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논병아리
1. 개요
논병아리목 논병아리과에 속하는 겨울 철새이다. 겨울 철새이지만 가끔 국내에서 번식하기도 한다.
2. 생김새
암수동형으로, 번식깃과 월동깃의 차이가 있다. 새끼는 줄무늬가 있으며, 머리에 붉은색 점이 있다. 목의 줄무늬는 어린새일 때 가지고 있으며, 성체가 되어 번식이 가능할 나이가 되면 사라진다. 성체의 월동깃은 어린새와 비슷하지만 줄무늬가 없다. 번식기가 되면 주황색이 돌출되고 뿔깃이 두드러진다. 목이 길고 덩치가 커서 몸길이는 56cm로 국내의 논병아리류 중 가장 크다.
3. 생태
번식기가 되면 2마리가 춤을 추고 구애행동 후 짝짓기를 한다. 둥지는 물가에 틀며, 중간에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해서 자주 보수한다.
먹이는 물고기이며, 가끔 깃털을 뽑아 삼키기도 한다. 뿔논병아리는 작은 물고기도 먹지만 장어나 붕어같은 큰 물고기도 먹기에 소화기관을 보호하고자 깃털을 먹는 것이다. 새끼는 완전한 깃털이 아닌 솜털을 가졌으므로 직접 뽑아서 삼키지 않고 어미 새의 깃털을 삼킨다.
번식은 1년에 2번 한다. 새끼들이 다 태어나면 부모 새는 새끼를 등에 태우고 이동하며, 등에 태운 새끼가 떨어지면 천적들한테 잡혀서 죽게 된다. 1차 번식으로 먼저 태어난 새끼들도 2차 번식 때 태어난 새끼들을 등에 업기도 한다. 물론 위급한 상황이면 1차 번식으로 태어난 새끼들도 어미 새 등에 업힌다.
4. 물갈퀴
[image]
오른쪽 맨 아래의 弁足(변족, lobate foot)이라고 써 있는 형태가 뿔논병아리의 발에 속한다.
뿔논병아리는 물갈퀴를 지닌 여타 물새들 중에서도 특히나 수영 속도 및 추진력과 효율이 뛰어난 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 비결은 저 특징적인 물갈퀴에 있다. 유속이 빠르지 않은 물 속에서 생활하다보니 뿔논병아리들은 스스로의 수영 실력이 뛰어나야 했고 따라서 물 속에서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저러한 물갈퀴를 발달시킨 것이다. 이 세 갈래로 갈라진 물갈퀴가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보통의 넓적한 물갈퀴들은 물에 닿는 면적을 넓게 해 보다 힘차게 물을 밀어낼 수 있지만 그만큼 저항을 많이 받는 구조다. 그리고 물갈퀴로 물을 걷어차면 물갈퀴 뒤편에선 소용돌이가 발생하는데[1] 이 소용돌이가 또 추진력을 방해하는 요소다. 그래서 넓적한 물갈퀴들은 물을 찰 때 뒤쪽에 발생하는 소용돌이로 인해 앞으로 찰 때만 추진력을 받을 수 있고 뒤로 찰 때는 힘을 받기가 힘들다.
하지만 뿔논병아리와 같은 갈라진 물갈퀴는 전체가 덮힌 물갈퀴에 비해 마찰이 적고, 유체와 물체가 접촉해서 일어나는 간섭이, 갈퀴 사이로 물이 통과하면서 비교적 감소하여 뒤쪽에 소용돌이가 덜 발생하게 된다. 그로 인해 물의 저항이 적고 앞으로 찰 때나 뒤로 찰 때나 모두 추진력을 얻을 수 있어서 타 종에 비해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 것이다.[2]
실제로 프로펠러도 뿔논병아리와 유사한 원리로 추진력을 내며 따라서 형태도 단순한 원반 디스크 모양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킨스쿠버 다이빙 전문가들의 경우에도 보통의 오리발이 아니라 두 갈래로 갈라진 물갈퀴를 더 선호한다.[3]
5. 그 외
뿔논병아리의 선물이라는 도서가 있는데, 그 책은 뿔논병아리의 생태에 관한 논픽션으로, 구애 행위부터 월동기까지의 육추하는 내용을 담고 동물들의 자식 사랑에 관해서도 담고 있다.
[1] [image] 와류(渦流) 현상. 물 속과 같은 유체 속에서 물체가 움직이면(또는 유속이 빠르고 특정 방향으로 흐르는 곳에 장애물이 위치해 있으면) 그 물체의 배후에 유체의 주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소용돌이가 발생하는 현상.[2] 이 소용돌이의 여부가 정말 중요한 것이, 선박들의 경우 이러한 와류에 의한 저항을 줄이기 위해 유선형 구조를 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뿔논병아리도 유선형의 몸매를 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더 빠르게 수영을 할 수 있다.[3] 신동만, 《뿔논병아리의 선물》(동아시아,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