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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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인근의 사바르(Savar)에서 지상 9층 빌딩인 라나 플라자(Rana Plaza)가 붕괴된 사고. 2013년 5월 13일까지 집계된 바에 의하면 이 사고로 1,129명이 사망[1] 하고 2,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2013년 7월까지 집계된 공식 사망자 수는 1129명.
이 사고로 인해 건물붕괴 사고 사망자 세계 1위였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사망자 수(502명)가 경신되었다. 또한 1911년 미국 뉴욕의 트라이앵글 의류 공장에서 벌어진 화재 참사로 인한 사망자 수를 경신해버린 사고이기도 하다.[2]
2. 문제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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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해석하자면
8~9층: '''무허가 증축'''
7층: 뉴 웨이브 스타일, '''셰파리와 시린 악터가 여기서 일함'''
5~6층: 다른 의류회사
4층: 팬텀 어패럴즈, 이더 텍스, '''무하마드 바둘이 여기서 일함'''
3층: 뉴 웨이브 바텀즈, '''파히마와 아부 사이드가 여기서 일함'''
2층: 정문, 브락 은행, 상점
1층: 사무실, 상점
지하: 주차장, '''소유자 소헬 라나의 사무실'''
붕괴된 라나 플라자는 상업용 빌딩으로 2007년 지어질 당시에는 4층 건물로써, 지하는 주차장 겸 건물주 소헬 라나(Sohel Rana)의 사무실이 있었고 1층엔 그 외 사무실과 약간의 상업 지대가, 2층엔 순수하게 상점 지대 및 은행 등이 들어서있고 나머지 3~4층은 싼 임금에 선진국 기업들의 노동력 하청을 받아 옷을 만드는 의류 공장이었다.
구성만 놓고 보면 매우 평범하지만 이 건물은 무허가였다. 물론 일부러 무너지라고 지은 건 아니라서 처음에는 나름대로 기둥도 내력벽도 있는 건물이었지만, 건물주는 사업이 잘 되자 더 많은 업체들을 입점시켜 돈을 벌려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층 건물을 8층 건물로 무려 2배나 증축'''을 해버렸다. 그 근본이 무허가 건축물이니 당연히 증축 때도 건축 허가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허술하게 4층으로 지어서 이거저거 손을 봐도 모자랄 건물을 아무런 보강 없이 8층까지 올려버리니 당연히 건물에 무리가 갔다(새로 올라간 4개층도 제대로 지어질 리는 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붕괴되기 직전까지 9층을 올리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온갖 부실공사와 비리행위로 쌓아올렸다가 무너져 내린 삼풍백화점도 5층을 증축하면서 대형 음식점을 개설하고 온돌까지 깔았는데, 이 무게는 건물 3층을 올리는 행동과 맞먹었다.
3. 붕괴 과정
종이 카드로 쌓은 성 같은 수준의 이런 건물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히 시간 문제였으며, 삼풍백화점처럼 건물이 무너질 것 같은 조짐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건물 뒤쪽에 물이 고인 부분이 생겨서 이로 인해 지반이 무너져서 건물 자체의 기초가 약해진 것이 붕괴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이때문에 건물 옆면의 벽에 금이 쫙쫙 갔다. 이 정도면 건물 내부는 안 봐도 비디오. 사고 전날 촬영한 영상을 보면 건물 내부의 벽에 금이 가 있고 기둥은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것을 볼 수 있다. 영상 보기.[3]
붕괴 전날인 4월 23일에는 건물 관리를 맡은 건축 엔지니어 압둘라 라자크 칸이 건물주인 소헬 라나에게 건물이 위험하다고 사람들을 대피시키라고 이야기했고 24일 당일에는 경찰까지 와서 대피를 권고했다. 그러나 안전불감증에 걸려있던 건물주 소헬 라나는 삼풍백화점의 이준처럼 경고를 무시했다.
결국 4월 24일 오전 8시 45분에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하필 사고가 일어난 시간이 출근시간대여서 그 당시 3,122명의 노동자들이 건물 안에서 조업을 하고 있었다. 워낙 붕괴가 빠르게 이뤄진 탓에 노동자의 3분의 1 이상이 현장에서 말 그대로 압사당했으며, 나머지 역시 작게는 타박상에서 크게는 팔다리를 절단하고 간신히 구조되는 등의 크고 작은 부상을 입으며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다. 라나 플라자 건물과 그 주변은 한순간에 피바다와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변했다.
4. 붕괴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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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제품)
피해자 숫자부터가 삼풍백화점의 두 배인 상황인지라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결국 사고 2주만인 5월 4일에 사망자 집계가 519명이 되면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의 502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5월 8일에는 804명으로 늘어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수도 149명으로 공식 집계되고 있다. 게다가 비공식적으로는 더 많은 실종자 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5월 9일에는 사망자 집계수가 912명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5월 13일에 또 다시 '''사망자가 1127명으로 확인''' 천 단위로 늘어나버렸다.
건물주이자 이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인 소헬 라나는 사고 발생 직후 숨어지내며 인도로 도망가려다가 국경에서 체포되어 구속되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 고등법원은 피해자 배상을 위해 건물주 및 입점한 의류공장 업주 4명의 부동산과 자산을 압류하기로 하고 은행에 동결조치를 내렸으며,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 처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헬 라나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당했다면 모를까(그렇다 하더라도 부실공사를 시행한 당사자로서 책임은 피할 수 없겠지만) 상기한 대로 붕괴 전날과 당일에도 분명히 경고를 받은 상황이었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기에 처벌을 면할 수 없었다. 그가 이런 짓을 거리낌 없이 하면서도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건물을 운영한 것은 높으신 분들의 책임도 없지 않은데, 방글라데시는 후진국인 데다 부정부패가 심한 국가여서 외부에 드러난 건물주와 책임자 몇몇만 감옥에 넣고 끝낼 가능성이 높다. 거기다 건물주 소헬 라나는 방글라데시 집권 여당 당원이자 지역 유지이기도 해서 외압의 여지가 많았다. 그는 2013년 4월 체포되고, 2014년 3월 6개월 보석을 허가받았지만 다른 죄목으로 인해 보석을 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후폭풍도 만만찮았다. 방글라데시는 의류 하청 산업이 주된 산업으로 싼 임금으로 노동자를 부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방글라데시 의류업계의 최저임금은 월당 3,000타카→5,300타카로 올라섰고 2014년 기준으로 4만원, 2018년 기준으로 38,400원 정도 된다(5,300타카는 67,840원).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선 이 정도 월급도 후하게 주는 편이다. 한국 남편과 결혼하여 한국에 살면서 한국 및 일본 전세계 차에 대하여 연구하던 오사다 사치코가 쓴 책 <세계의 차>에 의하면 방글라데시 차 농장에선 그야말로 엄청난 저임금으로 찻잎을 따서 경악했다고 한다. 하루종일 10시간 이상 땡볕 아래 찻잎을 따고 받은 돈이 10타카(한국 돈으로 쳐도 130원이다!)조차 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시골이고 적어도 생필품 몇몇은 농장 주인이 따로 준다고 하지만 라오스나 인도와 네팔 같은 다른 나라 시골 차농장도 여럿 둘러본 사치코에겐 방글라데시의 차농장은 너무하다고 성토할 정도였다. 이러다 보니 방글라데시는 다카, 치타공 같은 대도시로 가서 이런 공장 노동이라도 하려는 노동자들이 넘친다.
물론 이것도 2010년에 오른 것으로 2006년 이전에는 940타카(2018년 기준 12,030원)에 불과했다. 이러다보니 유명 의류 업체의 옷들은 방글라데시산이 많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방글라데시의 노동자들이 부실한 건물에서 열악한 임금을 받고 일을 했다는 사실이 전 세계로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비난에 시달릴 것을 판단한 의류 업체들은 재빨리 방글라데시 쪽과 계약을 끊어버렸다. 실제로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 직후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착취 문제에 대한 기사가 선진국 언론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참고로 한국, 일본 등 평소 국제 문제에 별관심 없던 국가들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으니 이번 사고를 의류 수입국 여론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여론은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얼마 가지 않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몇년도 안가서 2014년 1월 현재 다국적 스포츠 기업의 브랜드를 단 방글라데시제 의류는 국내 백화점 및 SPA점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런 문제를 뭐라고 하면서 막상 이런 나라들에게 제대로 대우하자면 물가가 오른다고 난색을 표하는 모습은 이런 하청제품을 소비하는 무수한 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1] 삼풍백화점의 2배가 넘는 수치이다. 911 테러에서 펜타곤과 항공기 사망자를 제외한 WTC 충돌 및 붕괴 사망자만 약 2.600여명인데 쌍둥이 건물인 걸 고려하면 8층짜리 이 건물에서 발생한 희생자가 100층이 넘어가는 쌍둥이 타워 한쪽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2] 공교롭게도 이 트라이앵글 화재 참사 때 발생한 사고의 희생자들도 이번 라나 플라자 사고의 주 희생자인 방글라데시의 여성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 극빈층에 속해 있던 유대인, 러시아, 이탈리아 등지의 이민자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또한 공통점이 있다면, 건물장의 부주의와 안일함, 부실 공사로 일어났다는 점.[3] 공교롭게도 삼풍백화점 역시 붕괴 전날 촬영된 건물상태 관련 사진 자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