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이 산다
1. 개요
2009년 2월에 발매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1집 음반, 그리고 앨범 타이틀 곡의 제목. 2008년에 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후 나온 첫 앨범으로, 포크 록을 기본으로 키보드나 레게 스타일 등이 들어간 트랙도 있다. 2세대 인디 음악의 시작을 알린 여러 음반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판매량은 무려 3만 5천장.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3차 선정에서 94위에 랭크되었다.
2. 트랙리스트
- Track 01. 나와
자신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그간 느낄 수 없었던 환상적인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당당히 외치는 선전포고 같은 노래. 보통 콘서트 시작할 때 맨 처음에 부른다.
- Track 02. 아무것도 없잖어
성경의 출애굽기를 소재로 한 가사. 소를 키울 초원을 찾아 헤매던 중 눈 앞에 나타난 선지자의 말을 따라 꼬박 석 달을 더 왔지만 '아무것도 없더라’는 허망한 반전이 눈물을 차오르게 한다. ‘석 달을 가면 드넓은 초원이 나올 테니 나를 믿고 가라’는 선지자의 말은 결국 거짓말이었고 눈 앞엔 황무지 뿐이라는 가사 내용을 들어 정부를 비판하는 쪽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후렴구를 따서 짧은 클립이나 짤방으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참고로 제목의 '없잖어'가 한글 맞춤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KBS에선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2016년에 삼성카드의 광고음악으로 삽입되기도 하였다. 근데 이 광고가 카드 혜택 관련 광고인지라...
- Track 03. 오늘도 무사히
내 마음은 이미 다 변해 버렸지만, 아직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 하고 계속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람을 보며 억지로 억지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곤란한 처지에 관한 노래. 가사를 곱씹어 생각해 보면 제목이 꽤 역설적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하나 가득 담긴 듯 긴박한 드럼 비트가 이끌어 가는 멜로디는 덤.
- Track 04. 정말 없었는지
심플한 느낌의 조용한 반주를 통해 일상을 그려내는 노래로, 간주중의 휘파람소리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 Track 05.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
초반엔 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에 꿈에서 반짝 깨어났다고 한다. 그러니까 ‘삼거리에서 만난 그 아름다운 여자’는 그저 깜박 졸던 중 꾸게 된 꿈 속의(...) 인물이었던 것.
- Track 06. 말하러 가는 길
‘훌쩍 버스에 올라 열 정거장을 가서’ 그 사람을 만나야 하고 무언가를 꼭 말해야 한다는 결심이 담겨 있지만 왠지 모르게 가사의 첫 구절부터 깊은 고뇌가 느껴지는 노래. 처량한 느낌의 선율과 멤버들의 코러스가 일품.
한국의 수제 맥주 양조장 ‘더부스(The booth brewing)’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4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만든 콜라보레이션 맥주 ‘ㅋ’의 광고 영상에 이 노래의 멜로디가 쓰였다.
한국의 수제 맥주 양조장 ‘더부스(The booth brewing)’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4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만든 콜라보레이션 맥주 ‘ㅋ’의 광고 영상에 이 노래의 멜로디가 쓰였다.
- Track 07. 나를 받아주오[2]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박살낸 뒤 밀려오는 후회와 이불킥에 사무쳐 ‘다시 잘 해보자’라고 싹싹 빌지만 이미 그 사람은 마음의 문을 닫아걸어 버려 완전히 내동댕이 쳐진 안습한 처지에 관한 노래. 가히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가사가 꽤 마음 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노래 후반부에 '엉엉엉엉엉엉엉엉' 하며 우는 것처럼 소리내어 부르는 부분이 있는데, 장기하와 얼굴들이 처음 지상파 방송을 탔던 ‘EBS 스페이스 공감’ 방영분에서 이 부분이 장기하의 적절한 표정과 함께(?!) 절묘하게 캡처되어 짤방으로 돌기도 했다.
노래 후반부에 '엉엉엉엉엉엉엉엉' 하며 우는 것처럼 소리내어 부르는 부분이 있는데, 장기하와 얼굴들이 처음 지상파 방송을 탔던 ‘EBS 스페이스 공감’ 방영분에서 이 부분이 장기하의 적절한 표정과 함께(?!) 절묘하게 캡처되어 짤방으로 돌기도 했다.
- Track 08. 그 남자 왜
‘왜 마음 없는 척 사람을 떠 보느냐’고 묻는 여자에게 ‘내가 너한테 뭔가를 제대로 보여주기도 어렵고 연애 자체가 좀 두려워진 처지라 그렇다, 괜한 밀당을 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소심하게 중언부언 답하는 노래. 미미시스터즈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인트로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미미시스터즈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최근 공연에선 이 곡에 춤을 붙여 절도있는 댄스곡으로 선보였다.(라디오 스타에서 장기하와 양평이형이 같이 췄다.)
최근 공연에선 이 곡에 춤을 붙여 절도있는 댄스곡으로 선보였다.(라디오 스타에서 장기하와 양평이형이 같이 췄다.)
- Track 09. 멱살 한 번 잡히십시다
‘일면식도 없고 제대로 얼굴 한 번 본 적도(그리고 아마 볼 일도) 없지만 니들 때문에 내 인생 조졌으니 니네 멱살 한 번만 잡자’라는 다소 파격적인 가사 때문에 노래를 들은 이들 사이에서 소소한 논란거리가 되었던 곡. 제대로 삐딱선 탄 것 마냥 한 줄 한 줄 꼭꼭 씹어뱉듯 부르는 장기하의 노래와 대놓고 반항기 잔뜩 때려넣은 것 같은 얼굴들의 연주가 진국이다.
- Track 10. 싸구려 커피
'88만원 세대의 송가'로 불리며(언론에서 그렇게 불렀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초창기 인기를 이끌었던 곡.
옥탑방 자취생의 애환을 꾹꾹 눌러 담은 듯 구구절절한 가사 때문에 데뷔 초창기 시절의 장기하와 얼굴들은 어딜 가서든 이 노래 얘기만 나오면 '장기하 씨 본인 경험인 것 같은데 맞냐'는 질문을 워낙 많이 받았고, 장기하는 그 때마다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가사 내용 중 장기하 본인이 진짜로 겪었다고 밝힌 게 하나 있다.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
공연에서 앵콜을 요청하면 장기하가 홀로 나와 이 곡을 팬들과 함께 부르는데 팬들이 랩 부분 가사를 외워 같이 부르는 것을 그들의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랩의 후반부로 갈수록 팬들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옥탑방 자취생의 애환을 꾹꾹 눌러 담은 듯 구구절절한 가사 때문에 데뷔 초창기 시절의 장기하와 얼굴들은 어딜 가서든 이 노래 얘기만 나오면 '장기하 씨 본인 경험인 것 같은데 맞냐'는 질문을 워낙 많이 받았고, 장기하는 그 때마다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가사 내용 중 장기하 본인이 진짜로 겪었다고 밝힌 게 하나 있다.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
공연에서 앵콜을 요청하면 장기하가 홀로 나와 이 곡을 팬들과 함께 부르는데 팬들이 랩 부분 가사를 외워 같이 부르는 것을 그들의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랩의 후반부로 갈수록 팬들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 Track 11. 달이 차오른다, 가자
장기하와 얼굴들의 초창기 인기를 이끌었던 곡 2.
‘달이 차오를 때’ 떠나려고 하지만 쉽사리 그럴 수 없어 매번 포기하게 되는 어떤 ‘다짐’에 대해 쓴 듯한 노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들을까 두려워 스스로 벙어리가 된 소년’이 언급되는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잘 생각해 보면 꽤 다양한 경우의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한편, 장기하는 ‘달이 차오르면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에 관해 묻는 질문에 ‘어디로 가는 것인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가 있다. 듣는 사람의 상상에 맡기기 위해서라고.
앨범 발매 전부터 공연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쌓았던 곡이지만 앨범 버전에서는 편곡이 되어 라이브와는 다소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공연에선 도입부+1절을 베이스 리프로만 치고 가사를 붙여 부르진 않는다.
‘달이 차오를 때’ 떠나려고 하지만 쉽사리 그럴 수 없어 매번 포기하게 되는 어떤 ‘다짐’에 대해 쓴 듯한 노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못 알아들을까 두려워 스스로 벙어리가 된 소년’이 언급되는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잘 생각해 보면 꽤 다양한 경우의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한편, 장기하는 ‘달이 차오르면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에 관해 묻는 질문에 ‘어디로 가는 것인지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가 있다. 듣는 사람의 상상에 맡기기 위해서라고.
앨범 발매 전부터 공연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쌓았던 곡이지만 앨범 버전에서는 편곡이 되어 라이브와는 다소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공연에선 도입부+1절을 베이스 리프로만 치고 가사를 붙여 부르진 않는다.
- Track 12. 느리게 걷자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싱글 앨범에 먼저 수록되었던 레게풍의 노래. 세상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현실 속 순간들을 쫓는 데만 애 쓰지 말고 좀 더 여유롭게 살아도 별 탈 없이 괜찮을 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설렁설렁 동네 마실 나서듯 연주하는 멜로디에도 여유가 가득하다).
- Track 13. 별일 없이 산다
이 앨범의 타이틀 곡. ‘너’한테 온갖 정신적 충격을 때려박게 될 일이 바로 ‘난 요즘 별 일 없고, 딱히 걱정도 고민도 없어 매일매일 신나는’ 일상이라 말하는 신박한 발상이 빛난다. 활동 초창기에 장기하가 어떤 인터뷰에서 이 곡의 의미에 관해 “언뜻 들으면 그저 한 번 대충 넘어가는 듯한 ‘별 일 없이 산다’라는 이 한 마디에 항상 ‘나’를 무시하고 고깝게 보던 누군가에게 가장 간결하면서도 쎄게 한 방 먹여 줄 수 있는(!) 묘한 느낌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전반적으로 포크 록 스타일인 1집 수록곡 중에 가장 하드한 락앤롤 스타일의 곡으로, 라이브 공연에선 무대를 휘젓는 장기하의 화끈한 무대매너를 감상할 수 있다. 거의 항상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노래.
전반적으로 포크 록 스타일인 1집 수록곡 중에 가장 하드한 락앤롤 스타일의 곡으로, 라이브 공연에선 무대를 휘젓는 장기하의 화끈한 무대매너를 감상할 수 있다. 거의 항상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노래.
[1] 원래는 ‘달이 차오른다 가자’가 타이틀 곡이 될 예정이었지만, 발매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별일 없이 산다’로 바꾸었다고 언급하는 글들이 있고, 심지어 앨범 커버 디자이너 김기조도 이를 미리 짐작해 ‘별일 없이 산다’로 작업했다는 말이 있다.[2] 이 곡은 발매 30개월이 지난 뒤 갑자기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되었다. 이유는 ‘유해 약물’이었다는데...(고작 쏘주를 잔뜩 마신 것 때문에?) 이 때 팬들은 열렬히 여가부를 깠으며, 당시 장기하와 얼굴들의 소속사였던 붕가붕가 레코드의 곰사장도 매우 분노했다.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싸이의 ‘Right now’가 유해매체에서 해제될 때 같은 이유로 묶여 있던 노래들이 몇 곡 같이 혜택을 봤는데, 이 노래도 그 때 청소년 유해매체에서 풀려났다고 장기하가 라디오에서 직접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