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병
1. 개요
인터넷 신조어로, "선비병", "황희병" 이라고도 한다. 이는 본인이 매우 현명하고 치우치지 않은 듯 포장하여, 누가 봐도 한쪽이 잘못한 일을 양쪽 다 똑같다고 말하며 양쪽의 잘못을 인정하는 쿨함, 냉철한 두뇌를 가진 '''척''' 하는 병을 말한다. 이렇게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함으로써 "이렇게 나는 글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나만의 지조가 있는 사람이다. 글만 보고 한쪽을 마녀사냥하면 안 되지."라며 일종의 엘리트 의식에 빠져 자신의 지적허영심을 만족시킬 수 있다.
2. 상세
사건은 한 사람이 하는 말만 듣고는 모르는 일이라, 제3자 입장에서 충분히 사건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이래저래 부화뇌동하며 입을 싹 씻는 네티즌들의 행태에 대해 수많은 비판이 나오자, 아예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측면도 있다.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푸드코트 화상 사고 라든지 채선당 임신부 사건이라든지 로트와일러 전기톱 살해사건 같이 A의 말만 믿고 B를 마녀사냥했다가 사건이 밝혀지자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B를 비난하던 사람도 뻔뻔하게 "내가 그럴 줄 알았지. 그럴 줄 아셨으면서 왜 욕하셨는데요? 원래 사건이라는 건 한쪽 말만 듣고는 모르는 건데."라고 말하는 것이나, 왕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너나 걔나 똑같네, 왕따 당하는 사람도 뭔가 잘못했겠지."라고 대답하는 것이 솔로몬 병에 해당된다. 다시 말해 남의 일에 중립을 지키는 것은 좋으나, 누가 봐도 잘못된 행동도 "너나 걔나 똑같애"라는 식으로 물타기를 하는 네티즌들이 범람하게 되자 그에 대한 반발로 생난 것이다.
그러나 솔로몬에게는 억울하게도, 그는 '''진범을 제대로 가려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친자 찾기 문제'에서 솔로몬은 두 어머니에게 아이를 둘로 나눠 가지라는 엉뚱한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솔로몬은 아이를 진짜 반토막낼 목적으로 판결을 내린 게 아니다. 누가 더 아이에게 헌신적인지를 판가름하기 위해 일부러 가혹하게 보일 수 있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즉 판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솔로몬 병이라 불리는 사례를 보면 친모를 가려내기는커녕, '어떻게 해야 아이를 공평하게 반토막낼까'에만 집중한다. 아이를 문제의 책임으로, 옥신각신하는 두 모친을 문제의 당사자인 A와 B로 치환할 경우, 문제의 책임은 두동강나서 근본적인 해결이 요원해지고, A나 B 중 책임이 없거나 적은 쪽까지 강제로 덤터기를 쓴 셈이다. 이는 겉으로 보기에만 공평해진 것에 불과하고, 오히려 기존보다 악화된 분쟁을 유발할 가능성만 키운다.
결론적으로, 솔로몬 병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분석이나 심의 없이, 무책임한 공평함만을 강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서 규모를 키운 것이 연대책임이다.[1]
3. 관련 문서
[1] 솔로몬 병과 연대책임은 문제의 시발점을 찾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책임을 1/n으로 나누어 소멸시키는 데에만 급급한 결과로 도출되는 행태라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