다.
소용녀와 함께 김용 월드 절세미녀 순위로 막상막하에 신선과도 같은 미인이란 분위기가 비슷해선지 영상물에서 왕어언을 맡은 배우 중 진옥련, 이약동, 유역비는 모두 소용녀도 연기한 경력이 있다. 이 중에서도 유역비는 왕어언으로 특히 주목을 받아 인기 스타가 되었다.

2. 신수판의 수정사항


많은 부분에서 구판과 조금 다른 인물이 된다. 구판처럼 단정순의 친딸인 것은 맞는데, 신수판에서는 확실하게 이청라가 단정순과 바람이 나서 낳은 딸이 된다. 즉 이추수와 이청라 모녀는 대를 이어 불륜을 하며 애까지 잘 낳았다.
왕어언의 외조부는 성숙노괴 정춘추로 설정되었다. 진짜 친외조부는 구판처럼 무애자가 맞지만, 냉담해진 무애자에 실망한 이추수가 사질인 정춘추와 불륜 관계를 가진다. 이를 알게 된 무애자는 대노하여 이들을 죽이려 하였다. 이에 이추수는 정춘추와 공모하여 무애자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폐인으로 만든다. 이추수는 남들이 이목 때문에 딸인 이청라(왕부인)를 정춘추를 아버지로 부르게 하였다. 그리고 이청라가 가지고 있으면서 왕어언이 모두 외웠던 천하의 각 무공비급의 정체는, 이추수가 정춘추와 이청라를 데리고 강남 소주로 이사하면서 낭환복지에서 가져온 비급들이다. 이추수는 다시 그들을 버리고 홀로 서하로 떠나 서하국 황태비가 되었다. 반면에 정춘추와 이청라의 부녀 관계는 돈독해서 정춘추가 이청라를 사실상 키우면서 꾸준히 왕래를 하였으며 그가 애지중지하는 소무상공 비급을 이청라 집에 보관할 정도이다. 모용가의 고모인 이청라의 관계 때문에 구판과 달리 정춘추와 모용가는 인척 관계로 설정되어 서로 교류와 안면이 있다.[6]
왕어언은 외할아버지인 정춘추가 불로장춘공이라는 주안술을 익힌 걸 알고 있으며 그것이 깨져 고민이라는 걸 알고 있다. 작중 후반에 왕어언은 구판처럼 단예를 따라 대리국으로 가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다른 여자들과 달리 나이가 들며 변해가는 자신의 외모를 한탄하며 우울해한다.[7] 왕어언은 영원한 자신의 미모를 유지하고 싶어 소요파의 주안술을 익혀 젊음을 유지하기 원한다. 단예를 졸라서 소요자가 불로불사를 얻었던 동굴로 찾아가나 산세가 너무 깊어 실패하고, 단예가 본 미녀 옥상이 있는 무량옥동으로 가서 불로불사의 비밀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미녀 옥상을 깨뜨려봤지만 아무런 숨겨진 비급이 없으면서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구판에서 우물가에서 모용복에게 실망한 후 단예에게 간 것까지 동일하다.[8] 신수판에서는 대리국에 살게 되지만 목완청, 종영을 비롯한 다른 여인들과 달리 시종일관 우울해하며 모용복을 잊지 못한다. 단예는 왕어언의 행동을 보며, 그리고 황제에 올라 국사에 전념하며 워낙 바쁘게 일하다보니 점차 왕어언에 대한 마음이 식어지고, 그녀를 다시 소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한다.[9]
소주로 다시 돌아간 왕어언은 아벽과 함께 미쳐버린 모용복을 모시고 살아가게 된다. 구판의 엔딩인 모용복의 황제놀이를 단예는 신하들과 대리국 국경 순시중에 보게 된다.[10] 단예는 왕어언을 배려해 모용복의 황제놀이를 못본 척 했으며 놀이가 끝난 뒤에야 왕어언, 아벽과 재회했다. 신하들은 단예의 심기가 거슬린다면 왕어언 등을 대리국에서 쫓아내겠다고 하였지만, 단예는 이를 만류하며 은밀히 그들을 보호해주되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면 해줄 것을 당부하며 왕어언과 인연을 마무리지었다.

3. 김용군협전에서의 왕어언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김용군협전에서의 숨겨진 진정한 사기캐. 자체 능력치는 나빠서, 1회차 플레이 시에는 플레이어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동료 공격력+방어력 2배 상승이라는 숨겨진 시스템 때문에 후반부 동방불패와 같은 강적을 레벨노가다 없이 상대하기 위한 필수 등용 캐릭터가 된다. 그래서 초심자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으나, 2회차 이상을 해서 게임 시스템에 능숙한 플레이어에게는 필수 등용 대상이 된다. 게임에서의 왕어언의 이러한 사기성은 집에 소장된 무공비급들을 모두 읽고 암기해버리고, 무공의 문제점 파악이나 파훼법 같은 응용력, 무공 지식 및 식견을 반영한다는 원작의 설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공을 음양 모두 익힐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을 쓴 뒤에는 구양신공을 익히게 할 수 있는데, 범위 기술이기도 한 구양신공을 10성까지 키우면 원작에서 무공을 전혀 못한다는 설정과 달리 공격적 측면에서도 쓸만한 캐릭터로도 만들 수 있다.

[1] 김용 선생의 공식 인터뷰에서 왕어언의 미모를 이야기하며 송혜교가 자신이 생각하던 왕어언의 외모와 닮아서 놀랐다고 말했었다.[2] 사실 아주는 천룡팔부에서 상당히 독특한 위치에 놓인 인물이다. 등장 분량이 적은데다가 첫 등장 시의 묘사와 전개를 놓고 보면 여느 무협문학에서나 볼법한 활달하고 예쁜 여자 조연 정도였지만, 소봉의 등장과 더불어 기존의 이미지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린 케이스이다. 그녀의 비극성을 이어받은 연장적 인물이 바로 아자.[3] 무애자와 이추수가 대리국 무량옥동에서 모아두었던 무공 비급들이다. 이를 이추수가 옮겨와서 딸인 왕부인인 물려받고 손녀인 왕어언이 본 것이다. 소요파 본문의 무공들은 스승을 통해 구전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입수할 수 없다. 다만 이추수와 천산동모는 자신이 배운 소요파 상승무공들을 도식이나 비급을 남겨 기록해두었고, 이렇게 남긴 비급 중 소무상공은 구마지가 우연히 훔쳐배울 수 있었다. 단예도 능파미보북명신공을 무량동에서 입수했다.[4] 항룡십팔장, 타구봉법, 일양지, 육맥신검 등 일부 무공을 제외한 거의 모든 무공비급이 소장되어 있었다.[5] 적어도 녹정기의 아가 보다는 단예에게 잘 대해준다.[6] 하지만 모용복은 정춘추를 경멸하여 아예 관계를 맺지 않으려 냉소적으로 정춘추를 집안 어른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정춘추는 이런 모용복을 괘심히 여겼으며, 딸인 이청라가 모용복에게 무공을 한 번 지도해주라는 말에 못마땅히 여겨 거절한다. 그리고 모용복의 부하인 모용 4대 가신들과 성수파와 사이도 안 좋아 가신들이 성수파와 따로 만나 결투하려 했었다.[7] 그런데 정작 왕어언의 나이는 많아봐야 20대 초반인데, 벌써 흰머리가 나고 주름살이 생기는 것을 느낀 것은 이 무슨 [8] 신수판 추가 내용으로, 모용복은 서하 공주에게 청혼하러 갈 때 경쟁자인 단예와 비교하면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단예를 왕어언과 엮어주려 했었다. 이에 공야건이 왕어언을 설득했는데, 모용복과 비교하면 단예가 집안, 재력, 학문, 무공, 인품, 인맥 모두 뛰어난 대리국 후계자로서 왕어언까지 사랑하고 있으니 모용복보다 훨씬 나은 남편감이라 말했다. 왕어언은 공야건의 제의에 시큰둥하다가 나중에 모용복에게 버림받고 우물 바닥에서 단예와 만났을 때 공야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9] 구판 설정도 좋지만, 신수판은 한층 더 현실적인 남녀의 마음을 그려냈다고 할 수 있다. 신수판의 단예는 목완청, 종영 등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느끼고 감사해하는 반면 왕어언은 끝내 자신을 보지 않는다는 점 등 때문에 그녀를 더 이상 무의미하게 잡을 필요성을 못 느끼며 마음도 변해버린다. 소봉이 죽은 후 단예는 한가하게 왕어언만 보고 쫓아다니던 왕자가 아닌 황제로 일하는 정말 바쁜 몸이며(신수판에서 현실적으로 바쁜 황제의 일상을 잘 묘사했다.) 황실의 협의하에 목완청, 종영, 효뢰를 황비, 귀비로 맞이했다. 과거와 달리 더 이상 왕어언만 보고 살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되는 위치이다.[10] 구판은 정말 말 그대로 혼자 지나가던 단예가 소주 근처에서 모용복과 아벽을 본 후 조용히 지나가는 엔딩이지만, 신수판은 왕어언이 아벽과 함께 놀이를 도와주며 그들의 거주지도 대리국 안쪽의 국경 지대로 수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