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라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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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프랑스의 과학기술사회학자(Science Technology Studies, 줄여서 STS).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를 창시한 3대장(브루노 라투르,미셀 칼롱, 존 로) 중에서도 대장격인 학자이다. 국내에서 '브루노 라투어'라고 표기하기도 하지만, 이는 영어식 발음으로 본인이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하는 프랑스인을 고려하면 틀린 표기이다. 프랑스어 표기법에 따르면 '브뤼노 라투르'가 맞다.
이과 문과를 막론한 다양한 분과 학문의 느슨한 연합에 가까운 STS학자로 출발하였고, 인류학자, 철학자[1] 등으로 분류되곤 한다. 사회학의 코어인 "The Social"에 대한 재해석을 강력히 요청한 사회이론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국내에는 <젊은 과학의 전선>이란 제목으로 2016년 번역되어 출판된 Science in Action (1987)이 저작물 중 STS학자로서의 브루노 라투르의 대표작이다. 큰 틀에서 울가 (Woolgar)와 공동저작한 Laboratory Life (1979)에서 실험실 내 민속지적 기술에 기반하여 기입 (Inscription)의 개념을 제시했다면, 본 저작에서는 과학의 야누스적 성격 (이미 완성된 Ready Made Science vs. Science in Making)을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부각시키며 Actor-Network Theory의 정립을 시도하였다. 이후 <우리는 결코 근대인 적이 없다 (We have never been modern)> (1991), <사회적인 것의 재구성 (Reassemling the social)>(2005) 등을 통해 근대적인 주체/객체, 주관/객관, 인간/비인간, 자연/사회, 거시/미시 등의 이분법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였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경우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이 아니다) 행위자와 네트워크 사이에 하이픈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데 그 자체에 행위자와 네트워크를 구분하는 것을 타파하려는 라투르의 의도가 담겨있기 때문.
2. 사상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인간(nonhuman) 행위자의 행위성(agency)이다. 라투르에 의하면 행위성은 자유의지나 의도성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1)개체의 존재에 기인한 차이가 발생하는가? (2)또 그 차이를 다른 행위자가 알아챌 수 있는가? 라는 두 질문을 통과하면 인간/비인간 구분하지 않고 행위성을 가진 행위자(agent)이다. 행위자 대신 행위소(actant)라고 하기도 한다. 따라서 "the social"에 인간이 아닌 다른 행위자들도 포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ANT의 핵심 주장 중 하나. 즉, 사회란 인간/비인간의 구분이 없는 혼종 네트워크(heterogeneous network)이다.
이론가의 느낌이 강하고, 스스로 사회연결망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에서 쓰는 분석 기법과 ANT랑 별 관계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최근(2012) British Journal of Sociology에 발표한 논문, "the whole is smaller than its parts" 에서는 Web of Science의 자료를 Gephi로 처리하여 시각화를 시도한 바 있다. # 심지어 2015년에는 Journal of Artificial Societies and Social Simulation에다가 현재 시뮬레이션 연구 방법론이 글러먹었다는 요지의 글을 공동으로 기고하기도 하였다. #
2010년 이후 지구를 통합적 생명체로 바라보는 가이아 (Gaia) 개념을 지지하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2017년 10월에 학술지 Science와 진행한 인터뷰 # 에서는 비과학적이고 대안적 사실과의 싸움을 위해 과학에 대한 권위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
3. 여담
영문 책은 물론 국문으로 번역된 책도 쉽사리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우리는 결코 근대인인 적이 없다>의 경우 문체 문제도 지적할 수 있겠으나, 책이 출간될 당시의 지적 논쟁에 대한 배경이 필요하기 때문. ANT에 대한 개론서로 홍성욱 교수가 편집한 <인간, 사물, 동맹> (2010)[3] 이 많이 언급되고, 국민대 김환석 교수가 개론적 성격의 글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2010년 11월 한국을 방한하여, '백남준 국제예술상'을 수상하였고 프레시안에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어는 김환석 교수.
앨런 소칼이 <지적 사기>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텍스트를 제대로 모르면서 있어보이는 듯하게 논했다고 엄청나게 깠다. 그러나 라투르의 논문은 상대성 이론에 대한 논문이라기 보다는 사회에서의 과학이 갖는 위상을 비유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옹호될 수 있다. 또 라투르를 사회구성주의자라고 깠는데 라투르는 그냥 '구성주의자'쪽에 가깝다. 과학과 사회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입장. 가령, 첫 저작물 Laboratory Life의 1979년 초판 부제는 "The Social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였으나 1986년 발행된 2판에서는 "Social"이 빠져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로 바뀐다.
개인 홈페이지로 http://www.bruno-latour.fr/ 참조.
4. 관련 항목
[1] 스스로 비근대주의자로 칭하는 고유의 철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질 들뢰즈, 미셸 셰르와 같은 20세기 사상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2] "We will have to regain some of the authority of science. That is the complete opposite from where we started doing science studies. Now, scientists have to win back respect. But the solution is the same: You need to present science as science in action. I agree that’s risky, because we make the uncertainties and controversies explicit."[3] 홍성욱 교수 본인과 라투르를 포함해 여러 학자들의 ANT에 대한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