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 신선조
1. 개요
아사다 지로의 역사소설「壬生義士伝」(みぶぎしでん(미부기시덴))(이하 '미부기시덴')을 영화화 한 작품. 2003년 영화. 2004년 일본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남우조연상, 우수 감독상, 우수 남우조연상, 우수 여우조연상 등 6개의 상을 휩쓸었다.
동명의 소설 '미부기시덴'은 난부지방(현 이와테 현) 모리오카번의 탈번 낭인으로 신선조의 대원이 된 사무라이 요시무라 칸이치로(吉村貫一郎)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이다. 신선조에서 수전노 또는 탈번무사로 멸시 당하던 요시무라 칸이치로의 의리와 사랑을 관통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2000년 '시바타렌타부로'상을 수상했다.
평가가 좋은 만큼 잘 만들긴 했지만, 원작 소설에 비해 상당히 많은 인물들과 내용들이 잘려나가거나 축약되었다. 영화에 실린 내용은 원작의 반도 채 되지 않는다. 관심이 있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다.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깔려있지 않으면 언듯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는 영화판에 비해, 원작 소설판은 자세한 설명도 잘 되어 있어서 문화적 진입장벽이 훨씬 덜 하다.
2. 시놉시스
1899년 메이지 시대. 도쿄의 어느 작은 의원에 다리를 저는 노인이 손자를 업고 들어간다. 때 마침 의원의 원장인 오노는 신천지인 만주로 이전할 계획으로 짐을 싸고 있었는데, 의사의 부인이 손자를 진찰했고 노인은 대합실에서 한숨 돌린다. 문득 노인의 눈에 낡은 한장의 사진이 비쳤다. 그 사진에 찍힌 무사는 노인이 잘 아는 인물이었다. 노인은 옛날을 화상한다. 노인이 사이토 하지메라고 불리던 시절에 만난 남자 요시무라 칸이치로의 삶이었다.'''나는 난부의 사무라이입니다.'''
교토에서 혈기 왕성하던 신선조에 막 입대한 요시무라 간이치로와 만날 때부터 말하기 시작한다.
때는 에도막부시대 말기. 교토의 한 구석 미부(壬生)에서 탄생된 신선조(新選組)에 (수도의 치안을 담당한 국가경찰조직) 모리오카의 난부 번(藩, 에도시대 다이묘가 다스렸던 영지, 주민, 통치기구의 총칭)출신의 요시무라 칸이치로(나카이 키이치)가 입대한다[1] . 그는 순박한 외모와 달리 여러 사람을 베어 본 듯한 뛰어난 칼 솜씨를 지니고 있다.
신입대원 환영식에서 무사다운 기백보다는 고향 자랑을 늘어놓는 칸이치로에게 역겨움을 느낀 사이토(사토 코이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칼을 휘두른다. 그러나 "죽을 수 없다!"며 맞서는 칸이치로에게 기세가 꺾인 사이토는 그냥 "솜씨 좀 보고 싶었다"고 둘러대며 훗날을 기약한다.
그러나 칸이치로는 점점 무사답지 못한 일면을 드러낸다. 사람들에게 일을 해결해 주는 대신 돈을 받는 것이다. 그가 이처럼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고향에 있는 가족 때문이다. 그의 가족들이 사는 동북 지방은 오랜 기근으로 기아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칸이치로는 그 지역에서 하급무사지만 사범으로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가난은 피해 갈 수 없는 것이었다[2] .
셋째 아이를 몸종으로 들여보내고 자살을 기도한 아내 시츠(나츠카와 유이)를 말렸을 때, 그는 자신의 칼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어릴적 친구이자 조장인 '오노 지로에몬'의 만류를 뿌리치고 번을 탈출한 '칸이치로'는 흘러흘러 신선조에 들어왔지만 그가 바라는 건 단 한 가지 고향의 아름다운 산천 속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과 사는 것이였다.
그렇게 물과 기름처럼 겉돌던 '사이토'와 '칸이치로'는 '사이토'의 여자[4] 때문에 풀어지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가 존중하는 사이로 변해간다. 바로 그 때 신선조의 분열이 현실로 다가온다. '쇼군'을 모시며 '의'를 중시하는 파와 새로운 권력을 잡은 '천황'파로 갈라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신선조를 나온 '사이토'[5] 와는 달리 '칸이치로'는 녹봉을 배로 주겠다는 제의에도 불구하고 번(藩)을 나와 한번 저버린 의(義)를 두번은 저버릴 수 없다면서 단호히 거절한다. 결국 신선조로 다시 돌아온 '사이토'는 '칸이치로'와 함께 반역자들을 제거하게 되지만, 이미 시대의 대세는 멈출 줄 모른다.
교토의 치안을 책임지던 신선조가 해체되고, 정권을 천황에게 반환하는 대정봉환(大正奉還)이 이루어지지만 신선조의 무사들은 자신들이 모셨던 '쇼군'을 위해 전투에 참여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배신자로 몰리게 되고 천황의 부대 앞에 패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는 말에 갑자기 한 남자가 분연히 칼을 들고 일어선다. 바로 고향에 가족을 묻어둔 칸이치로였다. 그런 요시무라의 모습을 보고 사이토를 비롯한 대원들이 결의를 다지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진 상태. 대다수의 대원들이 목숨을 잃거나 뿔뿔이 흩어지고, 요시무라는 오사카의 모리오카번 창고로 숨어 들어간다. 보호를 요구하는 요시무라에게 요시무라의 옛 친구이자 그의 영주였던 오노 지로에몬은 냉혹하게도 그에게 할복명령을 내리지만[6] , 다음 날 요시무라의 방을 찾은 오노는 그동안 자신이 모은 돈과 새 검을 가족에게 전해달라는 유언을 혈서로 남김 채, 싸늘하게 식어있는 요시무라의 시신을 부둥켜 안고 서럽게 절규한다.[7]
오노는 요시무라의 상투를 잘라 아내 시즈에게 '칸이치로는 용감히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란 말과 함께 전해주고, 요시무라의 아들 카이치로는 동생 미츠를 오노의 아들 치아키에게 맡기고 아버지의 칼을 차고 전장으로 떠나지만 하코타테 전투에서 전사하면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 치아키와 미츠는 부부의 연을 맺고 영주가 아닌 의사의 길을 택하고[8] 지금까지 살아오다 이 날 밤 사이토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제서야 자신의 손주를 돌봐준 간호사가 요시무라의 딸이었음을 알게 된 사이토는 그 옛날 요시무라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부르면서 손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낯선 노인에게서 아버지가 부르던 낯익은 노래를 들은 치아키와 미츠는 그 사이토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출처 : 네이버영화
3. 등장인물
4. 기타
아사다의 장녀가 이와테 의과 대학에 입학하고 모리오카시에서 독신 생활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자주 모리오카을 방문해 모리오카 (난부 번) 시골무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제작하려고 한 것이 본작의 계기이다.
- 요시무라 칸이치로는 살인을 할 때마다 대상에게, "おもさげながんす(오모사게나간스)" 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お申し訳ないです(오모시와케나이데스)" 의 사투리로 "송구합니다."정도로 해석하면 적당하다.
[1] 1865년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제자들에게 구걸을 할 수는 없다"는 대사로 미루어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 제대로 된 수업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성격상 달라고 말하지 도 못하는 듯하다.[3] 이름이 누이다.[4] 나카타니 미키가 연기한 '누이'[3] . 극중에서 사이토가 요시무라에게 누이를 소개라는 장면에서 추녀(しこめ)라고 소개하며, 미녀는 역겹다고 말한다. 도대체 눈이 얼마나 높기에 나카타니 미키를 추녀라고 생각하는건지... 소설에선 사이토가 눈이 높은게 아니라 그의 애인의 외모가 떨어지는게 맞지만, 영화라서 그런지 미모의 배우가 맡았다. 그래도 양심에 찔렸는지 추녀란 말은 때 한 번만 언급된다.[5] 사실은 밀정으로 들어간 것이다. 모든 기밀사항은 누이와 요시무라를 거쳐 신선조 수뇌부로 전달된다.[6] 다른 가신들이 있어 겉으로는 냉정하게 명하고는 직접 주먹밥을 만들어주는 등 우정을 보여준다. 다만 가신들이나 다른 번을 의식한 탓에 할복 명령을 거둘 수는 없었는데, 오노는 전임 영주의 정실 소생이 아니었기에 늘 공격받을 수 있는 위치였기 때문.[7] 요시무라가 죽어가면서 남기는 독백을 롱테이크로 연출했는데, 담당 배우 나카이 키이치의 열연과 더불어 상당한 명장면이다.[8] 역사적 고증으로 메이지 유신으로 폐번치현이 실시되면서 영주로 불리던 다이묘가 폐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