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

 



cerebellum
뇌간의 뒤에 존재하는 야구공만 한 크기의 뇌[1]. 그러나, 전체 뇌의 뉴런 중 80%가 몰려있는 뇌영역이기도 하다(신피질의 뉴런:소뇌 뉴런 = 약 1:3.6의 비율이다. 이 비율은 많은 종의 동물들에서 일관적으로 관찰된다).
전통적으로 감각 입력과 결을 맞추어 운동 출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균형 잡는 능력. 그 외에도 비언어적 학습과 기억을 가능하게 해준다던지, 시간 판단, 정서 조절, 사회성, 소리와 표면결 변별 능력에 영향을 주는 걸로 밝혀졌다.[2]
우리가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신체 기능은 거의 모두 소뇌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종 운동(스포츠)은 물론이고 걸음마(보행), 손동작같은 일상적 움직임, 심지어 무의식적인 몸동작 습관(body mannerisms)도 소뇌에 프로그램되어 있으며, 악기 연주 또한 소뇌가 기억한다. 때문에 오랜 기간 악기를 연주한 음악가들의 소뇌는 일반인의 소뇌보다 용적이 크다(관련 연구(영문)).
움직임을 정교하게 컨트롤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부모형(internal model)을 지니고 있는 뇌라고 생각되고 있다. 인간의 동작 대부분, 특히 정교한 손의 움직임 같은 경우 별거 아닌거 같아도 상상을 초월하는 수많은 근육과 관절이 관련되어 있어 연산량이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수많은 근육들간의 상호 움직임을 제어해서 원하는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근육의 조합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면 몸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아야 하는데 이것이 내부모형이며 소뇌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을 던질 때를 생각해보자. 이때 우리는 의식적으로 손목은 45도 각도로 젖히고 허리는 60도 오른쪽으로 돌리고 등은 이 정도 뒤로 구부리고 어께를 얼마만큼 돌린 뒤 삼두근을 수축시키고 이두근을 이완시킨 뒤... (후략) 이렇게 명령을 내리며 생각해서 공을 던지진 않는다. 이러한 신경신호는 대뇌의 전운동영역과 운동영역에서 호출되지만, 이들이 몸을 정작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가진 곳이 소뇌인 것이다 [3]. 물론 처음엔 이 컨트롤이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훈련과 교육을 통해 어떻게 해야 진짜로 적당한 신호(명령)들을 근육에 줄 때 원하는 동작이 수행되는지 반복을 통해 소뇌에 기억시키게 된다. 어린 아기들이 정교한 동작을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소뇌가 덜 발달되었고 프로그래밍된 동작들이 없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 바느질, 걸음마, 자동차 운전, 연주, 노래, 심지어 젓가락질 같은 작업은 생전 처음 해볼 경우, 딴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온 신경을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는 대뇌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운동신호가 이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소뇌가 학습을 못했기 때문. 하지만 그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몸에 익히게" 되면, 즉 소뇌에 이런 작업이 프로그래밍되면, 딴 생각을 하면서도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
자전거, 스케이트, 인라인 스케이트, 스키 같이 균형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스포츠들을 한동안 하지 않다가 다시 해도 균형을 잘 잡는 이유가 바로 소뇌에 이 균형 잡기가 프로그래밍되었기 때문. 흔히 말하는 몸으로 익힌 건 절대 못 잊는다는 말이 이걸 두고 하는 말.
앞서 말했듯이 재봉사, 드라이버, 악기 연주가, 운동선수, 무용수, 외과의사 등 정교한 몸동작이 필요한 직업들에게서 가장 발달한 부분. 실제로 단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의 경우 소뇌와 우뇌가 일반인보다 발달되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4]
이 부분이 이상이 생기면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 떨림이 나타나고 걷기가 힘들어진다. 마약과 알콜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게 바로 이 현상. 뇌에서 소뇌가 술에 가장 취약하다. 술을 마시고 말이 꼬이거나 비틀거리는 건 소뇌의 기능이 저해되는 까닭이 크다. 이 현상이 누적되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그런 증세들이 생긴다. 간은 알콜로 손상되어도 빠르게 회복하지만 소뇌는 간보다 회복 속도가 훨씬 느리다. (간과는 달리 중추 신경인 만큼 사실상 원상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어릴 때 손상을 입으면 지적장애가 일어나기도 한다.
소뇌의 소중함을 깨닫고 싶다면 평소 쓰던 손의 반대쪽 손으로 젓가락질이나 글씨를 써보면 된다. 평소 쓰던 손의 근육들은 이러한 동작에 필요한 자잘한 명령들이 소뇌에 프로그래밍되어 당연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반대손의 경우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어찌어찌 대뇌를 써서 해봤자 속도와 정확도 모두 떨어진다. 그 어려운 부분을 알아서 컨트롤해주는 게 바로 소뇌다.
[1] 전체 뇌의 10%정도의 크기를 가진다.[2] Bower & Parsons, 2003[3] 비유하자면, 자동차의 가속/감속과 핸들을 돌리는 것은 대뇌라면, 그 과정을 통해 자동차의 위치가 어디로 움직일지 계산하는 곳이 소뇌이다.[4] Volumetric analysis of cerebellum in short-track speed skating pla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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