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혼대구식

 


1. 개요
2. 초식


1. 개요


풍종호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 나오는 마교(魔敎)의 비술로, 사람의 심혼(心魂)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음은 물론 각종 약이나 도구, 독을 이용하는 수법에서 상대로 하여금 혼란에 빠지게 하는 자잘한 환각술에 이르기까지 거의 다 망라하고 있는 기교법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섭혼대구식(攝魂大九式)'''이다. 천마신공(天魔神功)과 함께 마교비전의 핵심이며, 섭혼대구식 자체가 독자적인 무예이면서도 기본적인 역할은 다른 마공을 보조하는 것이다. 그런 섭혼대구식의 기초가 환롱진(幻籠陣)이고, 정화(精華)라 일컬어지는 것이 혼백(魂魄)을 제어한다는 마교십대금혼술(魔敎十大禁魂術)[1]이다.
오랜 마교의 역사 속에서 마교비전도 계속하여 발전해온 만큼 섭혼대구식도 마찬가지이다. 초기의 섭혼대구식은 영겁천마문(永劫天魔門)에 전해진 섭혼대구식을 통해 알 수가 있다. 기본 역할처럼 다른 마공의 단순함을 보충하나, 실제 사용되는 수준은 적의 다른 술수를 방비하며 격파하는 것이 고작이다. 즉, 모든 이치를 포용함에도 실제적인 활용 수준은 많이 발전하지 못한 상태이다.
후기의 섭혼대구식은 절대천마(絶代天魔)가 남긴 섭혼대구식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초기의 단점을 보완하여 상대의 술수를 격파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조하는 다른 마공의 위력을 있는 대로 드러내게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너무 과대하게 발전해왔는지 섭혼대구식이 걸쳐 있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오히려 제대로 활용하기가 난처하다는 것이 애로사항이다.
절대천마가 섭혼대구식을 통해 화신(化身)을 만들기도 한 만큼 제세칠성(濟世七聖)은 그를 무찌르려 이 섭혼대구식을 파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완성된 것이 여의대구식(如意大九式)이다. 섭혼대구식이 펼쳐지면 상대를 위해하지 않고는 위력을 드러낼 수가 없는 마도(魔道)의 절기인 반면에 여의대구식은 상대에게 어떠한 피해를 입히지 않더라도 원하는 목적만 취할 수가 있다.
참고로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검왕(劍王)이 섭혼대구식을 연구했다고 한다. 검왕은 천하의 모든 검법을 알고자 해서 검법으로도 펼쳐질 수가 있었던[2] 마교의 섭혼대구식도 연구한 것이라 한다.[3] 그러면서, 이 섭혼대구식을 가리켜 마교의 비술이 집대성이 된 것이자, 그 누구도 그 전모를, 그 진정한 오의를 완벽히 터득하지를 못했으며, 그렇기에 마교도의 개인적 성향과 그 지류의 특성에 따라 아주 다양한 형태로 세상에 그 파편을 드러냈었다고 한다.

2. 초식


  • 환롱진(幻籠陣): 마교에 입문하여 상승(上乘)의 경지에 이른 자들을 뭉뚱그려 마교중(魔敎衆)이라 칭하며, 마교중의 한 명 한 명을 마인(魔人)이라 부른다. 환롱진은 바로 마인으로서 마교중의 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마인이라면 자신의 마경(魔境)을 불러내 지배할 수 있어야 하고, 환롱진은 그 마경을 불러내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불러낸 환롱진의 마경은 사람이든 짐승이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 힘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심지어 기억하는 것조차도 가로막을 수 있다. 그래서 환롱진에 빠져든 자는 보면서 보는 줄 모르며, 들으면서 듣는 줄 모르고, 겪었으면서도 겪은 줄 모르게 된다. 그런 만큼 마장(魔障)에 맞닥뜨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자아내 마인이라 할지라도 환롱진을 펼치는 것은 언제나 추락사할 수 있는 외줄 타기를 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에 기본이면서도 동시에 절기로 인정받는다.
  • 환영마경(幻影魔境): 풍현은 섭혼대구식을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과 함께 사용하기도 해 위력을 극대화한다. 지존부(至尊府)의 백수선(白水仙)과 대결할 때, 섭혼대구식의 일절(一絶)이라는 이 환영마경을 색혼탈백신공의 색혼마안을 통해 펼치면서 백수선의 과거 및 동기를 파악한다. 즉, 백수선이 과거의 기억 속을 짧은 시간 동안 헤매게 하는 것과 같이 환영에 빠뜨리고 마경을 일으키는 비공이 이 환영마경 달리 환영심마벽(幻影心魔壁)으로, 목적을 달성하게 되면 스스로 주화입마(走火入魔)하여 내상을 입고 쓰러지게 된다.
  • 역천반조(逆天反照): 오랜 기다림 끝에 나타난 풍현을 시험해보고자 환마후(幻魔侯)는 죽음을 각오하고 비전의 절진(絶陣)을 구동한다. 풍현은 절진속으로 유유히 걸어들어가 진을 해체하거나 부수는 것이 아닌 순식간에 인형과 소도구들은 물론 그것들이 절진을 구성케하는 움직임까지 모두 거울을 통해 비춰본 것처럼 빙백수라열천강(氷魄修羅裂天剛)의 서리로 완벽히 재현하는 역천반조를 펼쳐 환마후의 진세(陣勢)를 짓눌러 압도한다.
  • 광마소혼(狂魔燒魂): 진법(陣法)으로도, 심법(心法)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진법으로 쓴다 해도 다른 자들을 사냥해서 제물로 바치고 갈아 넣는 듯한 과정을 거쳐 한참 먼 곳에서 펼쳐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마도의 괴진법이며, 펼쳐지는 범위 안에 있는 자들의 혼(魂)을 불사르고 백(魄)을 소진하여 미쳐 날뛰는 마귀가 되게끔 하는 악독하고 포악한 고루문(骷髏門)의 비결이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마교의 마인(魔人)이라면 일반적일 때는 심법으로 사용할 일이 없지만, 완전히 제압당해 마공을 봉쇄당한 처지에 죽는 것만 못한 극단적으로 비정상적인 상황일 때,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광마소혼공을 펼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 광마혼멸겁(狂魔魂滅劫): 광마소혼을 심화시킨 것이라 하루 이틀 미쳐 날뛰게 하는 것만이 아닌, 아예 미쳐 날뛰고 나서 모두 시름시름 앓다가 비참하게 말려 죽이는 극악한 고루문의 마예(魔藝)이다. 단점이라고는 누군가 숨어서 시전 및 조작을 해야만 하는 것뿐이다.
  • 이혼전겁(移魂轉劫): 전설에서도 실패한다는, 혼을 옮겨 육신을 빼앗는 사술이다. 제대로 성공하면 그 육신에 깃든 힘까지 빼앗을 수 있다. 절대천마가 일월주천로(日月周天路) 구천금마지관(九天禁魔之關)의 단심실에 유폐당하면서 안배한 최후의 수였고, 700여 년이 지나 풍현에게 성공한다. 원래는 하나의 몸에는 결코 2개의 혼이 깃들지 못하는 이치에 따라야 하는 것을, 풍현은 신혈(神血)을 얻으면서 그 이치조차 무시한다. 그로 인해 지존영(至尊影)의 금쇄법에 절대천마가 당하면서 우선은 풍현의 주재 상태가 된다. 『경혼기(驚魂記)』에서는 사천황(邪天皇)이 분뢰수(奔雷手)에게 시도했다가 검은 때와 같은 천마삭(天魔索)에게 밀려 소멸한다.
[1] 절대천마는 모두 능숙히 다뤘다고만 할 뿐,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그나마 한 가지가 수혼술(睡魂術)일 것으로 예상된다. 혼을 재우는 수법으로, 육신의 고통 따위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상처를 심혼 속에 새기기 위해 사용한다. 무적신마(無敵神魔)가 풍현 대신 풍기를 먼저 찾는 바람에 구룡(九龍)과 만났을 때, 수혼술을 응용해서 운령에게 단잠을 선물한다.[2] 그러면서, 이 섭혼대구식은 검법이기도 하고, 때로는 장법이고 보법이며 제반병기술의 집대성이라고도 언급이 된다.[3] 그렇게 섭혼대구식을 연구한 결과, 검왕은 다양한 재간을 손에 넣었다고 하는데, 그 중 에서 검왕이 얻은 재간 중 하나로 언급된 것이 바로 '''멀쩡한 사람을 괴상한 변태로 바꾸는(...) 음마문의 재간'''도 있었다고 한다. 당연하면 당연하겠지만, 이를 들은 백무흔은 조금 뜨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렇다고 인정하면서도, 검왕에 손에 넣은 섭혼대구식의 기예는 음마의 것과 비교해보면 그 격부터가 틀리며, 기이한 내공을 단련해 자신의 기질과 성품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사람에게 직접 간섭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검왕은 자신의 별호(검왕)대로 자신이 터득한 모든 것을 검으로써 결속했으며, 그렇기에 검의 환영을 남기는 것으로 사람의 성격도 바꿀 수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왕삼구는 뭔지 모를 비술을 그러한 식으로 남기다니 대단히 괴이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