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크 지울비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인간 남성.
유료도로당의 당주 게라임 지울비의 아들이자 유료도로당 감찰관, 비나간후 지키멜 퍼스의 연인으로, 하는 짓은 피마새의 이이타 & 소리 커플과 버금갈 정도로 닭살돋지만 조금 독특한 면도 있다.
유료도로당 당주의 아들이지만 꽤 진취적인 사상의 소유자이다. 전통적인 유료도로당의 원리를 부정하고, 특이하게도 길을 지나는 여행자의 목적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사람의 행위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쉽게 말하자면 "돈이 아니라 그 사람이 도덕적인가 아닌가"로 통과시킬지 말아야 할지 판단 해야한다는 것.
당 내 보수파인 마리번 도빈같은 이들은 그를 자유무역당같은 놈이라고 욕하면서, 애송이, 이단, [1] 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입장이 정반대인데도, 아버지인 게라임 지울비의 관계는 정말 좋다. 서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은 다음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2]
감찰관으로서 오랜 시간동안 유료도로당의 여러 징수소를 돌아다니며 상당히 많은 징수소장의 지지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하늘누리 붕괴 후, 징수소장들의 지지와 비나간후 지키멜 퍼스의 지원을 이용하여 게라임 지울비를 실각시키고 유료도로당주 자리에 오른다. 참고로 게라임은 유폐당하면서도 아들을 미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당의 도로를 봉쇄하여 시모그라쥬군이 비나간으로 진격하는것을 저지하려 한다. 시모그라쥬군의 베로시 토프탈은 엄청난 공격을 퍼부었고, 이 와중에 뇌물에 넘어간 배신자를 색출하여 통나무에 묶고 당원들 및 시모그라쥬군이 보는 앞에서 직접 톱으로 참수한다. 베로시는 그를 단순한 젊은이로 보고 있었지만, 이걸 보고 의외로 강단이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시모그라쥬군이 산양을 산 채로 투척하는 전술을 사용하게 되자, 동요하는 당원들에게 왜 유료도로당의 기본원리를 포기한 사람들이 산양을 신성화하냐며 미신을 버리라 윽박지른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큰 실수를 했음을 인식하고[3] 당원들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몸소[4] 적진으로 산양을 구출하러 간다는 무모한 작전을 세운다.[5] 여하튼 산양구출작전 자체는 거의 성공할 뻔 했지만.. 우연찮은 실수[6] 로 포로가 되고 만다.
10만 시모그라쥬군이 그을린발에게 학살당한 후 제국군에 의해 구출되었고 아버지와도 상봉한다. 하지만 사람 한명의 평가에 의해 참혹한 결과가 생긴 걸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구출된 다음에는 당주 자리에 오르지도 않고, 분열된 유료도로당의 역사를 수정하려 하지도 않고 그대로 보전하려고 하는 등 원래의 꿈과 신념을 잃어버린듯 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애초에 시오크 지울비가 말하는 "도덕률" 자체가 애매모호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제국법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모를까, 시오크는 제국이 멸망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지키멜 퍼스와 사귀면서 사상을 공유하다보니 제국법을 옹호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기준으로 서로를 평가하기 시작해야 발견할 수 있는 '도덕'을 기준으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 생각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원시제의 예측처럼 최대 597조명이 죽을 수 있고, 그렇게 멀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레콘이라는 존재 자체가 대량살상병기(...)인 종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이 개인의 기준으로 서로를 평가한 순간 지옥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7] 그리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제국이 필요했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이 시점에서 그는 두 가지 갈림길에 봉착하는 데, 그의 사상인 절대적 도덕률로 통행자를 판단하는 길을 만들려면 제국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의 연인 지키멜 퍼스는 제국을 부정한다. 즉, 사상가로서의 시오크와 연인으로서의 시오크가 모순된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 그래서 그는 지키멜에게 청혼하여 연인으로서의 자신을 확립시키려 한 듯하지만, 지키멜이 이를 거부하고 비나간으로 떠나자[8] 잔하일에서 방구석폐인 짓을 한다.[9]
그러던 중 치천제가 돌아오고 도로왕으로 책봉되나, 지키멜을 쫓아가고 유료도로당사로 향하는 아버지를 막지 않은 것을 보면 유료도로당주는 게라임 지울비가 되었을 확률이 높다.[10]
다만 이후 미래의 헨로가의 왕이 하늘치를 이용해 정벌하려는 세력이 유료도로를 이용해 헨로가의 왕을 막고 있었던 것을 보면 유료도로당의 변화는 멈추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애초에 "길 가는 자들의 목적까지 판단한다"라는 사상은 시오크 지울비만의 사상이 아니었으므로 그 세력인 개혁파가 게라임 지울비 이후 실권을 이어받았을 수도 있고, 헨로가의 왕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유료도로당이 정당한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이고 헨로가의 왕이 유료도로당을 폄하하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담이지만 작중 일어난 사건의 대부분을 획책한 게 치천제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물론 이 이야기를 서로 나누던게 파라말 아이솔이고 서로의 의견이 달랐지만...
[1] 이 욕을 아버지인 게라임 지울비 앞에서 함으로서 마리번은 자신이 존경하던 당주를 개로 만든다(...).[2] 작중에서 유료도로당 당주가 된 시점에서 회담을 마치고 떠나는 아버지에게 "몸조심 하세요!"라고 말하고, 어느 정도 멀어졌을때 하는 말이 "추적해라!". 서로 부자관계로서의 상대방과 당 내 정적으로서의 상대방을 분리해서 보는 듯하다.[3] 시오크가 취했어야 할 옳은 방식은 유료도로당의 관습을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동조하여 '산양을 투척하는 사악한 시모그라쥬 군'을 물리쳐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이었다.[4] 시오크 스스로도 인정한 부분인데, 만약 처음부터 산양에 대한 관습이 아닌 시모그라쥬군을 비난했다면 아무 당원이고 자원을 받아 작전을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중간에 태도를 바꿨기 때문에 몸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5] 시오크가 직접 나선데는 앞의 이유도 있지만 누가 봐도 무모한 작전이어서 성공할 수도 있을거란 이유도 있었다.[6] 외로움을 주체못하던 병사가 작전지역인 축사에 다섯명의 애인과 밀회를 즐기러 왔는데 시오크일행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보고를 듣던 수교위에게 이 사실을 말해줬고 병사가 황급히 나가려고 하는데 바로 앞에서 이걸 들은 군단 최고 지휘관과 딱 마주쳤다. 베로시가 아래를 슥 흝어보자 거의 울뻔하다가 가보라고 하니까 비구름 만난 레콘급 속도로 도망갔다고(...)[7] 이 때 그는 다리를 다쳐 아버지 게라임의 부축을 받고 있었는데, 학살당한 시모그라쥬군의 시체가 널린 벌판이 보이는 언덕에 도달한 부자는 서로 상대방의 생각을 훤히 알고 있었기에 상대방의 말을 대신 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다 시오크가 상기된 깨달음을 얻고는 다리가 풀려 쓰러질 뻔한다.[8] 동시기에 지키멜 퍼스는 세 가지 목표를 "비나간", "분노(=사상)", "시오크"라는 세가지 왕국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여기서 지키멜은 시오크의 청혼을 받아들이면 비나간과 분노의 왕국이 사라진다고 여겼다. 그리고 여기서 시오크의 청혼을 거부한 것은 사상가로서 남겠다는 의미이다.[9] 게라임 지울비의 표현에 따르면 머리에 구멍이 나서 골 흘리고 다니는 상태가 된다.[10] 즉 시오크는 사상가로서의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고 연인으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였다 볼 수 있다.