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기원

 

1. 개요
2. 상세


1. 개요


불멸기원(佛滅紀元)은 그 이름대로 석가모니가 열반한 해, 즉 불멸(佛滅)한 연도를 기점으로 헤아리는 기년법으로 줄여서 '불기(佛紀)'라고 부른다. 그 이름대로 불교적인 기년법이라 불교계 외에서는 쓰이지 않지만, 불교 관련 건축물이나 행사보도, 문화재 명문 등에 사용하기 때문에 불교계 한정으로는 서기에 준하여 사용한다고 해도 될 정도로 흔하다. 현대 한국 불교계가 사용하는 불기는 정확히는 '남방불기'이다.
한편 남방불교와 별개로 북방불교(대승불교)에서 사용하던 기년법도 있는데, 남방불기와 대비하여 '북방불기'라고 부른다. 북방불기는 석가모니의 생몰년을 다르게 보고 그중 '생년'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불멸기원'이라고 부를 수 없지만, '불기'란 말을 '불교의 기원紀元'이란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흔히들 '북방불기'라고 부른다.

2. 상세


오늘날 한국 불교계가 사용하는 '불기'는 남방불기로, 남방불교(상좌부 불교)의 전통을 따라 석가모니 생몰년을 서기전 624-서기전 544년으로 보고, 열반한 해를 원년(1년)으로 삼아 연도를 헤아린다. 석가모니가 태어난 때가 아니라 입적한 때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불기 원년(1년)은 서기전 544년이므로, 서기를 불기로 변환할 때는 544를 더하면 된다.
ex) 서기 2000년 = 불기 2544년
정말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하안거가 끝난 다음날부터 다음 하안거를 마친 날까지를 한 해로 보지만,[1] 오늘날은 간편하게 양력을 사용한다.
한편 북방불교(대승 불교) 지역에서 사용하던 불교적 기년법도 있는데, 남방불기와 대비하여 '북방불기'라고 부른다. 북방불기는 석가모니의 생몰년을 서기전 1027-서기전 949년으로 보고, 석가모니가 탄생한 해를 기원(1년)으로 삼는다. 과거에 북방불기를 주로 세존응화(世尊應化), 또는 줄여서 응화(應化)라고 불렀는데, 이 또한 북방불기가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준으로 함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남방불기와 북방불기는 석가모니의 생몰년도를 다르게 볼 뿐만 아니라, 생년과 열반년 중 어느 쪽을 기원으로 삼느냐까지도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서기 2000년 = 북방불기 3027년이다. 북방불기는 기원전 1027년을 원년(1년)으로 삼는다.
한국 불교계에서 더러 '세존응화'라고 하면서도 남방불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불기와 세존응화를 같은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 듯하지만, 남방불기는 '열반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세존응화'라는 호칭과 의미가 전혀 맞지 않는다.
1956년 부처 입멸 2500년을 기념하여 열린 세계불교대회에서 불교국가 대부분이 남방불기 기준으로 통합되었으므로, 북방불기는 역사자료를 연구하다 북방불기 관련 연도를 계산해야 할 때를 제외하면 현재엔 쓰지 않는다.
사실 역사적으로 석가모니가 입적한 해는 명확하진 않다. 고대 인도인들은 기록보다는 구전을 중시했기에 부처님의 탄신일과 입멸일을 정확히 기록하는 사료는 현존하지 않는다. 단지 석가모니가 80년간 살았다는 사실만이 확실할 뿐이다. 현재 표준화된 남방불기는 마우리아 왕조아소카 왕이 석가모니 사후 218년에 즉위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어 이를 기준으로 계산했는데, 사실 이 기록도 인도를 공격했던 알렉산더 대왕의 연대로 따져본 것이다. 그 외에는 아소카 왕이 기준인 건 같지만 석가모니 입적 후 100년째 되는 해에 아소카 왕이 즉위했다는 기록을 기준으로 불기를 산정했다.
태국에서는 불기를 법정연호로 쓴다. 아예 영어 위키피디아의 2012년 항목이 태국어로는 불기 2555년으로 링크될 정도. 태국에서 쓰는 불기는 한국에서 쓰는 불기보다 1년이 늦다. 이것은 역법상의 문제로 보이는데, 안거를 기준으로 불기를 헤아릴 경우, 서기 2000년은 불기 2543~2544년에 걸쳐 있다. 다른 나라들은 빠른 쪽을 택했지만 태국은 늦는 쪽을 택했다. 태국 불교계는 불멸연도를 서기전 545년으로 보는데, 태국 불교계로서는 서기전 544년을 기준으로 한 불기를 채택함이 꽤 불만족스러웠을 것이다. 참고자료
한국에서는 1966년부터 조계종이 기존의 북방불기 대신 남방불기를 채택하기로 결정하여 현재에 이른다. 2007년에 한국 불교가 사용하는 '남방불기'가 표준(?)보다 1년이 더 빠르므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한국 불교계에서 당황하기도 했다. 요컨데 태국 등의 불기보다 한국이 1년 더 빠르다는 것. 하지만 조사 결과 태국이나 라오스 등은 한국보다 1년이 더 늦지만, 미얀마나 스리랑카 등은 한국과 똑같기 때문에 한국이 채택한 남방불기가 딱히 잘못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또한 숫자를 많이도 아니고 겨우 1년을 바꾼다면 더욱 혼란스러울 터이므로 바꾸지 않기로 하였다.
불교의 사찰에서 법회를 할 때는 꼭 연도를 불기로 말한다.

[1] 불멸기원의 유래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석가모니가 열반한 뒤 승려들이 '우리가 부처님 없이 하안거를 몇 번이나 했는가?'를 따진 데에서 불멸기원이 시작되었으니, 당연히 하안거 날짜가 기준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