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대확장 전쟁

 


1. 개요
2. 전쟁 경과
2.1. 전쟁의 시작
2.2. 전쟁의 전개
2.3. 세퀴라도 공방전과 시우쇠의 등장
2.4. 엔거 평원 전투
2.5. 키보렌으로의 진격
2.6. 시구리아트 관문 요새 전투
2.7. 악타그라쥬 공방전
2.8. 시모그라쥬의 중립
2.9. 결말
3. 숨겨진 사실
4. 기타


1. 개요


이영도판타지 소설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발발한 전쟁.
1500년 전에 발발했던 대확장 전쟁의 뒤를 잇는, 나가들이 일으킨 두 번째 대확장 전쟁으로, 《눈물을 마시는 새》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대전쟁이다. '''제2차 대확장 전쟁'''이라는 공식 명칭이 등장한 것은 《피를 마시는 새》에서부터다. 작중에서는 전쟁 초기를 건너뛰고 햇수로 전쟁 4년째인 엔거 평원 전투부터 본격적으로 묘사된다.

2. 전쟁 경과



2.1. 전쟁의 시작


하텐그라쥬의 수호자들은 발자국 없는 여신을 억류하고 신의 힘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한다. 날씨를 조종하고 기후까지 바꾸며 자연의 법칙을 지배할 수 있게 된 수호자들은 대가문의 가주들을 구금해 권력을 장악한 다음 북부를 노린다. 혼란스러워하는 하텐그라쥬의 시민들 앞에서 수호자 갈로텍은 여신의 힘을 쓰는 기적을 보여준 다음 불신자들이 발자국 없는 여신을 납치해 나가를 멸망시키려는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여신을 되찾지 못하면 나가의 미래는 두억시니같이 되는 것 뿐이고 전쟁을 불사해서라도 여신을 반드시 구출해야 한다고 선동한다. 이는 갈로텍이 대중에겐 가장 큰 거짓말이 가장 훌륭한 설득 도구라는 주퀘도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과연 나가들은 열광하며 자진입대하여 성전에 참가하는 분위기로 들끓는다.
이에 맞서 북부는 하인샤 대사원과 각지의 지배자들과 즈믄누리가 공동으로 뜻을 모아 북부에 왕이 돌아와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대호왕을 선출하여 아라짓 왕국의 멸망 이후 800여년만에 왕을 옹립한다.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는 격언에 따라 케이건 드라카와 티나한과 비형은 발자국 없는 여신의 힘을 상대할 다른 세 분의 신을 찾아서 떠난다.
옛 아라짓 왕국의 방패를 자처했던 무향 규리하의 변경백 괄하이드 규리하가 대장군의 직책을, 그의 동생이자 전략가인 라수 규리하즈믄누리의 성주 바우 머리돌이 상장군의 직책을 맡는다. 여타 지방의 군웅들도 장군과 교위 등의 무관직을 맡아 다가오는 나가 군대의 위협에 대비했다. 그러는 한편 가공할 재생력을 갖춘 나가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피해를 입히기 위한 작살검이 고안되어 병사 한 사람당 세 자루씩 휴대하게 된다.

2.2. 전쟁의 전개


하지만 전쟁 시작 후 물을 다스리는 여신의 힘을 훔친데다 일반병 하나하나가 모두 반 불사의 육체를 지닌 나가 군대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북부를 휩쓸었다. 북부군에는 즈라더를 비롯한 강력한 레콘들이 종군하고 있었지만, 수호 장군들이 툭하면 비를 내리는 탓에 제대로 된 활약을 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카시다는 카시다 암각문만 남긴 채 시체들이 썩어가는 폐허가 되었으며, 자보로의 철통 같은 성벽은 무너져 내렸고 슈라도스의 아름다움은 옛 노래에나 남게 되었다. 특히 상고토의 유서 깊은 도시 판사이의 육형제 탑은 나가군의 수호 장군 중 가장 강력한 수력 조종 능력자인 갈로텍 대장군에 의해 수장되었다.
아무리 날씨 조종 능력과 뱀단지를 통한 뛰어난 상호통신능력을 가진데다 반 불사의 몸을 하고 있더라도 수백 년간 키보렌에 틀어박힌 채 전장을 겪어보지 못했던 나가들은 제2차 대확장 전쟁의 전반기에서 언제나 압도적 우위에 설 수 있었는데, 그 전략을 짠 이는 대장군이자 군령자이기도 한 갈로텍의 군령들 중 하나가 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군사 지휘관이라 평가받는 '죽음의 거장' 주퀘도 사르마크였기 때문이다.
나가의 유일한 망명자[1]이자 갈로텍 대장군과 호각의 수력 조종 능력을 지녔다는 용인, 하텐그라쥬 공작 뇌룡공 륜 페이[2]와 훗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용이라 평가받을 뇌룡 아스화리탈의 활약도 놀라웠으나, 불사의 군단과 날씨를 조종하는 수호 장군들은 이 강력한 둘의 힘으로도 역부족이어서 전장은 계속해서 북쪽으로 밀리게 된다.

2.3. 세퀴라도 공방전과 시우쇠의 등장


나가의 공세가 절정에 달해 북부군은 세퀴라도[3]에서 사실상 최후의 저항이나 다름없었던 공방을 펼치게 된다. 북부군과 대호왕, 뇌룡공과 아스화리탈이 모두 모여 있었기에 이곳에서의 패배는 곧 북부 전체의 절멸을 의미했다.
그러나 발자국 없는 여신의 힘에 대항하고자 나머지 세 신의 신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수탐자들의 활약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자신을 죽이는 신의 신체 시우쇠가 화신이 되어 참전한 것이다.
세퀴라도 공방전 24일째, 쾌활하고 피를 두려워하는 선민 종족 도깨비와 달리 사람을 거리낌없이 태우는 불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시우쇠의 등장은 불리한 전황에 활로가 되고, 나가들의 최대의 공포가 되었다. 이후 나가군의 전술지침 중 하나는 '시우쇠를 보면 무조건 전투를 피하라'가 되었다. 대륙 최북단인 발케네(발케네 위로는 라호친과 최후의 대장간밖에 없다) 바로 밑에 위치한 세퀴라도까지 북부군을 밀어붙여 대륙 정복을 눈앞에 두었던 나가군이 한계선 근처인 엔거 평원까지 밀렸으니 시우쇠의 참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만하다.
더욱이 이는 단순 전력차를 메운것 뿐만 아니라 나가군 전체의 진격을 억제하게 되는데, 전장에 시우쇠의 유무를 확실히 확인하지 못하는 이상 함부로 기온에 힘을 털어넣을 수 없었기 때문. 수력조작에도 체력이 소모되며, 만에 하나 시우쇠와 조우시 그를 억제하지 않으면 군단 전체가 홀랑 타버릴 수도 있기에 결국 진격 속도도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우쇠의 등장은 북부군이 나가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게 하기는커녕 겨우 교착상태를 지속시키는 효과밖에 낼 수 없었다. 이는 나가군의 연락수단인 뱀단지가 실시간 통신이 가능한 덕분에[4] 아무리 시우쇠가 한 전장에서 나가군을 박살나더라도 그 소식이 다른 나가들에게 곧바로 전해져 다른 전장들에서는 시우쇠의 참전 이전과 마찬가지로 속절없이 밀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는 말을 생각하면 발자국 없는 여신의 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다른 세 제신의 힘이 필요한데, 자신을 죽이는 신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시우쇠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북부군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이 장기화됨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화신이 나타나지 않자 북부군 최고의 전략가인 라수 규리하 상장군은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띄운다. 의도된 넉 달 동안의 다섯 번의 패배[5]를 통해 시우쇠의 행방을 교란시키는 등의 기만작전으로 나가의 북진을 늦추고, 그들을 한계선 인근의 엔거 평원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2.4. 엔거 평원 전투


당시 엔거 평원 근방에 주둔한 나가 군단은 슈라도스를 멸망시킨 마호가니 군단과 대나무 군단, 흑단 군단 총 3개였다. 대호왕과 북부군 전체를 포위섬멸하려 했던 나가군은 그로스 군단장이 이끄는 마호가니 군단을 선별하여 회전에 응한다. 본래 갈로텍 대장군이 완전한 포위섬멸을 위해 전선에 도착하기 전까지 포위 상태에서 대기하라고 명령했지만 그로스는 표면적인 전력차가 압도적이라는 사실에 고무되어 부관인 비아스 마케로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전을 강행하게 된다. 심지어 일부러 엔거 평원에 단 하나의 집을 남겨 북부군의 왕이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그 집의 서까래에 항복 권유문을 적어두었을 정도.[6]
북부군은 지난 3년간 나가의 파상공세로 흩어져 있던 북부의 잔존 병력을 결집시켜 보병 3만 5천, 기병 5천, 도합 4만의 군세를 확보하고 있었다. 한편 마호가니 군단의 전력은 보병 2만 명, 또한 북부군 기병에 대응하고자 수디 가리브를 포함해 강력한 정신 억압자들로 구성된 500기의 코끼리병이 있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북부군이 약 두 배의 우세지만, 소드락을 복용한 반 불사의 나가 보병 한 사람이 인간 보병 열 명을 대적한다는 점에서 이미 질적으로 나가군이 한참 우세에 놓여 있었다. 또한 마호가니 군단은 엔거의 3개 군단 중 가장 많은 숫자(20명 남짓)의 수호 장군까지 보유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가장 까다로운 적수였던 뇌룡공 륜 페이를 대적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여기에 더해 나가군은 전투에 앞서 엔거 평원에 사흘간 비를 내려 레콘들이 함부로 땅 위를 날뛰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 놓았다.
그러나 북부군은 꽁꽁 숨겨왔던 시우쇠를 본격적으로 출전시킴으로서 사전에 시우쇠의 출전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던 나가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수호 장군들이 평원 전체의 수분을 조종하여 땅 위에 수십 미터의 파도를 만들지만, 시우쇠는 파도를 그대로 수증기로 만들어버리고 북부분 보병진과 함께 돌격한다. 이에 그로스는 군단이 북부군에 가까이 다가간다면 시우쇠가 아군 피해 때문에 화공을 쉽게 펼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나가군을 돌격시킨다. 게다가 시우쇠의 등장 시점에서 그로스는 괄하이드를 자극하고자 일부러 군단의 병력 배치를 늦게 시작한 상황이었고, 배치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후퇴 명령을 내린다면 되려 큰 혼란에 빠져 몰살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나가 보병들은 소드락 복용 시점을 놓친 채 부지불식간에 돌격하게 되었고, 세미쿼무핀토 장군이 이끄는 북부군 보병간에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다.[7]
양측간 백병전은 처절했지만, 전황은 마호가니 군단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갔다. 수호 장군들이 진눈깨비까지 뿌려 가면서 대응함에도 시우쇠는 전장 전체에 불의 벽을 만들어 마호가니 군단 전력을 둘로 나누어버리며 대활약한다. 게다가 수호 장군들이 시우쇠와 싸우느라 사흘간 내린 비로 축적해둔 수분을 너무 소비해버렸기 때문에 활동이 용이해진 레콘들은 나가의 대기병 전력이었던 코끼리병들을 닥치는 대로 제거했다. 코끼리병이 사라지자 5천의 북부군 기병들은 동서로 갈라진 북부군 보병진 사이에서 진격하여 전통검인 사이커 외에는 갑옷조차 입고 있지 않은 나가들을 파죽지세로 거꾸러뜨렸다. 불의 벽으로 양단된 마호가니 군단의 2만 병사 중 1만 남짓한 나가 병력은 남쪽에는 불의 벽을, 동서쪽에는 보병대를, 북쪽에서는 진격해오는 기병들을 마주하는 사면초가에 몰린다.
여기에 더해 나가군의 섬멸을 위해 뇌룡공 륜 페이가 하늘에서 아스화리탈을 이끌고 참전, 강대한 용의 불꽃에 무려 6천에 가까운 나가들이 불타 죽었고[8] 시우쇠 또한 수천의 나가들을 구워버린다. 이러는 와중에도 수호 장군들은 더 이상의 대응을 할 수 없었는데, 개량된 도깨비 감투로 체온마저 숨겨버린 코네도 빌파 삼부자가 나가 지휘부를 습격해 못을 박아버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북부군은 마호가니 군단의 2만 병력 중 1만 8천 명을 섬멸하는 대승[9]을 거둔다. 또한 당시 북부군은 몰랐으나 수호 장군들 틈새에 끼어 있던 대수호자 키베인의 신병까지 구금할 수 있었다.
그러나...

2.5. 키보렌으로의 진격


엔거 평원 전투는 라수 규리하가 아군과 적군 양측에 저지른 기만이었으며, 북부군의 '''돌아올 수 없는 진격'''의 시발점이었다. 그가 수립한 진짜 대국적 전략은 한계선 너머 저 남쪽 끝, 유사 이래 한 번의 침략도 허용하지 않은 침묵의 도시 하텐그라쥬로 진군하여 갇힌 여신을 구출하겠다는 작전이었기 때문이다. 하텐그라쥬는 나가의 도시들 중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했기에, 그곳으로의 진격은 곧 '''키보렌 전체에 대한 전격전'''을 의미했다.
시우쇠가 남쪽의 엔거 평원에서 노출된 이상, 이미 북부에 전횡을 일삼고 있는 나가군은 시우쇠라는 위험 요소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전장을 확대하여 북부를 초토화할 수 있다. 그 전에 나가들이 수력조종의 근원인 신체가 감금되어 있는 하텐그라쥬를 비롯한 나가의 도시들을 지키기 위해 모조리 자신들의 뒤를 쫓아 대회군을 하게끔 유도하려던 것이다. 굳이 키보렌 내부에서가 아니라 한계선 근처인 엔거 평원에서 시우쇠를 노출시킨 것도 전격전을 시작할 수 있는 적확한 장소인데다 나가군에게 시우쇠라는 전략무기에 가까운 병력이 키보렌으로 향하게 된다면 일어나게 될 참극이 얼마나 위험할지를 보다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었기 때문. [10]
하지만 북부군에게는 뒤로는 생사를 걸고 추격해오는 수많은 나가 군단들을 꼬리에 달고, 앞으로는 나가 도시들의 필사적인 방어를 뚫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설령 작전이 성공해 하텐그라쥬에서 여신을 구원한다 하더라도, 북부군 자신들은 밀림 속에 고립된 채로 사방에서 분노한 나가 군단들의 공격을 받아 절멸당할 것이 뻔했다.[11][12] 이렇듯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악조건들에도 불구하고, 북부군은 강행돌파를 선택한다.
사실 이 진격은 라수로선 대안이 전혀 없었다. 여신의 힘을 박탈하지 않는 이상 나가는 언제고 다시 북부를 칭공할 수 있는 반면, '''북부군이 전부 죽어도 여신해방만 성공하면''' 적어도 한계선 이북은 안전해진다. 언제 올 지 모르는 또다른 화신을 기다리다 최악의 가능성으로 치닫느니, 차라리 북부의 안전을 보장하는 양패구상이 최선이었던 것.

2.6. 시구리아트 관문 요새 전투


한편 대호왕 사모 페이는 지휘부의 계책에 따라 괄하이드 규리하의 부장인 바르사 돌 교위, 데오늬 달비 부위를 비롯한 200명의 병사와 두억시니 금군, 대수호자 키베인을 포함한 수호 장군 포로들과 함께 남겨지는데, 이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제 2의 북부군 창설과 왕통 보호 등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즈믄누리로 피신시키기 위함이었다. 사모는 분노와 슬픔에 겨워하지만, 일단 즈믄누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시구리아트 유료도로로 향한다.
한편 엔거 평원에서 퇴주한 마호가니 군단의 부장 비아스 마케로우에게서 북부군의 남진 계획을 알아챈 갈로텍의 참모 주퀘도는 비아스로 하여금 하텐그라쥬 방어를 맡겨 파견시키고, 갈로텍은 대호왕과 함께 그들이 포로로 잡고 있는 대수호자 키베인을 구출하기 위해 대나무 군단을 이끌고 시구리아트 산맥으로 북진한다.[13] 곧 대나무 군단 또한 유료도로당과 대면하고, 과거 시구리아트 유료 도로당의 관문 요새를 넘으려다 처절한 패배를 당한 전적이 있던 주퀘도 사르마크는 갈로텍에게 복수전을 할 것을 요구하지만 갈로텍은 이를 거부하고 징수료를 낸다.
그러나 이틀 후 갈로텍은 추격하던 대호왕의 흔적이 없어졌음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도깨비들이 도깨비불을 통해 북부군의 환영을 만들어 나가군을 속였던 것이다. 그 당시 대호왕 일행은 대나무 군단이 관문 요새를 통과하는 사이 관문 요새의 숙식 시설에 눌러앉아서 '''반나절간 대나무 군단이 전부 통과하기만 기다렸기 때문이다.''' 이후 대호왕은 호위자인 바르사 돌 교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루나래, 두억시니 금군들과 함께 남부로 향한다. 북부군과 자신의 동생이 키보렌에서 죽어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
갈로텍의 군령인 주퀘도 사르마크는 북부군의 발자국이 없어진 것을 통해 사모의 속임수를 눈치챘으나, 유료도로당에게 복수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애먼 곳에 와버리느라 엄청난 양의 군자금[14]만 소모해 버린 대나무 군단은 결국 또다시 키베인을 구출하러 소드락까지 복용하고 회군을 시도하지만, 막상 유료도로당원 하르체 도빈은 통과자들이 다시 길을 타고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처음 길을 타고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징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가군은 이미 전번의 통과 때 군자금을 거의 다 써버렸기 때문에 통행료를 낼 수 없었고, 관문 요새는 유료도로당의 규칙에 따라 관문을 걸어잠그고 전투태세에 들어가게 된다.
시구리아트 관문 요새는 300명의 당원만으로 주퀘도 사르마크가 지휘하는 일만 대군을 격파해냈던 천혜의 요새였으나, 나가군은 수호 장군들의 수력 통제력으로 요새 내부의 우물을 마르게 하고 수도관의 위치를 파악해 오폐수를 역류시켰으며, 요새 관문의 철문 쩌귀를 비롯한 금속도구들 녹슬게 하여 방어력을 낮춘다. 또한 대수호자를 구출한다는 명목 아래에 나가들이 수목 애호가로서의 슬픔을 억눌러가면서 나무를 잘라 수천 개의 투석기를 만들어낸다. 결국 시구리아트 관문 요새는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며, 나가군은 키베인의 구조에 성공하고 데오늬 달비와 바르사 돌을 비롯한 북부군을 포로로 잡은 뒤 빠르게 남진한다.

2.7. 악타그라쥬 공방전


한편 키보렌에 진입한 북부군은 조우한 첫 번째 도시인 페로그라쥬를 륜과 시우쇠의 활약으로 초토화시킨 이후 악타그라쥬 인근에서 '''여섯 개 나가 군단의 연환공격'''이라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15]
나가들은 벚나무, 끈끈이주걱, 선인장, 고무나무, 두리안, 바나나 각 군단마다 하루 공격하고 5일씩 쉬는 전략을 취했으며, 그 5일간의 휴식을 통해 불사성 덕분에 군세를 상당히 회복하고 다시 전투에 임할 수 있었다. 반면 북부군은 매일 싸워야 했던 데다가 회복력마저 나가군에 비해 한참 부족했다. 그러나 북부군은 륜 페이의 용인으로서의 초월적인 감각을 십분 활용해 전장 전체의 움직임을 파악했고, 라수 규리하의 빠른 대응 전략 수립, 레콘의 계명성을 명령 전달 체계로 삼아 즉각적이고도 유기적인 행동을 펼치며 14일간의 공격을 버텨낸다. 작중 묘사에 따르면 북부군은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고 그 파괴력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도 하기 힘든 맹수'와 같았다.
이러한 북부군의 기세는 어느 순간 급격히 수그러드는데, 륜 페이는 기온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시우쇠 또한 전투에 불참한다. 수호 장군들은 북부군이 키보렌의 더위 속에서 마침내 전투의지를 잃고 지치게 된 것이라고 판단했고, 선인장 군단장 세키리는 그들의 의견을 받아 아예 전투 수행 중이 아닌 나머지 다섯 군단을 모두 끌어와 섬멸전을 펼치기로 한다. 그러나 여섯 배로 불어난 나가 군대 앞에서 북부군의 전선이 함몰되고 일방적인 학살이 벌어지려는 찰나, 수호 장군들은 '''하늘에 떠오른 세 개의 태양'''을 보게 된다.
뇌룡공과 시우쇠의 전투 불참 역시 기만이었다. 시우쇠는 직경 수십 미터짜리의 태양을 두 개나 만들어 허공에 띄우고, 륜은 열기를 머금은 습도를 땅에 일부러 내림으로서 안 그래도 높은 키보렌의 기온을 더욱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이는 변온동물인 나가의 특성을 이용한 라수의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전략이었다. 인간과 레콘들도 열사병에 걸리겠지만 그보다 먼저 쓰러지는 것은 '''땀을 흘릴 수 없어 열 배출이 불가능한 나가들'''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 게다가 엄청난 더위로 인해 열선 시야까지도 제대로 확보할 수 없던 나가들은 아군 적군 분간은 둘째치고 주변 환경조차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는 집단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게 된다. 곧 6개 군단, 도합 10만 명에 달하는 나가 병사들이 광기에 휩싸여 서로를 불신자로 오인하고 죽이게 되는 살풍경이 펼쳐진다. 라수는 이 끔찍한 상황에서도 륜 페이에게 악타그라쥬의 심장탑을 파괴할 것을 명령하고, 륜은 지시에 따라 악타그라쥬를 파괴한다.

2.8. 시모그라쥬의 중립


침묵의 도시 하텐그라쥬의 앞에 선 마지막 나가 도시인 시모그라쥬는 다섯 개 군단과 무려 쉰네 명이라는 수호 장군들을 결집시켜 두고 북부군의 공세에 대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시모그라쥬의 가문 평의회 의장인 칸비야 고소리는 뜬금없이 '''중립'''을 선언해 버린다. 시모그라쥬 방어를 담당하던 피나무 군단장 인실롭은 이 결정에 극구 반대하며 항전을 주장하지만 칸비야는 시모그라쥬를 페로그라쥬와 악타그라쥬처럼 하텐그라쥬를 위한 희생의 수단으로 삼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16] 이후 시모그라쥬의 칸비야 의장과 괄하이드 대장군의 회담이 극적으로 진행되었고, 칸비야는 회담을 위해 북부군에 체류하다 륜 페이의 호위를 받으며 시모그라쥬로 돌아간다.
그리고 륜은 그곳에서 자신들을 쫓아온 갈로텍과 키베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갈로텍은 당시 허물벗기 과정에 들어가 있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었으며, 중립지역인 시모그라쥬 내에서는 어떠한 무력 분쟁도 허용되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표면적인 교전이 아닌 용인 대 군령자로서의 정신 공격을 주고받은 후 하텐그라쥬에서의 재접전을 기약한다.
이로서 북부군은 시모그라쥬를 우회 기동 후 남진을 계속한 끝에 마침내 하텐그라쥬를 눈 앞에 두게 된다. 한편 갈로텍 대장군 또한 긴급하게 대나무 군단을 몰아 하텐그라쥬로 진격하는데, 비단 북부군의 남진뿐만 아니라 하텐그라쥬 방어를 위해 파견된 비아스 마케로우가 되려 발자국 없는 여신의 감금의 진상을 대가문에 까발리고 그들과 결탁하여 하텐그라쥬의 심장탑을 장악하려 했기 때문이다.

2.9. 결말


하텐그라쥬에서 최대의 공방전이 예상되었지만, 그 순간 케이건 드라카, 티나한, 비형 스라블을 비롯한 수탐자들이 대륙 최북단인 최후의 대장간에서 찾아낸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의 신체를 데리고 도착하여 정작 전투가 아닌 소규모 인물들의 여신 구출 작전이 시행되게 된다.
소기의 목적이 사라진 북부군이 하텐그라쥬를 눈앞에 두고 회군하게 되었을 때, 오레놀 대덕을 태운 하늘치가 북부군의 상공에 나타난다. 환상벽과의 대화를 통해 케이건 드라카의 정체를 알게 된 오레놀은 이를 급히 알리고 막으려 하지만 케이건은 이미 신들과 함께 심장탑으로 가버린 후였다. 결국 심장탑 한 가운데서 나가살육신이 각성하여 하텐그라쥬는 파괴되고 온 도시는 거대한 회오리에 둘러싸인다.
하텐그라쥬를 방어하러 온 나가군은 회오리를 피해 심장탑으로 가려 하지만 방향을 흩어버리는 신의 힘 때문에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를 맴돌게 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그 때 나가군의 포로인 데오늬 달비가 홀로 맴돌이에 영향받지 않고 곧장 심장탑을 향해 달려가자, 나가들은 그녀를 뒤따라 심장탑으로 향한다. 그리고 나가들은 심장탑 상공에 떠있는 하늘치 위로 올라가 북부군과 함께 멸망하는 하텐그라쥬를 벗어난다. 그러나 갈로텍 대장군과 나가살육신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된다.
4년동안 북부의 대부분을 파괴하고 페로그라쥬, 악타그라쥬, 그리고 모든 나가 도시의 근원인 하텐그라쥬를 파괴시킨 전쟁은 끝난다. 이후 북부와 남부는 천여년만에 처음으로 교류를 시작하며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활발하게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그러나 하텐그라쥬를 감싼 거대한 회오리는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지난 후에도 신들이 현현했던 대전쟁을 증거하듯이 그 자리에 남는다.

3. 숨겨진 사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나가 수호자들의 동기뿐만 아니라 신의 의지도 관련되어 있었다는 것이 암시된다.
어디에도 없는 신의 신체인 케이건 드라카가 오랜 시간 죽기를 거부하자 어디에도 없는 신이 그의 몸에 갇힌 채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세상은 멈춘 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게 되었다. 어디에도 없는 신을 해방시키고 세상의 질서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셋이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 신들은 모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나가의 수호자들에 의해 갇힌 발자국 없는 여신을 구하기 위해 케이건 드라카를 포함한 수탐자들이 신의 화신들을 찾아다녔고, 결국 전쟁 마지막에 네 신들은 하텐그라쥬에서 모인다.
그러나 발자국 없는 여신이 얼어붙은 카린돌 마케로우 안에서 깨어나지 못해 셋이 하나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을 죽이는 신의 화신인 시우쇠가 케이건 드라카가 인간의 몸에 갇힌 어디에도 없는 신의 신체라는 진실을 폭로한다. 시우쇠의 말 때문에 케이건 드라카가 자신이 어디에도 없는 신의 화신임을 자각해 권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직후 나가 살육신으로 폭주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었다. 그러나 키타타 자보로의 작살검에 찔려서 세계와 소통하게 된 륜 페이가 그리미 마케로우의 모습을 한 채 환상을 통해 케이건에게 나늬의 존재를 알려주면서 상황이 바뀐다.
결국 이 전쟁 결과 어디에도 없는 신이 해방되어 윷놀이가 재개되게 되었고, 북부와 남부는 다시 교류하게 되어 정체가 사라지고 변화가 시작되었다.

4. 기타


과연 제2차 대확장 전쟁이 성공했어도 나가의 영토가 얼마나 확장됐을지는 매우 의문이다.
나가들의 계획은 북부의 사람들(인간, 도깨비, 레콘)들을 전멸시키고 그곳을 숲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들의 여신의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할만하다고 여겼던 것으로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가능했다.
작중 묘사되는 기후조절 범위가 한 도시 정도인 것은 어디까지나 전투 중이라 힘을 비축할 필요가 있어서 전장에 한정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며, 특히 시우쇠를 경계하며 반드시 여력을 남겨야 했기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 머무른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다른 종족들이 멸망한다면 이후 얼마든지 숲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17]
문제는 이렇게 기후를 바꾸는 힘이 근본적으로 여신의 힘과 그를 유지하는 수호자들에게 있다는 것인데[18] 수호자가 여신의 힘을 쓰는 동안에는 새로운 수호자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나가라도 수명이 무한하지 않은 이상 죽음은 피할수 없는데 현 시대의 수호자가 노환으로 사망하면 그걸로 끝.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여신의 구출을 위해 북부와 싸웠다는 명분이 있었으니 북부 점령 이후 여신이 계속 감금되어 있는것도 어불성설이다.[19] 결국 나가들의 북부점령은 북부인의 생존과는 무관하게 한시적인 일일 수밖에 없고, 길게 보자면 작중 나왔듯이 '''한탕 해먹고 물러나기'''라는 결말 뿐이다.[20]
제2차 대확장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북부든 남부든 상황을 안정시키지는 못했기 때문에[21] 결국은 천일전쟁까지 벌어져야 했다. 이 당시 북부는 사모 페이가 그리미 마케로우에게 왕위를 넘겨주려 해서 북부가 후계자 문제로 분열되었었는데, 그리미에게 가장 비판적이었던 괄하이드 규리하가 죽은 채로 싸웠다고 할 정도의 분전으로 북부를 결집시키고 치열한 전쟁 끝에 승리하였다.
[1] 왕이 된 사모 페이 또한 나가라는 정체는 일반병사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2] 륜 또한 수호자가 되기 전의 수련자였으므로 신명을 받아 여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3] 눈마새 시점만으로는 세퀴라도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이후 피를 마시는 새에서 세퀴라도가 북극에 있는 최후의 대장간과 라호친 바로 아래에 붙어있는 발케네에서 군세를 끌고 갈수 있을 정도로 북쪽에 있는 땅이라는 것이 드러났다.[4] 북부군의 가장 빠른 연락수단인 어르신 전령들도 이동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뱀단지는 그런 것 없이 '''현대의 전화'''마냥 실기간으로 통신할 수 있다.[5] 이 작전을 위해 북부군 병사 1만 5천 명이 희생되었다. 반면 나가들의 피해는 고작 병사 200명 정도.[6] 자치령을 줄 테니 항복하라는 문구였다. 이는 북부인을 한 자리에 모아두고 반세기쯤 지난 뒤 몰살하려는 의도.[7]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이 당시 그로스가 취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은 시우쇠에게 파도를 들이치게 만들자마자 수호장군들을 전부 챙기고, 최소한의 병력만 추스른 다음 나머지 병력을 전부 북부군에게 돌격하게 만든 다음 퇴각하는 것이었다. 돌격한 병사들은 분명 몰살당하겠지만 수호장군들은 단순히 강력한 전력이 아닌 한계선 이북에서 나가의 활동 영역을 결정시켜주는 존재인데다 발자국 없는 여신의 감금으로 더 이상 보급도 불가능한 병과였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따져도, 비록 유명무실하나 대수호자 직함을 달고 있는 키베인이라는 어마무시한 폭탄을 안고 있는 이상 군단을 말아먹을 지언정 최소한 수호장군들만이라도 퇴각했어야 했다. 물론 사실상 자살 명령을 받은 나가들이 그 명령을 제대로 따를지는 의문이지만 그것을 최대한 숨기고 이유는 원래 했던것처럼 말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꽤 있다.[8] 륜 페이는 용인의 감각으로 6,217명이라고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9] 특히 충원이 불가능한 특수병종 수호장군이 대다수 전사했다. 북부군은 키베인을 포함한 5명의 신병을 구속하고, 그 외에는 전사하거나 나가군단에서 회수했다고 알고있었지만 그 직후 '''복귀한 수호장군이 없다'''는 보고가 나온다. 즉, 마호가니 군단이 보유한 수호장군은 최하 75% 전사라는 결론이 나온다.[10] 특히나 2차 대확장전쟁의 나가측 주역은 본래 수호자 출신인 '''수호장군'''들이다. 심장파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만큼 심장탑이 위험해질 가능성조차 결코 좌시할 수 없었던 것. 나가의 도시는 북부인의 도시와는 달리 거점 '''따위'''가 아니며, 비유가 아닌 문자 그대로의 '''목숨 그 자체'''다.[11] 엔거 평원 전투가 끝난 직후 라수가 이 사실을 밝혔을 때 키타타 자보로가 시우쇠와 륜 페이 중 한 명을 심장탑 앞에 보내기 위해 우리가 전부 죽어야 하냐고 물었고, 라수 규리하는 괴로워하면서도 긍정할 수밖에 없었다.[12] 파괴한 도시의 성인 나가는 전멸하겠지만 적출하지 않은 나가들도 있고, 진격로에서 빗겨나있던 도시의 나가들도 있다. 더군다나 하텐그라쥬는 나가에게 있어 성지와 같은 도시다. 지도그라쥬 같은 도시에서도 정치적으로는 견제해도 꼬박꼬박 '성지 하텐그라쥬'라 칭송하는 유서깊은 도시를 뭉개버린 이상 키보렌 나가들 전체가 분노해도 이상하지 않다.[13] 대수호자 키베인의 구출에는 정치적 이유도 있었다. 당시 키베인이 출신한 지도그라쥬는 하텐그라쥬 못지않은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나가 사회 내에서 키베인의 위치를 여신의 대용품, 혹은 여신의 구출자로 격상시켜 놓고 있었다. 그런 그가 북부군에 수중에 있는 상황에서 그를 구조한다면 키베인은 여신의 구출자에서 무능한 대수호자가 되며, 반대로 그를 구출한 하텐그라쥬 출신 수호 장군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높아질 것이다. 하텐그라쥬의 정치적 영향력이 동반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14] 유료 도로의 징수 요금은 군단병뿐만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군량, 즉 산 동물들에게도 적용된다. 즉 군량 자체가 징수대상.[15] 나가들이 전쟁에 익숙해졌음을 감안해도 고작 4년이라는 짦은 기간만에 이러한 전술을 펼친 악타그라쥬 방어 사령관 세키리는 뛰어난 군재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16] 그러나 칸비야는 사실 개전의 원인인 발자국 없는 여신 납치가 북부에 의해 자행된 것이 아니라 하텐그라쥬의 수호자들의 계략으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하텐그라쥬에서 시작된 일은 하텐그라쥬에서 끝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뜻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여 사실상 문을 열어준 것.[17] 사실 전쟁의 근본적인 동기는 나가 사회에서의 남권 신장이었고 (수호자들은 여자들의 세상에서 허울뿐인 존경을 받으며 증오를 쌓아간 이들이란 륜의 평이 있다.)영토 확장은 가져다 붙인 명분에 가까웠다. 비아스 말마따나 나가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식량 문제도 외적의 침입도 내부 불안 요소도 없다. 갈로텍도 이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추상적 정신론+권력으로 찍어누르는게 다였다.(이는 나중에 비아스가 통수를 치는 원인이 된다.) 대중들은 여신 구출+남부로 유출된 북부의 부 덕분에 좋아했지만. 심지어 대장군이자 전쟁을 선도한 주축인 갈로텍은 '''개인적인 복수심'''이 주된 목적이었다.[18] 우거진 숲이 어느정도 습기를 잡아둘 수는 있겠지만 기후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당장 고위도 지역의 침엽수림이 열대기후를 만들어주는지 눈을 뒤집어쓰는지 생각해보면...[19] 더욱이 비아스도 말했듯, '북부인이 여신을 납치했기에 나가가 수력통제가 가능해졌다면, 어째서 북부인들은 여신을 해방해 나가의 가장 큰 무기를 다시 봉인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은 막을 수 없다. 당장 눈앞의 부 때문에 아무렴 어떻냐며 흘려넘기기도 했지만...[20] 이미 작중에서도 전쟁으로 인한 부는 북부가 쌓아온 것을 털어먹은 것 뿐이고 지속적인 수입은 장담할 수 없음을 눈치챈 나가들이 묘사된다.[21] 정확히는 시모그라쥬가 북부와 남부의 중개무역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자, 나가들이 신생 아라짓 왕국과의 전쟁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모그라쥬를 노리려 한 것이다. 발자국 없는 여신이 그리미 마케로우를 양육하기 위해 힘을 회수하지 않아서 제2차 대확장 전쟁 종전 시점으로부터 17년 후까지는 그대로 수호자들이 힘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수호자들은 이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언제 힘이 사라질지 몰라서 불안해했고, 힘이 사라지기 전에 영토도 더 넓힐 겸 공격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북부는 이를 막으려는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