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1. 개요
현진건의 단편작(1921년 <개벽>으로 발표)으로 일제치하 지식인의 무기력을 다룬 작품이다. 사회가 술을 권한다는 제목이 인상적인 작품. 읽어 보기
2. 줄거리
아내는 결혼한 지 7,8년째 홀로 동경에 간 남편을 기다린다. 공부라는 것을 돈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돌아온 남편은 생각했던 똑똑한 사람과는 다르다. 매일 술에 만취해 들어오는 것이다.
어느 날 새벽 2시에 만취해 귀가하는 남편에게 아내는 술 좀 그만 마시라고 투정한다. 남편은 무엇이 자신에게 술을 먹이는지 아내에게 물어본다. 아내는 하이칼라와 홧병이라고 답하지만, 남편은 둘 다 답이 아니라고 한다. 남편은 조선 사회가 자신에게 술을 권한다고 말하지만 아내는 사회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1] 그저 요릿집 정도로만 생각한다. 남편은 "아아! 답답해!" 하면서 집을 나서고 아내는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라고 하며 절망한다.
좋은 일을 해보려고 해도, 서로 서열과 권위주의 때문에 찢고 뜯고 하다가 망하는 꼴을 여러 차례 보면서 생긴 절망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것이다.여기 회를 하나 꾸민다 합시다. 거기 모이는 사람놈 치고 처음은 민족을 위하느니, 사회를 위하느니 그러는데, 제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느니 아니하는 놈이 하나도 없어. 하다가 단 이틀이 못되어, 단 이틀이 못되어… 되지 못한 명예 싸움, 쓸데없는 지위 다툼질,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 내 권리가 많으니 네 권리 적으니…밤낮으로 서로 찢고 뜯고 하지, 그러니 무슨 일이 되겠소. 회(會)뿐이 아니라, 회사이고 조합이고… 우리 조선놈들이 조직한 사회는 다 그 조각이지. 이런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이요. 하려는 놈이 어리석은 놈이야. 적이 정신이 바루 박힌 놈은 피를 토하고 죽을 수밖에 없지. 그렇지 않으면 술밖에 먹을 게 도무지 없지. 나도 전자에는 무엇을 좀 해보겠다고 애도 써보았어. 그것이 모다 수포야. 내가 어리석은 놈이었지.
- 작중 인용
작가 현진건의 다른 작품인 운수 좋은 날과 마찬가지로 언론에서 의외로 '~~ 권하는 사회' 형식으로 패러디가 자주 되어 등장하는 제목이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등장인물 신마적의 모티브로 작중 주인공의 남편의 속성을 따온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