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사태
1. 개요
2003년 7월 방사능 폐기장 유치문제를 놓고 벌어진 대규모 유혈사태. 제2의 안면도, 굴업도 사태라고 할 수 있다.
2. 진행
김종규 당시 부안군수가 지역 발전을 위해 위도에 방폐장 유치를 결정했는데,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거센 시위를 벌였다. 이를 막기 위해 인구 6만 명의 부안군에 무려 1만 명의 경찰이 배치되는 '''준전시상태'''가 벌어졌다. 어느 정도였나 하면 전경들이 이동할 때 최소 중대 단위로 뭉쳐다녀야 할 정도였다. 시위지역 부근 골목에 복병(...)이 깔려 있어 이동하는 전경들 측면이나 후미를 기습하는 일도 잦았다.
엄청난 반발에 부안군수는 산속의 절로 도피를 하고 경찰병력을 배치해서 주민을 막으려 했는데, 분노한 주민 수백명이 경찰의 봉쇄망을 뚫고 들어가 '''군수를 집단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 45명이 구속되고 121명이 불구속 기소됐으며, 부안군수, 관련 공무원, 경찰과 주민 5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렇게 난리를 치면서 부안군의 방폐장 유치는 결국 없던 일이 되었다. 그런데 그후 경주시가 방사능 폐기장인 월성 원자력 환경관리센터를 유치하면서 그 대가로 토함산터널과양북1터널등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에 부안사태가 다시금 조명을 받게 되었다. 결국 니가 잘못했네, 네가 잘못했네 하는 식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지역 분위기가 말이 아니게 되었다고... 부안 경제 발전이 뒤쳐지면서 그 당시 반대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다만 인프라 확충과 같은 경제적 혜택과는 별개로, 방폐장 같은 시설이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린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원자력은 대학교에서 전문적으로 학습한 사람들만이 취직할 수 있기에 차후 처리나 경제적 문제들은 사실 엄밀히 따지면 '부차적인' 요인이다. 즉 부안의 주 산업과는 맞지 않으며 군민 정서상(...) 불가능했으며 군민들이 적극적으로 거부하는데 굳이 세워야 할 이유가 있냐는 생각도 많았다. 김종규가 이후 다시 군수가 된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3. 이후
이 초유의 부안 사태는 행정학계에서 아주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사전에 충분한 행정PR 없이 일방적인 행정을 추진하면 어떤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만약 부안군수가 사전에 충분히 PR을 했더라면 주민을 설득할 기회도 있었을 것이고, 설령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해도 이후 경주시의 유치 성공을 통해서 교훈을 얻기 쉬웠을 것이다.
이 여파로 당시 부안군수였던 김종규는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재보궐선거, 2010년 지방선거 때 연거푸 낙선됐다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군수직에 복귀'''했으나,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또 다시 '''낙선'''했다. 그리고 이 때 시위를 주도한 환경단체는 2014년 지선 때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깨졌다.
4. 여담
부안군 출신으로 유명한 인터넷 방송인 셀옹은 시청자들의 질문에 이 때의 상황이 매우 살벌했다고 증언했다.
새만금방조제에 들어가기 전 해변에 나무 기둥이 여러 개 있는데, 핵을 반대하는 의미를 담은 나무들로 당시에는 본부역할을 했던 집과 비핵화를 상징하는 나무가 수십 개가 있었지만 이것도 지금 상당수 제거되어 지금은 수 개의 나무만 있다. 그리고 변산면 마을에 가면 비핵화를 원한다는 벽화가 상당히 남아있다. 또한, 부안군 읍내에는 핵을 반대하는 작은 비석이 세워져있다.
부안 사태 당시, 핵폐기장 반대 티셔츠를 애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입고 다녔고, 데모가 일어나 도로가 막히는 날이 흔했으며, 등교거부를 1일 정도 했고 학교가 동네 교회에서 따로 수업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방폐장 부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위도 현지의 주민들은 정작 유치 찬성 의견이 대다수였다. 물론 유치를 통한 각종 경제적 지원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부안군수가 유치를 강행한 것도 이런 배경이나마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위도를 제외한 다른 군민들의 여론도 수렴해야 하는데 정작 이건 전혀 하지 못했다. 위도 주민들 역시 이 때문에 매우 곤란한 상황이 되었고 결국 유치 철회 이후 지역 분위기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당시 부안에 출동했던 전의경부대원들의 고생도 말로 못할 지경이었다. 소규모 경력 지원의 경우 해당 지역의 숙소를 구해서 숙식을 해결하지만, 전국의 경력들이 대대적으로 지원을 오게되어 매트리스 한장 달랑 지급하고 길거리나 공설운동장 체육관, 경찰서 강당 같은 곳에서 사실상 노숙을 시켰다. 더군다나 당시 부안에서는 경찰에 대한 지역민의 반감이 극심했던지라 숙소를 구한다는 것은 더더욱 언감생심이었고, 부대를 떠난 전의경대원들이 인근 경찰서의 마당에서 매트리스 한장 깔고 몇날며칠 기약없는 노숙을 해야 했다.
더 최악이었던 것은 부안군민들이 던지는 새우젓탄. 당시 성난 부안군민들은 전의경들을 향해 비닐봉지에 새우젓을 담은 새우젓탄을 만들어 던졌는데, 이 새우젓탄에 맞아 진압복에 새우젓이 묻으면 그 냄새가 상상을 초월했다. 더구나 당시는 한여름이었다. 뜨거운 날씨에 옷에 묻은 새우젓이 썩어가는 냄새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런데도 앞서 말했듯 사실상 노숙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옷을 빨아입거나 갈아입는 것도 어려웠다. 당시 부안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직업경찰관이든 전의경 대원이든 모두 새우젓이라면 치를 떨었다.[1]
[1] 조석이 웹툰에서 전경시절 일화를 소개하면서 멸치액젓이 날아오는 상황을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개그스러워도 현실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