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메로 마케로우
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 인물.
하텐그라쥬의 마케로우 가문의 장녀로, 비아스 세대의 나가 중에서 최연장자이다. 또한 아무도 아이가 없을 경우 계승 1순위를 최연장자가 가져가는 특성상 마케로우 가문의 가주 계승 최우선권자이기도 하다.
덕성으로 유명한 인물로, 이 덕분에 가주인 두세나 마케로우의 신임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인 비아스 마케로우나 카린돌 마케로우는 덕밖에 가지지 못했다고 폄하하기도 한다.[1] 외부인사들에게도 이런 성격이 유명한지, 카린돌이 "이러다 비아스가 덜컥 딸이라도 낳으면[2] 어쩌려고!"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나가 남성 曰, '''"태어난 조카들의 이름을 고민하지 않을까요?"'''. 이 말을 들은 카린돌도 '''듣자마자 동의하고 싶어지는 맥빠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평판에 대해 스스로도 인정하는 듯.
나이도 많고 사리분별도 분명하며 집안 내의 다른 나가들에게 악감정을 사지 않을 정도로 덕도 있기 때문에 자녀가 없다는 것만 빼면 나가 세계에서는 모범적인 가주 계승권자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심성 때문에 다음 가주 자리를 노리는 쟁탈전이나 권력 싸움에 도무지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보다 못한 카린돌이 비아스가 가주가 될까봐 두려워 그녀더러 비아스보다 빨리 아이를 낳으라고 은근히 채근할 정도.[3] 물론 대책없이 유한 것만은 아니라서, 카린돌의 어그로가 점점 심해져 비아스와 살벌하게 다투자 당장 그만두라고 일침을 가한다. 연장자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는 대신, '''"니들이 싸우면 편하게 쉬러 온 방문자들이 질려서 떠난다."'''는 것이 이유인데, 도덕이니 감성이니 하는 것보다 이성이 강한 '''전통적인 나가상'''에 걸맞는 모습.[4]
이렇듯 초반에는 별 특징없는 인물이었으나...
표면상 여신 구출이 목적인 제2차 대확장 전쟁이 발발하고 마케로우 가문의 가주가 잡혀가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가주 대리를 맡는다.[5] 추후 스바치와 카루와 대면했을 때의 심리묘사를 보면 전쟁통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짐처럼 넘겨진 가문의 이름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주가 '실종'되었기에 정식 가주도 아닌 상태로 가주 일을 수행하느라 심적 부담이 컸던 듯 하다. 종군 후 마호가니 군단장이 되어 돌아온 비아스를 진심으로 반가워하지만, 비아스가 몰고 온 대파란 앞에서 그녀 역시 더 이상 덕만 높은 가주 대리로 있을 수만은 없게 된다. 이 때 비아스는 심장 파괴와 여신의 감금자가 누구인지 등 중대한 비밀을 까발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소메로는 '마케로우 가문이 파국으로 치닫는다'고 여겼다고.
이후 북부군이 하텐그라쥬를 향해 남진하며 악타그라쥬와 페로그라쥬를 박살내버린 소식이 전해지고, 결국 활로를 찾는 과정에서 전격적으로 마케로우 가문의 가주로 취임, 비아스를 추방하는 데 앞장선다. 비아스를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드러난 소메로의 과감함은 비아스와 다른 가주들조차 경악시킬 정도. 이 때 앞부분에서는 남자들을 까내리며 비아스에게 쉴드를 쳐주는 듯 했지만, 이후 '''그 모든 것이 가주가 없어 가문의 일원이 혼란속에 벌인 촌극'''이라며 스스로 가주의 자리를 맡기로 한다.[6] 즉, '''비아스에게 스스로 수호자에게 목을 바치라 명하고[7] 그 대가로 마케로우 가문의 존속을 약속받겠다는 것'''. 그리고 전 가주의 두 자매[8] 역시 이를 수락하여 마케로우 가문의 가주로 임명되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발악하며 도망가는 비아스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전쟁이 끝나고 아라짓 왕국의 사도 라수 규리하와 대면한 바 있다. 라수와 대화를 하면서 끝까지 자신을 성이 아닌 이름으로 지칭한 것이 죽을 때까지 가문을 내세웠던 키타타 자보로와 대비되는 모습으로 나온다. 실제로 두 사람은 가족과 살아오던 고향을 송두리째 잃어버렸고[9] 가문의 의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거울상이라고 볼 수 있다.
피마새에서 밝혀지길, 훗날 투나 가문[10] 을 계승해 소메로 투나로 성을 바꾸었다. 피를 마시는 새의 데라시는 그녀의 아들. 물론 마케로우의 가문명은 원시제 그리미 마케로우의 등극으로 '''황가'''가 되었다는 것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그보다도 2차 대확장 전쟁의 분란 속에서 그녀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마케로우 가문이 거의 작살나다시피 한 것도 중대한 이유일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마케로우의 피를 가진 마지막 후손은 남자인 데라시이기에, 나가의 시선으로 보면 마케로우 가문의 피는 완전히 끊기게 되었다.
[1] 다만 소메로에게 덕밖에 없다는 카린돌의 평가는 단순한 폄하라기보다는 한탄에 가깝다. 카린돌의 입장에서는 일단 자기 자신은 가주 자리에 도전할만한 입지를 갖지 못한 상태이고, 잔인하고 탐욕스럽고 이기적인데다 성격이 못된 바이스가 가주를 계승할 경우 매우 곤란한데다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데 비해, 덕이 있는 소메로가 가주를 계승할 경우 기껏해야 약간 불편해지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상태이다. 즉, 카린돌의 입장에서는 소메로가 비아스를 따돌리고 가주 자리를 확실히 계승해주어야 자신의 안전이 보장되는데, 문제는 덕만 있고 야심은 없는 소메로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시고 비아스를 견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 맥락에서 '소메로에겐 덕만 있다. 야심도 좀 가지고 있으면 (자신에게) 좋겠는데'라고 한탄한 것이다.[2] 즉, 가주 계승 우선권을 가져가게 되면[3] 정작 소메로는 '동생과 놀아주던 착한 누나 카린돌'만을 기억하며 '''동생을 잃은 네게 더 필요할 거야'''라고 했다고.[4] 말 안들으면 정찰대로 쫓아낸다는 말에 싸움이 멈췄고, 두세나의 소메로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올랐다.''' 특히 가문의 일원의 거취를 일방적으로 정하는건 '''가주의 권한'''이다. 둘이서 티격태격하는 동안, 이미 다른데서 신뢰를 충분히 쌓아두고 있었던 것. 이는 카린돌이 비아스의 가주 계승을 막기 위해 고의로 조장한 것도 한몫한다.[5] 심장탑의 수호자들이 여신을 가두고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유력 가문의 가주들을 납치, 억류했다. 나중에 대다수 가주들을 석방했지만 몇몇은 석방하지 않았는데, 그들은 살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엔 마케로우 가문의 가주도 포함된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정황상 이 결정에 비아스 마케로우도 관여한게 확실시되는 듯.[6] 여기서 짧은 순간 동안 드리고 이세리도 의장의 심리묘사가 반전된다. 처음에는 '남자들이 실권잡아서 한게 뭐 있나. 그냥 소동 뿐 아니었냐'면서 마치 하텐그라쥬 앞에 당도한 나가 군단을 우습게 보는 듯 말했고, 이에 의장은"역시 당신 또한 마케로우의 일원이군. 조용한 패배같은 것은 관심도 없군"이라고 반응했다. 그러나 이 직후 소메로는 ''''이게 다 가주가 없어서 생긴 촌극이니 내가 정식 가주가 돼서 마무리 짓겠다''''는 식으로 암시하고, 이세리도 의장의 평도 "당신은 (비아스를 버리고) 가문을 선택했군."으로 바뀐다. 이는 의장이 소메로를 비웃거나 조롱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조용히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소메로의 의외의 강단에 감탄하는 것이며, 이 말 이후 의장과 유력 가문들은 전부 소메로를 옹호하게 된다.[7] 이게 가능한 것은 오로지 마케로우 가문의 가주 뿐이다.[8] 두 명의 이모들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소메로와 비아스의 친모들이다.[9] 소메로도 두 이모 정도나 남았을 뿐, 카린돌의 영은 돌아올지 안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 육신만 살아있는데다가 두세나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 화리트와 비아스는 확실히 사망했다.[10] 눈마새에서 엔거 평원 전투 때 5살인 딸을 사고로 잃고 2년 전부터 종군했다는 비스그라쥬 출신의 짐보리 투나가 짧게 출연했다가 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